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이순신길 03 - 진해만 본문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
불멸의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장군께서 살다가신 그 바닷길을 잇는다.
안골포해전(1592.08.16)
한산도대첩에서 크게 승리한 이틀후, 일본군의 지원을 위함 함선이 안골포에 왔다는 첩보가 있었다.
장군의 함대가 학익진 진형으로 진격하고, 원균의 함대도 뒤를 따라 안골포를 향했다.
포구에는 일본 함선 42척이 있었고,
대선 3척만이 포구에서 밖을 향하여 떠 있고 나머지 함선들은 정박을 하고 있었다.
포구의 지세에 전함의 출입이 어려워, 적을 유인하여 포구 밖으로 나오게 하려 했으나,
한산도에서 유인작전에 당했던 적은 좀처럼 포구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조선수군은 번갈아 포구에 출입하면서 총포를 쏘고 장편전 등으로 적의 함선을 불태우려 했다.
그와 동시에 이억기의 함대도 복병선을 배치해 놓고 공격에 합세하였다.
조선수군의 연합공세로, 일본함선은 거의 다 격파를 당했고 일본군 250여명도 사살되었다.
이순신길 03-1 눌차만에서 속천항 (2017.12.02) 「안골포해전길」
북위 38도 넘어 남겨 놓은 해파랑이 안스럽고 보고 싶다.
내게 길을 일러 주었고, 나를 위로해 주었고, 내가 된 나를 확인시켜 준 길이었다.
눈이 퍼붓는 날, 진하게 해후하자
그 해파랑이 맺어 준 인연들과 세번째 이순신길에 나선다.
나도 서울에서 내려 온 사람들처럼 부산역 아웃게이트로 나오고 싶었는데...,
잠시 눈을 붙인다는게 그만 일어나야 할 시간을 놓쳐 버렸다.
곧장 차를 몰아 3회차의 시점인 신항입구 견마교로 가니, 수출전선 이상무의 야경이 한창이다.
[이순신트레일 3회차-시점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이순신트레일 제3회차는,
비록 출발을 한 지점은 부산시 강서구 성북동이었지만,
이순신트레일의 두번째 도시 마창진의 진해 해안을 따라 1일차 속천항까지 간 다음,
다음날 장복산을 넘어 마산항 초입에서 그 트랙을 끝낸다.
신항에서 용원항으로 들어가는 물길을 따라 난 해안산책로가 초반 루트로 설정이 되었다.
치밀한 사전 조사와, 현명한 판단에 잠시 놀랐다.
새벽이라하기에도 미안한 시간이건만, 용원시장은 벌써 다 일어나 장사 준비가 한창이다.
부지런하게 사는건지? 왜 이따구로 사는건지? 한번 짚어 봐주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용원에서도 다이렉트로 서울 가는 버스노선이 생겼네~ 하면서...,
바닷물이 들어오는 냇가로 난 길을 걸어 웅천안골왜성은 쳐다도 안본 채, 안골포로 향했다.
부영이 사랑으로란 이름으로 마구잡이식 짓고 있는 아파트들이 우뚝 선 밤하늘은 언제 밝아올지...,
국군은 당연 숙면중일 것이고, 괴뢰군도 안 일어난 시간에 이 무슨 행군의 꼭두새벽인지...,
소시적 이래 열심히 학업을 했다면, 나도 오늘 서울역을 출발하는 토마스에 몸을 실었겠지...,
[남양동 해안쯤 오니 기나오더라~]
안골포구를 지나는데, 몇몇 포장마차가 영업중이다.
지난 2회차에, 돌아나온 가덕도 바다가 키워 낸 굴을, 그대로 가져와 석화구이로 팔고 있었다.
이 새벽에도 술을 마시러 오는 상남자, 상여자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이후 아래 사진이 나오는 곳까지 사진을 찍지 않았다.
손도 시럽고, 비다 그렇고...,
그래서 황포돛대노래비도, 흰돌매공원도 걷는 사람들만 보는걸로 할란다.
혹시 안가고 간것처럼 쓰는거 아니냐고?
물어봐라! 갔다.
[제덕만 가는 길]
[제덕만 매립지]
[삼포 가는 길]
[삼포가는길 노래비]
조금은 추웠지만...,
하늘색 좋고, 바다색 더 좋고, 같이 걷는 이들 좀 더 좋다.
열시쯤 3회차 1일째 길의 절정 삼포가는길 노래비에 도착이 되었다.
가져오지마라, 무겁다, 안 해주셔도 될 걱정은 해싸도..., 꺼내 놓으면 순식간에 다 먹어 치우신다.
푸른 하늘밑 한 때가 있었던 그 노래를 들어며,
지척에 바다를 두고 먹는 과메기 한점에 소주 한잔, 그 맛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
[삼포마을]
10시20분, 명동포구에 닿았다.
