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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4코스 - 임랑해변에서 진하해변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4코스 - 임랑해변에서 진하해변

경기병 2016. 10. 2. 16:56

2일 고흥의 팔영산을 가기로 약속을 해 놓았지만,

혼자 걷는 해파랑길의 설레임을 떨칠 수 없어 못 간다고 통보를 했다.

 

다음에 꼭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아마 다음에도 힘들것 같다.

난 해파랑길에 미쳐가고 있거든...,

 

당장이라도 비를 내릴것 같은 하늘, 하늘이 잿빛이면 바다도 잿빛이겠지!

잿빛뿐인 길로 나섰다.

 

 

 

 해파랑길 4코스 - 임랑해변에서 진하해변 (2016년 10월 1일) 

 

 

지난주,

경주구간 11코스(봉길해변~감포항)와 12코스, 그리고 포항구간 13코스(양포항~대진리) 일부를 걸었다.

힘은 들었지만, 가을날 펼쳐진 동해의 하늘과 바다의 색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실감을 한 길이었다.

 

이번주,

끝내지 못 한 부산구간의 마지막 코스인 임랑해변~진하해변간 4코스를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해파랑길 4코스 시점 -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

 

 

 

 

 

남해권역인 낙동강 하구 다대포에서 시작되는 부산의 해수욕장은,

송도를 지나 동해의 광안리, 해운대, 송정, 일광 거쳐 임랑에서 끝이 난다.

 

메이저급 해운대, 광안리의 아성에 닥호스 송도와 다대포가 맹추격을 하고 있다.

고정팬이 많은 송정은 아직 느슨한 상태로 저력을 감춘 상태이고, 일광이 약진을 노리고 있는 추세다.

 

이 추세에 임랑만이 그대로이다.

 

해변에 들어 선 편의시설이라고는 한 곳뿐인 공중화장실과 편의점 하나가 유일하다.

정훈이카페도 있지만 그녀가 늘 있는 것도 아니고...,

 

여하튼 임랑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치 되기를 바란다.

밀려오는 파도를 받아 줄 해안을 도로가 막아 버리니, 어쩌면 곧 백사장이 소멸될 것 같다.

 

 

 

 

[월내항]

 

 

원래 그게 아니다. 이런식의 말을 하면,

꼭 "월래는 기장위에다"라고 말하는 놈들이 있다.

 

제발, 시대적 흐름에 사고가 못미치는 그런 덜떨어진 말을 이제는 그만 듣고 싶다고~

 

 

 

 

 

 

 

고리원전이 봉쇄한 해안지선은 구경도 못한 채,

31번국도의 가장자리로 달리는 차들을 피해 걷다보니,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에서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뀌었다.

 

해파랑길에서 처음으로 함께 한 길동무가 잠시 생겼다.

여성분임에도 어찌나 걸음이 빠른지..., 같이 걷다가는 페이스메이커가 될 지경이었다.

촬영을 핑계로 앞서 보내 드렸다.

 

 

 

 

[신리항]

 

 

 

 

 

 

 

 

 

[신암항]

 

 

 

[서생면소재지]

 

[나사리해변]

 

 

 

[석양일때가 아름다운 바다]

 

[평동항]

 

 

부산과 울산으로 나눠지는 해안지선을 통과하며 곧 간절곶 가는 길이 시작될 평동항까지 왔다.

습기 찬 날씨라 그런지 비릿한 갯내음이 물씬하다.

 

 

 

[간절곶 초입]

 

 

 

 

 

 

 

 

 

 

 

 

간절곶에서 진하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은 절경이었다.

더하여 맵씨있게 조성된 탐방로와, 가끔 스치는 소공원들에 걷는 마음은 편안하기 그지 없었다.

 

코스의 3분의2 이상이 행정구역상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이고,

무심한 부산길에 반해 걷는이의 만족도가 대단한 울산이 만든 길인데, 부산구간이란다.

 

온당치가 않았으나, 나로서는 그 부당함을 바로 잡을 능력이 없다.

 

 

 

[간절곶에서 송정으로 가는 길]

 

[송정포구]

 

 

 

 

 

 

 

[송정소공원]

 

 

 

 

굴곡완화공사를 하고 남은 자투리 땅에 소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더하여 공원내 화장실 등의 각종 편의시설까지 완벽하다.

 

몇달뒤, 틀림없이 내가 배낭을 매어둔 난간에 현수막이 걸려 있을 것 같다.

"야영금지 및 취사금지"

 

공공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시설에서의 무분별한 야영과 취사행위는 더불어 사는 사회의 룰 위반이다.

지금 이 곳에 누군가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면, 조금은 짜증이 났을 것 같다.

 

 

 

 

 

 

[바다가 보이는 공중화장실]

 

[진하해변 가는 길]

 

 

 

 

 

 

 

 

 

 

 

 

 

 

[해파랑길 4코스 종점 -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뜸하게 성가시지 않은 보슬비가 내렸다.

 

판쵸우의를 머리까지 디집어 쓴 채, 평탄한 길에서 스틱질을 하며 오는 남자와 스쳤다.

이 것도 비라고..., 까지는 억지로 이해를 했지만, 포장된 평지길에서의 스틱질은 도무지 이해불가였다.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을 오르는 데크계단이 천하의 곰보가 되어 있다.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스틱질을 했기에...,

 

장비를 위한 아웃라이프!

 

 

 

[회야강 하류에 설치된 명선교]

 

 

7할 이상이 행정구역상 울산임에도 부산구간으로 분류된 4코스!

그러고도 다섯코스를 가진 울산!

 

하지만, 그 다섯코스의 80%가 해안과는 상관이 없는 길이다.

진하해변에서 일산해변까지는 두 곳의 국가산단이 해안을 봉쇄중에 있다.

 

해안에서 충분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 울산이,

해파랑에 내 놓은 길은 돈으로 살린 태화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내려오는 강변길이다.

 

내가 연어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 울산구간의 길은 걷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