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이순신길 10 - 자란만(1) 본문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
불멸의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장군께서 살다가신 그 바닷길을 잇는다.
이순신길 10-1 고성만에서 자란만 (2018.06.02)
연신 전화벨이 울렸고, 울릴 때 마다 부장인 oo형님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겨우 조퇴를 득하고 회사를 나오니, 미친년놈들 다섯이 덜떨어진 각그랜져에 앉아 있었다.
미친년,놈들 여섯이 평일날 의기투합을 해 상족암으로 갔다.
1996년? 봄인지? 가을인지? 그 때는 쌍발이라 했고, 그렇게 유명세도 없었다.
술은 떡이 되어 갔고, 삼천포시내까지 진출을 해 뒤풀이까지 거나하게 하고..., 어떻게 돌아 왔는지 모르겠다.
떡실신 전, 그렇게 받지 말라고 부탁을 했는데,,
내 모토로라를 멍청한 색히가 제것인냥 개폼 잡는다고 오는 전화 일일히 다 쳐 받아 다음날 회사와 집에서 상당히 시달려야 했다.
세월은 더럽게도 빨리 흘렀다
시화가 왔고, 배낭속에 넣어 둔 카메라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번 후기는 역설로 졸작을 면하게 되었다.
이순신길 10트랙은,
지난 회차 더 쳐걷다가는 돌아버릴것 같아 멈춰 선,
고성군·읍 신월리 해지개다리에서 출발을 해, 선율의 바다 고성만과 자란만 해안을 따라 간다.
상족암군립공원에서 비박을 하고...,
다음날,
(민박을 할걸..., 민박을 할걸..., 이 무슨 개고생이냐..., 푸념 썩인 궁시렁으로 난전을 정리하고)
남일대해변으로 간 다음, 종주대를 삼천포항으로 보내고 나는 택시를 불러 상족암으로 돌아간다.
왜? 차를 거 대났거등!
[이순신트레일 10회차 시점 (경남 고성군 고성읍 신월리)]
5,6트랙에 이어, 14트랙에서 종주대가 다시 경상남도 고성군을 찾았다.
260km 거제도 해안지선과, 130km 통영의 해안지선을 다 돌아나왔기에 다시 고성으로 돌아 온 것이다.
03시15분, 해지개다리에서 '태양은 하나다'를 다 같이 외쳐주고 걸음을 뗀다.
[고성만의 여명]
[두포쯤인가? 벽방산에서 2018년 6월 2일 해가 나온다]
고성만과, 자란만 역시 불변의 리아스식해안이다.
해안으로 길이 있음 그 길을 걸어줘야 하는데, 꼴랑 거를 걸어려고 들어갔다 나오기도 그렇고, 빠자먹자니 더 그렇고...,
그냥 해미누나가 가자는대로 가면, 그게 정답인것 같다.
[저 봐라~ 배가 고파오니...,]
[고성만과 사량상도]
덕산포구에서 깻다리형님표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닭갈비에 사케 2L도 가뿐하게 비웠다.
알딸딸하니 좋더만...,
마을 경로당에서 단체로 숙식을 해결하고 계시는 친절한 할머니들의 배려가 고마웠다.
우리를 보며, 우리 딸은 몇살이고 어디에 산다고 하시는데...,
집에 있는 엄마도 보고 싶었지만, 저 분들의 자식들이 오늘 엄마하고 와 주기를 바래 보았다.
[포교를 배경으로~]
[저 꽃을 뭐라 했는데...,]
삼산면소재지를 지나 77번 국도를 따라 미동까지 왔다.
기온은 급속도로 상승을 했고,
걷는 걸음에 다소의 지침이 묻었지지만, 모두들 별다른 내색 없이 충실히 걸었다.
이번 회차는, 모처럼 남해안종주길의 정방향 해를 따라 서쪽으로 걷는다.