[명동항과, 진해해양공원이었다가 창원해양공원이 된 음지도]
도선을 타고 소쿠리섬을 들어갔다 나오자는 제안은 처절하게 묵살 되었다.
괜찮다. 나는 네번이나 들어 갔다왔다. 안 간 지들이 아쉽지...,
단지, 미안한 것은
나로 인해 번외 운행의 짭짤한 수입을 기대하며 딜에 참여했다 일순간 낭패를 보신 선사의 사모님이다.
아리랑길 004 - 음지도 (2017.12.02)
음지도 해양공원이 확 바뀌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도선을 타고 아무것도 없는 소쿠리섬에 입도를 해 숨어 있는 꽃사슴을 찾아 헤메이느니,
음지도의 가장자리로 조성된 데크산책로를 한바퀴 돌며 진해만에 박혀 있는 작은 섬들을 보는 것이 더 나았다.
3회차가 끝나고,
몇몇분들의 프샤에 음지도 데크길에 설치된 빨간색 알파벳조형물이 올라 와 있다.
아직도 그 단어에 목이 마른가?
30여분 음지도를 돌고 나왔다.
[명동방파제를 돌아 나와 이제 오늘 길의 최고 giral 조선소길로 접어든다]
아무도 말 하지 않았다.
모두들 해파랑을 걸었기에 알고 있다.
이런 길은 그냥 닥치고 걸어야만이 끝이 난다는 것을...,
[조선소길을 끝내고 수치해안으로 내려 간다]
가다가 쉴 곳이 나오면 쉬고,
가다가 배가 고프면 적당한 장소를 찾아 낸 다음 살이 달아난 우산피를 깔고 상을 차리면 된다.
수치해안, 볕 따신 곳에 둘러 앉아 오떡라면에 막걸리 몇사발을 하고 나니 바다가 참 좋더라~
주5일제가 시행되기전,
토요일 오전근무를 하고 회사를 나서면 토요일 오후의 그 선명한 색이 보였다.
수치해안을 출발해 일정구간의 해안도로를 걷는데, 아- 딱 그 색이 보이더라~
군사시설로 차단된 반도를 조금은 따분하게 돌아나와 장천항으로 가는 길의 초입에 도착을 했다.
어떤날들은 몇일째 한량도 지나가지 않을것 같은 진해선 선로의 쉼터에서 쉬는데, 뭐시 옆에서 쿵꽝쿵꽝 해샀는다.
뭔 소린가 싶어 고개를 돌리니, 대장님과 서나대원이 널을 뛰고 있다.
내게 아직도 남아 있음이 신기한 그 웃음소리가 나오더라~
[장천항 입지로 봉쇄된 해안을 우회하는 시내도로]
발과 다리는 힘이 들지만, 보이는 풍경만 있어준다면야 그 힘듦은 대수롭지 않다.
04시부터 9시간째 30여km를 걷고 있다.
보이는 풍경은 그저 그런 시가지의 밋밋함이고, 해파랑에서 상승시킨 눈은 도도해져 있다.
이탈을 꿈 꿨던 라일라대원이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붙잡혀 왔다.
그리고나니 그제서야 진해루 넘어 오늘의 종착지 속천항이 보였고, 에너지과학공원이 나타났다.
이제 살았다.
다 왔다.
[장천교]
제황산으로 넘어 가 버린 해가 무심한 시각,
3회차 1일째 종점 속천항에 너덜너덜 해진 걸음으로 닿았다.
도착시간을 15시에서 16시로 예견했지만, 속천항 벤치에 앉아 시계를 보니 17시경이었다.
"길의 짧고 길고에 상관 없이 우리는 도착을 하면 무조건 17시다"
그 말이 딱 맞더라~
집에서 채 한시간도 안되는 거리이지만,
저물녘, 어둠 쏟아지는 속천항부근을 서성이니 아주 낯선 기분이 들었다.
모두들 흡족해 하시는 식당에서 부어라마셔라 연발을 하고도 모자라,
502호에서 또 부어라마셔라를 한판 더 하고, 501호로 돌아 와 애초부터 씻을 생각은 없었기에 그대로 뻗어 버렸다.
웅포해전 (1593.0303)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되기 전,
원균의 경상우수영 함대와 이억기의 전라우수영 함대가 연합하여 일본군 100여 명을 사살한 전투이다.
이순신길 03-02 속천항에서 합포만 (2017.12.03) 「웅포해전길」
일어난 새벽, 비몽사몽에 배도 고프고 걷기도 싫고 이거 일요일 아침 맞나 싶었다.
개 끌려가듯 그렇게 남해안종주대를 따라 이순신트레일 3회차 제2일째의 걸음을 뗐다.
[속천항의 새벽]
잠도 옳케 안잤는데, 다들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오는지, 제황산을 단번에 오른다.
오르자마자, 올빼미들이 전신에 각각의 색을 입힌 전구를 달고 있으니 모두들 식전 댓바람부터 좋타고 난리다.
