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전라좌수영을 서성이다 그리워진 - 삼도수군통제영 본문
대한민국 도처에 산재한 자연휴양림들을,
토요일 엄마의 숲 속 한뎃잠을 도모하는 베이스캠프로 취하고자,
8주 연속으로 강행한 출정에 모두들 몸도 마음도 지쳐 한 주를 쉬었다.
그러니 길에서의 날들은 금새 그리워졌고,
그래서 을사년 첫 한뎃잠터를 남해안의 설레이는 도시 여수로 정하고,
1월11일11시11분11초에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전라좌수영을 서성이다 그리워진 - 삼도수군통제영 (2025.1.11)
해는 바뀌었지만 대한민국은 여진히 악흑이다.
정쟁뿐인 정치에 모두가 함몰이 돼 내일도 미래도 보이지가 않는다.
더불어와 국힘이 없는 나라로 이민이라도 갔음 좋으련만,
엄마도 나도 늙어 이민은 못가고 뉴스라도 안나오는 곳을 찾아 떠나는 심정이었다.
14시가 가까워진 시각,
여기서는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지키고 선 전라좌수영 '이순신광장'에 닿았다.
곧장 점심을 먹기로 한 식당으로 갔지만,
부러 그 도착을 지연시킨 보람도 없이 식당은 14시가 지났음에도 문전성시였다.
대기표를 뽑아 주머니에 넣고,
인근의 빵집으로 가 또 다른 줄을 서 남들이 사니 나도 샀다.
아무리 맛집이어도,
그 한 끼 먹겠다고 줄까지는 서지 않았는데, 늙으니 기다려지더라~
그리 오랫만에 온 여수도 아니었지만,
그리 오고도 오늘에서야 처음 서성인 '이순신광장'을 15시쯤 떠났다.
엄마는 시장을 가자고 했지만,
날이 추우니 엄마 때문에 자꾸만 하나로마트를 찾게 된다.
그러다보니 이제,
자연휴양림과 하나로마트는 패키지가 됐다.
16시가 다된 시각,
대한민국령 10번째 크기의 면적을 가진 섬,
돌산도 두 번째 지협부 무슬목에 자리한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관'에 도착을 했다.
여를 들려야 거가 베이스캠프 되기에...,
왠만한 아쿠아리움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삼만 원을 웃돈다.
그리고 경로고 나발이고는 없다.
아쿠아리룸이라 우길 수도 있는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관'의 입장료는 삼천 원이다.
그리고 경로는 받지도 않는다.
시마다이, 아까다이, 구로다이...,
광복동 일식집 싯가 기준 근 천만 원에 달하는 돔들이...,
비록 수족관이지만,
그 속을 유형하는 각종 어류들의 자태에 아도 어른도 모두가 즐겁다.
그냥 보도록 가만히 놔두면 될텐데,
물으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면 될텐데,
묻지도 않은 아를 상대로 지 잘난체 한껏 처하는 년,놈들 꼭 있다.
바다를 가진 도시들은,
으레 해양과 수산을 주제로 한 전시시설들을 운용한다.
그간 엄마와 제법 많은 전시관들을 방문했고,
지금까지에서는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관'이 정점이 됐다.
자연휴양림들의 베이스캠프화를 위해,
충분한 독보성을 가진 시설들을 부록으로 취급하는 형태는 모순이다.
허나 우짜겠노,
아직은 자연휴양림을 여행의 정처로 내세우기 싫으니..., 말이다.
최근 여수시가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진남관 재개관을 앞두고,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영은 통영이 아니라 여수라는 황망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며,
부산포해전지 초량에서 벽파진해전지 울돌목까지의,
2,100여 km 남해안을 '이순신트레일'로 이어 걸은 내가 아는 통제영은,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 주둔할 때,
선조의 교지를 받아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이 됐고,
그 후 한산도 제승당을 통제영으로 삼아 숱한 해전들을 지휘했다.
단지 전라좌수사를 겸직했다는 이유만으로,
단 한 번의 해전도 지휘한적 없는 전라좌수영(여수)이,
최초의 통제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 않은 괴변이다.
통제사가 되기 전부터 전라좌수사의 신분으로 한산도에 머물렀다는 이유를 들어,
한산도를 전라좌수영의 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은,
한양에서 하삼도를 내려다 볼 때의 위치로 정한,
조선 수군의 편제마저 부정하는 짓이다.
목포에 사령부가 있는 3함대 사령관이 그 직을 유지한 채,
여타의 작전지에서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이 되면 목포가 해군본부가 된다는 논리다.
멍청한 선조는 교지에서 통제영 위치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상위직 삼도수군통제사가 해전을 지휘한 곳은 분명 한산도 제승당이었고,
그 하위직 전라좌수사 시절의 근무지가 여수 진남관이었음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 시대 아직도 버리지 못한 지역 패권주의적 발상의 어불성설로,
전라좌수영을 삼도수군통제영으로 둔갑시키고자 함은,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에 대한 격하이자,
남의 화장품을 지 얼굴에 처바르는 추태다.
난 통영시민도 여수시민도 아니고,
더하여 경상도고 전라고도 나발이고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욕심은 화를 자처한다.
여수는 대한민국 모든 도시들이 부러워하는,
그 도시들이 갖지 못한 많은 것들을 가진 남해안을 빛내는 아름다운 도시다.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데,
뭐가 부족해 남의 화장품을 빼앗아 지 얼굴에 바르려 하는지...,
그런 안타까움으로 무슬목 앞바다를 바라보다가,
삼천 원 행복의 산실 여수시 소재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관'을 나왔다.
문득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영 한산도에 가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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