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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이순신길 06 - 당동만 본문

이순신길 - 남해바닷길

이순신길 06 - 당동만

경기병 2018. 1. 29. 16:00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

불멸의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장군께서 살다가신 그 바닷길을 따라 간다.

 

 

적진포해전 (1592.06.17)

옥포와 합포에서 적선31척을 분파한 후 남포(창원)에서 진을 치고 있던 중,

고리량(진해) 적선이 정박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즉각 이를 치기 위해 출정을 하였다.

적진포(지금의 통영시 광도면)에 다다랐을 때,

일본군은 대중형 함선 13척을 정박시킨 채 주변의 민가들을 상대로 분탕질을 지행하고 있었다.

조선수군은 장군의 지휘하에 도주하는 적을 추격하여 대선 9척과 중선 2척을 파괴하는 전과를 거두었다.

옥포와 합포에 이은 세번째 연승으로 조선수군이 해전에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순신길 06-1 적포만에서 죽림만 (2018.01.20)  「적진포해전길」

당동만 바닷길

  


가급적 차를 두고 이순신길로 나가고 싶지만,

여럿 여건상 그렇게 될 수는 없어 이번 회차 역시도 차를 몰아 고성읍으로 갔다.
사천에 내리는 승객이 있어 그런지 14번국도로 오던 버스가 33번국도로 왔다.

 

오지 않은 자리는 허전했고, 고뿔에 걸린 대장님이 다소 안스러웠다.


 

[01시20분 집을 나와 02시20분쯤 마창대교를 지난다]

 

 

[03시05분 고성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03시18분 종주대도 도착을 했다]

 

 

2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출발지인 고성군 동해면 덕곡삼거리로 이동을 했다.

지난 5회차의 시점이자, 이번 6회차의 시점이다.

물론 마을 사람들은 그 때처럼 다 잔다.

 

밤 하늘을 올려다 봤다.

이 한 밤중에 나는, 내 삶의 배경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았던 이 낯선곳에 두번이나 와 있다.

 

스타트 준비에 한창인 형님,누님들을 쳐다 봤다.

이 한 밤중에 나는, 내 인연에는 없어야 할 분들과 인연이 되어 있다.

 

내가 짐작하고 알고 있는 생(生)의, 그 모든 것이 아직은 다가 아니라서 그런갑다.

 

 

 

[이순신트레일 6회차-시점 (경남 고성군 동해면 내산리)]

 

 

대장님도 그렇지만, 해리랑형님도 오늘 컨디션이 별룬갑다.

무명초형님도 쉽사리 앞으로 치고 나서시질 않고...,

 

내가 앞으로 나섰다.

보이는게 없어니 걷기만 할 뿐, 시속이 5.5km가 나온다고들 했다.

 

이번 회차는 진해만속 당동만을 둘러 북통영으로 간 다음,

다음날 진해만 해안지선을 끝내고 신거제대교를 건너 거제도에 들어 간다.

 

 

 

 

 

 

 

한시간 반을 걸어 왔지만,

읍내로 나가는 버스도, 동네사람들도 아직은 다들 자고 있다.

 

 

 

 

 

3시간여 14km를 걸어오니 동이 트였고,

가조도 북측이 바라다 보이는 겨울 서리 한 것 내려 앉은 적당한 아침터가 나왔다.

 

전날 똑 같은 레시피로 분신을 상대로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서나쉐프의 부대찌개가, 종주대 역사상 가장 긴 새벽길을 걸어 온 노고를 충분히 치하했다.

 

 

 

[당동만 넘어 거류면이 시야에 들어 왔고 북통영인줄 잠시 착을 했다]

 

 

[장항마을앞 방파제]

 

 

 

 

아침을 먹고 본격적으로 당동만 둘레길로 접어 들었다.

당항만에 이어 진해만에 속한, 두번째 큰 만(灣)이다.

 

절경의 해안지선 띄엄띄엄 조선기자재 공장들이 산재를 해 있었지만, 먹고살려는데 뭐라 할 수는 없다.

허나, 조선산업의 퇴락으로 가동이 중단된 몰골은 보기가 싫다.