레이저로 땅에 글자를 갈기니 더 좋다고 난리났다.
잠이나 더 퍼질러 잤어면 좋겠더라~
[비몽사몽의 샷]
[작가님도 찍어줘야지]
제황산을 내려와도 계속 밤이었다.
남원,중원,북원 3개중의 하나의 로타리를 지나고, 그 이름도 거룩한 충무동사무소를 경유해 여좌천에 들어섰다.
뭐시 비야 사진도 찍고, 해가 나와야 트레킹도 맛이 날텐데...,
[여좌천]
여좌천을 거슬러 올라오니 마산과 진해를 잇는 장복산대로가 나왔고, 천자봉으로 해가 나올라말라하고 있었다.
허나, 이제부터의 길이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1대간9정맥 해싸면서 산 알기를 저거집 옥상쯤으로 여기는 분들에게야 그게 뭐 대수겠냐마는...,
장복산을 넘어야하는 루트는 나를 포함한 몇몇분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장복산조각공원]
밥을 먹겠지하고?하고 둘러 앉았는데, 지난밤에 시킨 닭을 먹었다.
닭이고 나발이고 산이나 안올라 가면 좋겠다.
[드림로드시점]
어랏!
분명 저 삼밀사로 가는 길로 들어서 장복산을 올라야 하는데...,
마산으로 넘어가는 구.도로를 따라 선두가 그대로 가는데도 대장님께서 제어를 않는다.
양심이고 나발이고 인지를 할 틈을 안주려 계속 말을 걸었다.
앞서 간 초록누님이 마진터널앞에 서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올레!!
올레는?? 애시당초 대장님께서 설정하신 루트대로였을 뿐!
(그래 그녀도 사람이다)
[마진터널 입구]
모두들 내 잘못된 짐작으로 기절일보 직전의 심정에서, 그 심정을 털어 버리니 얼마나 좋아들 하시는지...,
그럴것이다에서 그렇지않을 수도 있다는게 이리 좋은지 새삼 실감을 했다.
[양곡ic 부근]
[양곡사 공양간]
아침볕이 좋은 고가도로 밑에 자리를 잡고 아침 공양을 시작했다.
우지와 돈지로 볶아 모텔방 냉장고에서 하룻밤 숙성을 시킨 밥과,
데크레이션이라고는 건데기수프가 다인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는데, 그 맛이 기가 차더라~
동성아파트쪽으로 내려오니, 양곡동이 나왔다.
모두들 급했는지 화장실 찾는다고 눈에 불을 켜신다.
급했지만 나는 오른쪽 네번째 발가락으로 가는 뼈마디를 눌러 참았다.
[봉암교]
봉암교를 지나니, 마산항 앞바다가 눈에 선하게 보인다.
벌써 오늘길이 끝난 조짐이다.
이렇게 지루함 없이 끝나는 날도, 길도 있구나! 싶었다.
마산어시장이 종점으로 변경 되었고, 사람들은 어시장에 가면 마산이라 아구찜을 먹자고들 했다.
지난번 다대포에서 아구찜 드시는 걸 본 나는 썩소가 나왔다.
마산아구찜은, 다대포 보다 더 빼짝 말린 아귀를 사용하기에, 시부적한 젓가락질로는 그 살을 발라 먹기가 아주 힘들다.
그 살을 먹기 위해서는,
마주앉은 사람의 시선이 내 입모양에 따라 변하는 표정은 무시한 채,
아귀 토막 한점을 무조건 입안에 넣어, 입안에서 오로로~하며 살은 삼키고 뼈는 뱉아야 하는데,
나중에 보니 주구장창 콩나물만 씹어 돌리고 계시더라~
[마산항 가는 길]
당초 목표로 한 수출정문사거리를 500m 남겨 놓은 지점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아니, 근데 또 닭이 누군가의 배낭에서 나왔다.
오전내내 치맥만 3번을 먹었다.
[수출정문사거리]
바다 넘어로 보이는 도시가 마음에 들었다.
걸어 갈수록 그 도시가 가까워지니 기분마저 좋아졌다.
그리고, 그 도시에 들어섰다.
한 때, 지금도 그렇지만..., 경남 최고의 도시! 마산이었다.
마산아~ 광역시한다고 창원과 썩이지 말고 다시 마산이 되어라!
[이순신트레일 3회차-종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12시가 채 안된 시간.
동성동 수협공판장사거리에서 모두들 트랩을 종료 시켰다.
아홉이었는데, 일곱이었다.
둘은 어디로 간겨...,
[차를 가지러 시점이었던 신항입구로 가면서 본 진해탑]
추웠고, 걸어 간 거리도 50km가 넘었지만 모두들 즐겁게 걸었다.
한주는 회상을 하고,
한주는 기다리고,
그러다 보면 또 디데이는 올테고, 죽어라 걷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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