[그래 또 주세리 까불다가, 안빠지면 우짤라고...,]
모심기가 한창인, 삼봉저수지 몽리 들판을 가로질러 솔섬에 도착을 했다.
모두들 어찌나 잘 걷는지...,
모처럼 참석을 한 태양형님과 하나누님이 있어 그런가?
태양형님이 또 아헌관을 자청해,
길 한복판에 홍동백서를 차리니, 몇몇분이 일어 나 예를 갖춘다.
난, 음복을 기다렸다.
[뭘 봐?]
[목섬?]
[자란도]
12시쯤, 30km 고성만과 자란만의 해안을 모조리 다 걸어 하일면소재지 임포에 도착을 했다.
집단으로 배급되는 쭈쭈바를 물고,
보이는 어느집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고, 그러니 좀 살만 했다.
분명, 여름이었지!
해가 중천으로 쳐올라 갔을 쯤, 누군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고 했다.
그래도 면소재지이기에, 어쩌면 시원한 육수에 말아져 있는 냉면이든, 밀면이든 먹기를 기대했지만,
밥만 먹고 살고 있었다.
분명, 걷기 위해서 먹는거였지!
작렬하는 태양은 서서히 끓기 시작하는데, 종주대는 라면을 끓이더라구~
모자랐는지? 한 번을 더 끓이더라구~
에라이~ 뙤약볕에 라면이 왠말이냐, 나는 당장 택시를 불렀다.
고성읍으로 갔다.
비빔이냐 물이냐를 놓고 짱께집을 찾아 헤메이는데, 아놔~ 이런 쓰잘때기 없는 양심은 왜 가슴에서 쳐도는지??
좀 전의 그 뙤약볕 아래에서 먹고살려고 라면을 드시던 그들 생각이 나더라~
에라이~ 짱께집이 보였지만 차를 세우고 차마 들어 갈 수는 없었다.
나는, 이런 나를 이해 할 수가 없다.
이쯤에서 나는, 이순신트레일 10트랙의 제1일차를 마감했다.
1명이 서퍼트를 하면, 11명이 편안해진다.
어차피 차를 타고 수십번을 지나쳐 간 길이기에 미련 따위는 없었다.
나는 해미누나의 남해안길 트랙을 존중하고, 그 트랙들을 이순신트레일로 명명하여 걷고 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내 트랙 클리어도 중요하지만, 남해안길종주대 대원들의 트랙 클리어도 중요해졌다.
기착지에 숙소와 식당이 없어 트랙을 이탈하는 경우가 더는 발생하지 않기를~
남해안길종주대의 최고 가치는 길을 걷는 것이기에~
이순신트레일은 남해안길종주대를 응원하기에~
그렇게 생각을 하기로 했다.
고성읍으로 가,
야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실어 놓은 차를 회수히고,
수박 한통을 사, 기착지 상족암군립공원으로 와 남해안길종주대를 하염 없이 기다렸다.
[이야~ 나는 스물번도 넘게 왔지만, 단 한번 온 그는 이런 풍경을 담았다]
이후, 그들의 정확한 행로는 알 수 없었어나,
12km를 남짓 남은 길을 무려 4시간 동안 걸어 상족암으로 오는 그들의 표정을 보는 순간, 배시시한 웃음이 나왔다.
그들의 행로는 아래의 사진에 잘 나타난다.
쫄쫄 굶은 배를 부여잡고,
병풍바위 전망대로 가 남해안길종주대를 하염 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쫄쫄 굶은 배를 부여잡고,
주차장으로 와 병풍바위전망대에 남해안길종주대가 보이길 하염 없이 기다렸다.
당췌 어디를 돌아 다니는지?
행여 나를 두고 지들끼리 서울로 가 버린건 아닌지....,
[2013년 봄]
[2014년 가을]
[2015년 가을]
이랬던 상족암군립공원내 해변야영구역이, 오토캠핑장조성공사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당항포국민관광지내 약500면의 캠핑사이트를 조성하고,
신월리에 남산공원오토캠핑장까지 만든,
고성군이기에, 내심 기대를 한다.
