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베이스캠프 - 산청한방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왕산 본문
요즘 살아가는 재미는,
주말에 엄마를 데리고 전국의 국,공립자연휴양림들을 전전하는 꼴이다.
그 꼴에 될려면,
치열한 주말 예약전에서 어디라도 한 곳은 잡아야 된다.
7주 연속이 된 이번 주 베이스캠프는,
남원시 소재 '국립민속국악원'의 '2024 송년공연'의 배후지였기에,
전북의 무진장과 경남의 거함산에 위치한 자연휴양림들이 포착의 대상이 됐고,
운이 있었는지,
산청에서 빈 방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베이스캠프 - 산청한방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왕산 (2024.12.21~22)
16시40분 남원을 출발,
어둠과 눈이 동시에 내리는 광주대구, 통영대전고속도로 60여 km를 달려,
17시50분쯤 경남 산청군 금서면 특리,
왕산(923m)과 필봉산(858m)이 갈라지는 골,
그 중턱에 자리한 산청군 공립 '산청한방자연휴양림'에 도착이 됐다.
이미 엄마와 세 번을 온 동의보감촌 내에 위치한 휴양림이기에,
객의 기분은 전혀 들지가 않았다.
그리고 수 틀리면 당장이라도 돌아갈 집은,
불과 1시간30분 내외의 거리에 있어 아무런 걱정 또한 없었다.
체크인을 위해 차문을 여니,
해발 500m에서 맞는 올 겨울 최강 한파의 위력은 대단했다.
다행히 현관 옆에 바로 차를 댈 수가 있어,
차에서 내린 엄마는 열두 걸음만에 입실을 할 수 있었다.
보일러를 이빠이 올리고,
테레비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대며,
쿨러에 담아 온 먹거리들을 냉장고로 옮긴 다음,
된장을 찌질라는 데...,
아, 이런 시발!
된장찌개양념이 없다 앤드 아침에 먹을 밀키트 국들도!!
아침에 집에서 쿨러를 채울 때,
평소보다 넉넉한 공간 발생에 따른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엄마는 없으면 없는대로 먹자고 했지만 그럴순 없었다.
카카오맵에 가장 가까운 하나로마트를 검색하니,
같은 7km 거리 남북 양방향으로 각각의 마트들이 표출됐다.
아무리 소멸중인 시골이라지만,
아직 일곱시도 안된 시각이어서 북쪽의 화계를 택하고 곧장 휴양림을 나섰다.
어둠 속 심한 굴곡의 60번 국지를 타고 금서면 소재지 화계로 갔지만,
하나로마트는 문을 처닫은 상태였고, 문을 안닫은 마트는 액상 된장 따위 취급을 않았다.
할 수 없이 수동면 소재지로 향하다가 마음이 바껴 생초면 소재지로 갔지만,
또 하나로마트는 문을 처닫은 상태였고, 또 문을 안닫은 마트는 액상 된장 따위 취급을 않았다.
남쪽의 산청읍을 왜 택하지 않았는지..., 그런 뼈저린 후회를 하며,
산청군농협하나로마트본점에서 더런 된장 한 봉지 사 휴양림으로 돌아오니 19시40분이었다.
아- 시발 된장~
아- 시발 촌구석~
추워서 밤마실은 고사하고 현관문도 열지 못하는 밤이었고,
밖이 추울수록 안은 더 따뜻해지는 그런 겨울밤이었다.
주말마다 바뀌는 잠자리에 엄마도 나도 깊은 잠은 들 수가 없었지만,
숲에서 맞는 아침은 너무도 기분이 좋다.
그리고,
휴양림에서 아침을 먹는다.
이러함이,
엄마와 휴양림에서 주말살이를 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겨울 하늘이 너무도 청아한 아침,
엄마는 가을무보다 더 좋은 겨울볕이 뿜뿜대는 창가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나는 여름바람보다 더 시원한 겨울바람 속을 서성이고자 왕산을 잠시 탈출했다.
일단은 동의전 기천문까지 닥치고 쭉 내려갔다가,
그 길을 거슬러 오르며 '산청한방자연휴양림'을 둘러보기로 했다.
하늘색이 너무도 좋은 날이다.
오늘 하늘색과 산청은 너무도 잘 어울린다.
지리산 동부권역에 자리한 산청은,
푸른 산 맑은 물에 이제 청아한 하늘까지 가진 고장이 됐다.
대한민국 지자체들의 출렁다리 걸치기 경쟁은,
아직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치열한 현재진행형에 있고,
산청군 역시도 일전에 동의보감촌 동남부 산기슭에,
출렁다리를 위한 산책로를 조성해 출렁다리 하나를 걸쳐놓았다.
의식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제 출렁다리 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말아여 한다.
그래야만이 지금도 차고 넘치는 출렁다리들이 더는 안생겨난다.
하늘이 이리도 좋은날,
한무리의 중년남녀들이 필봉산인지 왕산인지를 오르고자 휴양림에 나타났다.
이래 추운데...,
아직도 산이가...,
그런 그들이 부러워서 아마도 그런 혼잣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산에 가면 엄마는 혼자 집에 있어야 돼서,
나는 산에 안간다.
풍경은 겨울이 진수다.
산도 겨울이다.
칼바람이 이렇게 상쾌한 바람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 상쾌함을 오롯이 누린 1시간여 '산청한방자연휴양림' 아침산책이었다.
동창은 한참 전에 밝았고,
노고지리도 울다 지쳐 떠났는데,
휴양림으로 온 사람들은 떠나야 할 시간임에도 꿈쩍을 않는다.
그런 그들을 남겨두고,
10시30분 엄마의 일곱 번째 숲속 잠자리가 되어준 '산청한방자연휴양림'을 떠났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동지다.
팥죽은 저녁에 집에 가서 끓여먹기로 하고,
우선은 급한대로 진주중앙시장 찐빵집으로 갔지만 12시부터 장사를 한다고 처붙혀 놨더라~
근데 언제부터 동지가 21일이 됐노,
한 번 22일로 하기로 했음 마 그냥 처하지,
뭔 대다않는 태양 황경 같은 몰라도 될 과학에 휘둘려가지고...,
나 드니 오만기다 헷갈리는 판국에 동지까지 헷갈리게 하니 사람이 살 수가 없다.
하늘이 너무도 맑았기에 곧장 집으로 갈 수는 없었다.
문산에서 2번 국도를 타고 통영으로 가다가,
일반성 경상남도수목원에 들러 하늘, 나무, 바람, 겨울을 잠시 서성였다.
고성에서 점심을 먹고,
통영이고 한산도 거제고 다 땔챠뿌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 일가족 아주 오랫만에 낮잠을 퍼질러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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