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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24코스 - 후포항에서 기성버스터미널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24코스 - 후포항에서 기성버스터미널

경기병 2017. 5. 29. 19:35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스치듯 걸은 영덕구간의 4개 코스를 끝내고,

지난주 장장 80여Km에 달하는 울진구간에 들어섰다.

 

이번주,

후포항입구에서 후포항까지의 23코스 잔여구간2.3Km에 이어 울진구간의 두번째코스인 24코스를 걷는다.

 

다음주,

해파랑길의 가장 긴 코스인 25코스와 26,27코스를 1박2일 일정으로 걸어 울진구간을 끝 낼 것이다.

 

그리고,

걷고 싶어지는 그런날이 오면 고포마을의 한 가운데에서 강원도 삼척·동해구간으로 들어 설 것이다.

 

 

 

 해파랑길 24코스 - 후포항에서 기성버스터미널 (2017.05.27) 

 

 

 

지역의 간선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 코스여서 11:00 정각 후포터미널에 도착했다.

 

영덕에 강구항이 있다면,

울진에는 후포항이 있고 항의 규모나 시가지 형성에서 강구는 후포에 비할바가 못 된다.

 

 

 

 

 

 

 

 

[해파랑길 24코스 시점 -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등가산공원]

 

 

 

등기산공원으로 올라 가는 정코스를 외면하고, 해안지선을 따라 24코스의 처음 길을 시작했다.

 

득분에 등기산에서 보는 후포항을 한눈에 못 본 것이 걷는 내내 아쉬웠고,

해파랑게시판을 지나쳐 200여미터를 되돌아 갔다와야 하는 번거로움에 약간의 짜증도 났다.


슈퍼문에 의한 해수면의 상승으로 높은 너울의 포말이 파제벽 넘어 길까지 분사되니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형용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길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있는 길이지만, 오늘 내가 걷는 지금의 길이 늘 최상인 같다.

 

 

 

 

 

 

 

[울진대게유래비]

 

 

 

고교시설 수학여행때 7번국도를 달리는 버스안에서 차창밖 풍경 하나를 보았다.

 

학교는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해변과 접해 있었다.

바람에 태극기는 펄럭이고, 옅어진 오후 햇살에 모든 풍경의 색은 선명했다.

운동장에선 마지막 수업인듯한 교련수업이 한창이었다.


오늘 내가 만나는 바다색이 그 날 본 바다색이다.

 

 

 

 

 

 

 

 

테트라폿 제작이 한창이다.
그리기는 쉽지 않은 구조물이지만, 만든 틀에 콘크리트를 채워 굳히면 그만인듯 보였다.

 

 

 

 

 

 


[저 모퉁이 해안초소를 지나면 어떤 바닷길이 나타날지 사뭇 궁금해진다]

 

 

 

걷기 시작한지 2시간30분, 채 10Km 채우지 못 하고 철책옆 솔밭에 퍼질러 앉았다.

 

딸기우유 한팩과 소보로가 토핑된 단팥빵으로 점심을 떼우고(근데 앗! 맛있다),

담배 한대 직살나게 피우고,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출발을 한다.

 

 

 

 

 

 

 

 

 

 

[월송정]

 

 

 

바닷가 나들이에 업된 여인들이 스치는 내가 있음에도 노래를 부른다.

월송정이라 불리는 큰 누각이 해송림 한 가운데 자리해 있었다.

 

 

 

 

 

 

 

 

[대풍헌]

 

 

 

 

 

 

 

차를 타고가다 풍광이 좋은 곳에 쉼터가 있어도 대부분은 그냥 지나쳐 버린다.

왜? 힘들지 않거던!

 

걸어가다가 풍광이 좋은 곳에 쉼터가 있어면 무조건 쉰다.

왜? 디지겠거던!

 

 

 

 

 

 

 

 

 

 

사진에 보이는 이 곳쯤 오니 바다길은 끝이 나고 긴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지치기도 하고 덥기도 해 길가 그늘에 앉아 쉬고 있으니, 마을 터줏대감 같은 역활을 하는 어른이 다가 온다.

'이 더운데... 하며 측은하게 나를 보며 뭐라 말을 한다.

 

얼마전 동해안자전거길 울진구간이 완성이 되어 그런지, 라이더들이 숱하게 많다.

경사가 없는 길에서는 부럽게 보였고, 내리막에선 더 부러웠다.

하지만 오르막에선?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울진비행장 북측의 고갯마루를 넘어 국도로 내려왔다.

그대로 국도를 따라가면 종점인데, 해파랑은 들판으로 난 길로 안내를 한다.


어차피 해변으로 가지도 못한 채,
영농이 한창인 번잡한 농삿길을 돌아 종점으로 가는 선형이었다.

그대로 국도를 따라 갔다.

 

 

 

 

 


시장내 공중화장실에서 말끔히 씻엇다.

얼마나 시원하게 씻었는지 상의 앞부분이 흠뻑 젖어 버렸다.


종합안내판과 터미널을 찾으니 보이지가 않는다.

뒤돌아 서니 종합안내판이 보였고 고개를 돌리니 바로 옆이 터미널이었다.


표를 끊고 십여분을 한적한 시골 터미널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있으니 포항 가는 버스가 왔다.

 

 

 

[해파랑길 24코스 종점 - 경북 울진군 기성면 기성리]

 

 

 

 

 

 

 

 

 

이 길의 절반쯤에 해당하는 곳,

이 길이 아니었음 내 생에 오지 않았을 곳,

 

그 곳에서 집으로 가는 첫 번째 버스를 기다리며, 먼 발치에서 일렁이는 바다를 하염없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