길게는 20년 짧게는 10년, 고작 그 세월 먹고 살려고 해안지선을 이렇게 해 놨나나..., 싶기도 했지만...,

 

 

 

[거류산 그 산아래, 사람의 집들이 당동만에 자리 해 있다]  

 

 

 

 

[들어 왔음, 나가야지]

 

 

해미누나가 감기에 연신 코를 훌쩍이면서도 길을 걷는다.

오새 감기 세다던데...,

 

보아하니,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정을 단행한 모양이다.

당신이 결장을 하게 되면, 종주대 전체가 결장을 해야하기에 그런것 같기도 했다.

 

지난회차에는 라일라대원이 안스러웠는데...

이 길의 걸음이 뭔데, 이렇게까지들 출정을 해 걷고 있나 하는 연민마저 들었다.

 

그 길에서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개마저 고마웠고,

내가 간다고 표명했기에 온거라고..., 그 말이 남자인 내 뇌리에 쳐박혔다.

 

무심한 남해안은 그녀들의 그런 걸음을 알아줄리 만무하겠지만,

무심한 남해안이 보여주는 그 풍경에 미쳐 걷는 그녀들의 걸음, 그 걸음이 아름답다.

 

 

[당동만과 거류산]

 

 

[하늘보다 그 색이 더 잘어울리는 사람들이 당동만을 빠져 나오고 있다] 

 

 

 

 

당동만둘레길을 빠져나와 산으로 나 있는 아무도 걸어가지 않았을 것 같은 산길로 접어 들었다.

한적한 길, 오늘은 우리만이 이 길을 걷는다.

 

왜 길을 내 놓았을까?

아마도 우리 걸어라고 내 놓았을 것 같다.

 

 

 

 

 

[항에 정박을 해 놓으면 매일 자릿세를 내야 하기에, 여기에 정박(숨겨) 해 놓았나?]

 

 

화당로 산길을 둘러 내려오니, 12시쯤 됐다.

 

대장님이 밥을 먹자고 몇번을 서나확성기로 외친다.

그래 오늘은 감기가 심하시니 뭐들 다 들어 드리고 싶은데..., 적당한 장소가 없다.

 

겨우 고성조선소 야적장에 자리를 잡았다.

마치 봄이 온듯한 날씨에, 햇살마저 따스한 고운날 점심시간이다.

 

가마타마칼국수만 내가 바라는대로 나왔다면 좋았는데...,

한냄비 가득했던 물을 다 빨아들인 면발을 어거적 삼키는데, 일본놈 우동이 부러웠다.

 

 

 

 

 

[성동조선앞 도로]

  

 

 

  

[광도면 안정리 소재지]

 

 

점심후, 1시간30여분을 걸어 안정리 황리사거리까지 왔다.

직감적으로 북통영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 했지만, 길은 그렇게 호락호락 그 끝을 내어주질 않는다.

 

보이는 편의점에서 단체로 배급되는 하드바 하나를 물고, 싹아 주저 앉을것 같은 평상에 누워 하드를 쪽쪽 빨았다.

쿠키앤쿠키 참 맛있더라~

 

 

 

[예포마을]

 

 

[북통영 가는 길]

 

 

모두들 엄청난 거리에 속으로는 기겁을 하고 있다.

가도 가도, 걸어도 걸어도, 나타나지 않은 북통영에 애가 터지지만...,

 

보이는 길의 풍경에, 통영으로 간다는 그 기분에 묵묵히 걷기에 열중이다.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ㅋㅋㅋ 북통영이 보이겠지...,

그런 섣부른 희망으로 그 모퉁이를 돌아서면, 북통영은 젠장, 또 다른 모퉁이만 보인다.

 

그렇게 한 세번을 쳐돌아 나오니,

광도천 넘어로 죽림만에 건설된 북통영 신시가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주카포 한발 있었음 당장 날리고 싶더라~

 

 

 

 

 

 

 

 

 

16시50분, 41km를 걸어 1일차 종점으로 정한 북통영 죽림만매립지에 도착을 했다.

힘도 들었고, 그 힘듦에 반하여 이뤄 낸 전진기록에 뿌듯하기도 했다.

