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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일어난 토요일 아침, 봄비는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었다. 엄마가 말했다. 영동할매가 며느리를 데리고 왔는데, 나가겠나..., 뭔 말인가 싶어 급검색을 했다. 음력 2월은 영동달이고, 무서운 달이다. 음력 2월에 내리는 비는 하늘에 사는 영동할매가 며느리를 데리고 땅으로 내려와, 며느리가 곱게 차려입은 명주치마를 얼룩지게 하기 위해 내리는 비란다. 뭔 말 같잖은 소리를..., 엄마는 일전에 다시멸치가 떨어졌다고 했고, 다음번 바닷길에서는 멸치를 사야겠다고도 했다. 그 말을 이유로 비 내리는 바다로 갔다.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지족해협 (2021.03.20) 포항에서도, 여수에서도, 다시멸치를 사봤지만 남해멸치만 못하다고 했다. 멸치하면 지족해협이다. 비도 오고..., 맑은 날의 바다도 좋지만, 비 내리..
35˚를 가뿐히 넘어서는 기온속에서 장장 57km를 걸어 간 16회차는, 걷는 사람들의 길이었다. 35˚를 가뿐히 넘어서는 기온속에서 고작 40km를 걸어 간 이번회차는, 놀러 온 사람들의 길이 되어버렸다. 해미누나의 공지가 산악회에 여름 이벤트성 회차임을 알리자, 길 보다는 회식의 분위기에 목마른 이들이 한 것 붙었고, 나는 또 그들을 서퍼트한답시고 미쳐 널뛰었다. 회식을 위한 트레킹인지? 길에 사뭇 미안해졌다. 아리랑길 011 - 남해도1 (2018.08.04) 아리랑길 011의 섬 남해도 세 번째 트랙이다. 지족해협에 놓인 창선교(삼동면측) 하부를 시점으로, 3번국도와 병행하여 남해섬 동부 해안지선을 따라 걷다가, 1일차 기착지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 초전방풍림에서 바닷가 잠을 한판 자고, 다음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