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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13코스 - 양포항에서 대진해변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13코스 - 양포항에서 대진해변

경기병 2016. 9. 28. 16:14

일요일 아침이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필요도 없이 그냥 일어난 다음,

7일에 한번 먹는 아침상을 농촌드라마가 나오는 티비앞에 놓고서 아주 여유스런 숟가락질을 하는데...,

 

지금 뭐하냐?

 

 

 

 해파랑길 13코스 - 양포항에서 대진해변 (2016.09.25) 

 

 

 

뭔 출항에 인터발이 그렇게 긴지?

정박한 선박들이 내는 엔진음에 잔 것 같지도 않은 밤이었다.

 

일어난 아침 날씨가 너무 좋다.

항은, 캠핑온 사람들과 낚시 온 사람들로 아침부터 북새통이다.

 

아침끼니를 먹는 것도, 그럴듯하게 커피를 마시는 것도, 행하기 싫다.

빨리 철수의 배낭을 꾸려서 북새통의 항을 빠져나가는 것만이 능사였다.

 

 

 

[해파랑길 13코스 시점 - 경북 포항시 장기면 양포리]

 

 

[트레일 캠프]

 

[양포항 북쪽 야영구역]

 

 

 

 

어제 저녁 어둠이 짙어진 뒤에야 도착을 해,

코스의 분기점마다 설치된 종합안내판을 찾지 못했다.

 

나중에 여럿 후기들을 보니 12코스와 13코스가 나뉘는 양포항에는 종합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양포항을 빠져나오니 바다의 풍경 참 좋다]

 

 

어제의 26Km 피로를 바다가 보상을 해 줘 마음만은 가볍다.

 

 

 

[동해안 축양시설 / 먹이를 던져주니 팔뚝만큼 자란 방어떼가 치쏟아 오른다]

 

 

허구한날 남해만을 돌아다니다가 동해를 접해보니 바다와 연관된 많은 환경들이 달랐다.

 

우선은 촌락의 분포가 독특했다.

거미줄 같은 골목들 사이로 옹기종기 붙어있는 남해의 마을들과는 달리,

동해안 마을들은 해안을 따라 일렬로 바닷가에 들어서 있었다.

 

두번째 폐허가 된 상업시설들이 즐비하다.

거주하는 사람들과 유동인구가 확보되는 곳에 한하여 들어 선 남해안 상업시설들과는 달리,

동해안은 대로변에서 바다만 보이면 어김없이 횟집, 모텔 등이 들어서 있다.

허나 열에 아홉은 폐점휴업인 채 바다의 조망만을 망치고 있었다.

 

세번째는 웅장한 파고시설들이었다.

 

 

 

[가야할 풍경] 

 

[신창마을에서 뒤를 보니, 앞 보다 났다]

 

 

 

 

 

[산등성이 하나를 넘으니 구룡포항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근처에 문을 연 식당도 없고, 있다 해도 혼자 들어설 마음도 없고, 마지막 남은 주전부리들로 아침을 대신한다]

 

[영암1리, 2리, 3리 계속 해안지선을 따라 난 길을 걷는다]

 

 

 

 

영암리 해안길을 조금은 지루하게 걸어 나오니,

어제 저녁부터 잡히기 시작한 발바닥 물집들로 인해 걸음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다.

 

 

 

 

 

이정표를 보니 13코스 종점인 구룡포항까지는 아직 10Km나 남았다.

 

지금의 발바닥으로 2시간 이상 걷기에는 무리일 것 같고,

걷기 싫어지면 걷지 않는다는 나와의 약정에 따라 아쉽지만 이번 해파랑길은 여기까지로 했다.

 

 

 

 

 

2016년9월25일 10시40분, 6.7Km 1시간46분을 걸어,

13코스의 종점인 구룡포항을 10Km 남겨둔 대진마을에서 이번 해파랑트레일을 끝냈다.

 

 

 

[양포삼거리]

 

 

집으로 오는 길.

 

대진마을에서 10분여를 기다려 감포로 가냐고 물으니 간다고 해 탄 구룡포지선은 양포가 종점이었고,

정류장도 없는 양포삼거리에서 30여분을 기다려 감포행 포항시내버스800번을 탔고,

다시 감포에서 1시간5분을 기다려 울산으로 가는 해운대고속을 탈 수 있었다.

 

울산터미널에서 정류장이 어딘지 헷갈려 생쇼를 한 다음에야 2100번을 탔고,

목적지를 말하지 않아 종점까지의 요금을 내고서야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남겨둔 13코스는 경주구간 10코스와 연계하여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