  

여수 밤바다가 좋다고들 하지만...,

술이 떡이 되어, 더블소를 나올 때 잠시 본 북통영 밤바다는 더 좋더라~

 

 

 

 

 

 

 

새벽바다도 통영다웠다.

해무가 수은등 그 빛에서 커피잔 속 프리마처럼 녹고 있었다.

 

용인에서 온 강사님의 지도로 워밍업 짐나스틱을 한판하고, 배낭끈을 당기며 출발을 한다.

 

이순신트레일 제6회차 2일째는,

화려한 남통영에 견주어 방치된듯한 북통영의 해안지선을 돌아, 견내량으로 간다.

 

 

 이순신길 06-2 죽림만에서 견내량 (2018.01.21)  

종이섬으로 가는 배를 타는 곳

 

 

마지막 남은 진해만 해안지선을 새벽부터 줄기차게 걸었다.

기호, 신리, 양촌 했쌌는 바닷가 마을들을 두루거쳐 논싯골고개를 넘어 적촌포구에 닿았다.

 

지도로 가는 훼리호 시동을 거는 선착장을 지나, 밤개포구로 가뿐하게 걸어 왔다. 

 

 

  

 

 

[굳바이~ 진해만]

 

 

진해만...,

2회차 용원포구에서부터 진해만 해안지선을 따라 걸어 왔다.

 

오늘 그 선은 끝이 났다.

 

 

 

 

 

 

 

아침을 먹고 결로에 쩐 쉘터를 말려야하기에,

종주대는 한 발 앞서 신거제대교 입구로 출발을 했고, 나는 10분정도 늦게 그 곳으로 갔다.

 

그 곳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에서 뭔가 일렁이려 한다.

 

 

 아리랑길 006 - 거제도01 (2018.01.21)  

신거제대교

 

 

 

견내량 신거제대교 위에서 보는 진해만 바다가 시리다.

그 시림에 희열 또한 스며들었다.

 

 

 

 

 

이제 대한민국 두 번째 크기의 섬, 거제도 해안지선을 걷는다.

 

 

 

 

 

 

 

940m 신거제대교를 걸어 견내량을 건넜다.

나는 북측의 인도부를, 종주대는 남측의 인도부로 건너 왔기에 거제도에서의 조우가 벅찼다.

 

 

 

 

 

거제도.

이십년도 더 지난 그 때, 나는 제대후 복학전까지 10개월 동안 이 곳에 와 있었다.

 

가로등 불빛만 깨어 있는 읍사무소 담장밑에 쭈구리고 앚아 둘이서 희득거렸던 그 기억,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장승포항에 내리면 들던 그 기분,

 

그 섬을 그 때와는 정반대에서 다시 찾아 들었다.

물론 그 간에 수십번도 넘게 거제도를 오갔지만...,

 

앞으로의 거제 섬 길에서 불현듯 떠오를 내 젊은날의 초상들이 사뭇 궁금해진다.

 

 

 

[청곡 몽마르뜨?언덕에서 바라 본 진해만]

 

 

[가야 할 길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성포항 가는 길]

 

 

이런 미치고 환장 할 넬라환타지아를 봤나?

바닷가에 접해 있는 해안데크길도 미치고 환장하겠는데, 바다속에 만들어 놓은 데크길은 뭐냐?

 

도저히 가만이 있을 수가 없어, 그 바다에 대고 신나게 발사를 했다.

 

 

 

[성포항]

 

 

 

[가조연륙교]

 

 

 

정오의 햇살이 윤슬되어 해수면을 농락하는 성포항에 도착 했다.

더 걷자고 해도, 여기서 멈추자고 해도 다 좋았다.

 

이 항을 두고 더 나아간다는 것은 바다에 대한 모독이었어리라~

아무도 6회차의 종지부에 대하여 말을 하지 않았지만, 다들 알고 있었을 것이다.

 

대장님이 말했다.

이번 회차는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해미누나 어깨를 토닥토닥 해 주니, 그녀가 살짝 웃었다.

 

 

 

 

 

 

 

 

 남해안 해상교량 시리즈 007 - 신거제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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