대 놓고, 야영금지 조치를 못함인지?
영지로 계획한 솔숲해변에 텐트 설치를 못하게 구덩이들을 파 놓았지만...,
그래서 우리뿐이 영지가 확보 되었다.
저 분위기에서 취하지 않는다면, 나는 세상을 살 이유가 없다.
가져 간 텐트 하나가 남았지만, 치기가 싫어 그냥 차에서 잤다.
깻다리형님의 일어나라 전화로 영지로 돌아오니 옹기종기 모여들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ㅋㅋㅋ
참여한 모두에게 한 동안 진한 남해안길 추억이 될 상족암 비박을 접고,
제 2일차, 삼천포항 아니 남일대로 간다.
이순신길 10-2 상족암에서 남일대 (2020.06.03)
서울에는 없고, 이 곳에는 있는 것들에 길이 만족스럽다.
덕명마을의 조용한 들녁으로 나왔다.
이순신트레일에서,
토요일 오후의 걸음만 좋은줄 알았는데, 일요일 아침의 걸음도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왜가리가 들녁의 농부를 따라 다니고,
구지 풍경을 찾지 않아도 그 모든것이 풍경이 되어 버리는 시간.
덕명마을에서 더 이상 해안으로의 길은 없어졌고,
산길을 따라 가니, 하이화력발전소 건립부지가 그 길 마저 끊고 있었다.
77번 국도를 따라 곧장 하이면소재지로 갈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남해안길종주대라서 그렇게는 갈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해안의 봉쇄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없었다.
돌아 와, 그 길을 같이 걷고 있는 사람들의 기록을 보니, 오늘 우리처럼 그렇게 막다른 길에 부딪힌 분들이 있었다.
화력발전소가 왜 국가보안시설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국토를 사랑하는,
국민의 이름으로 부득이 출입을 했지만, 그 뜻을 아는지? 관계자들의 이해가 고마운 길이었다.
어쩌면 상족암 해안의 그 길보다, 의미는 더 있었는지 모르겠다.
[화력발전소를 벗어나 하이면소재지로 간다]
하이면사무소 정자에서,
그 맛을 제법 가진 하이막걸리로 다들 목을 축이고, 곧장 남일대해변을 향해 발을 뗐다.
고성의 석지천과, 사천의 봉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놓인 덕호교를 건너,
남해안길의 일곱번째 도시 사천(구.삼천포)에 들어왔다.
그리고, 조금 걸어가니 여름날 바다에서 핀 아지랑이 가득한 남일대해수욕장이 나왔다.
[시화대원의 미소에는 길의 누림이 있고, 라일라대원의 미소에는 길의 목표치가 있다]
[나쁜놈이라 해도 좋다. 목포에 도착을 하면 왜 나쁜놈이 되었는지 알 것이다]
누구나 따뜻한 가슴이 있고, 누구나 아파 할 마음이 있다.
목포로 가는 길이,
조금은 사명이어야 하고, 근성이 있어야 함을 내 뇌가 먼저 알았을 뿐이다.
[이순신트레일 10회차-종점 (경남 사천시 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에서, 나는 이순신트레일 제10트랙을 끝낼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 와 맵에 형성된 트랙을 보니 속이 상했고, 트랙 형성도 못하며 서퍼트를 한 내 모양새도 우스웠다.
무엇보다 그런 나를 서퍼트맨으로 당연시 하는 사람을 보면서, 지금의 내 트레킹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내게 필요한 것들만 챙겨 길로 나서면 아마도 내 배낭은 3kg을 넘지 않을 것이다.
같이 하는 사람들에 대한 해주고 싶어 함에 후회는 없다.
나는, 남해안길에 나선 이들이 그 길 전부를 다 걸어가기를 바랄뿐이다.
모처럼 삼천포 용궁시장에 왔기에 또 때려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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