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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61 - 안좌도(1) 본문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61 - 안좌도(1)

경기병 2020. 2. 6. 16:49

동백꽃이 피었다고 해도..., 이 루트로 지심도에 갈 수는 없었다.

차를 돌렸다.

 

 

이성적 판단에 따른 행동과, 이상적 추구에 따른 행동이 어떤 문제적 차이를 가지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이 나이에 아직도 이성적 판단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그게 진정 옳은 삶인지...,

그게 답이었다. 

 

어쩌면 곤리도를 나올 때, 학림도로 향할 마음은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마음속에서 마저 숨기려 한 그 곳으로 갈 내가 될까 싶어서...,

 

에라이~ 이 나이에 마음듦을 저버리고 살 이유가 있나!

나는 나라서 간다.

 

 

 

 

 

[압해대교]

 

 

[천사대교]

 

 

[암태도 기동삼거리]

 

 

지난번에는 여수의 달천도에서 왔지만,

이번에는 통영의 미륵도에서 274km를 달려 다이아몬드제도로 왔다.

 

15시20분쯤 안좌도에 도착을 했고, 

종주대의 1일차 종점으로 추정되는 한운리 해안으로 가니 15시30분이었다.

호떡은 식어가고 있는데, 종주대는 도무지 나타나질 않는다.

 

인내의 한계는 10분이다.

짠이고, 불현듯이고, 나발이고..., 해미누나에게 전화를 했다.

뭐? 숙소라고~~

 

 

 

 

 

지난번, 안좌도에서의 베이스캠프는 '낯선곳에서의 서성임' 그 자체였다.

삶의 기억들에서 가장 누리고 싶은 회상이 될 순간이었다.

 

떠남속에 있다는 것!

다시 안좌도에서~ 그걸 못하면 몇일은 앓이를 할 것 같았다.

 

숙소인 정원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좌면소재지 번화가?를 걸어 회식 장소인 안동식당으로 가는 나는, 비로소 행복해졌다.

 

 

 

 아리랑길 061 - 안좌도1 (2020.02.02)  

안좌도 남부해안

 

 

 

 

 

 

나는 하나님은 좋아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싫다.


어제 밤,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내가 너무 멀리와 있다는 현실감에 순간 울컥해졌다.

그러했음에도 또 안좌도에 온 진짜 이유는,

얼마전 신안군에서 조성한 '한국의 섬티아고' 길을 걷고자 했음이다.


불가마로 변한 객실 대신 복도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대기점도로 가겠다"고, 말을 하니..., 해미누나는 "빌빌거리며 돌아다니지 말고 안좌도나 걷자"라고 했다.

"넹"

 

 

 

[안좌도 남부해안길 탐방 시점 (다음 로드뷰에서 발췌)]

 

 

 

 

 

 

 

 

잠질에 불려나온 택시기사님은 착하셨다.

 

안좌도 서남부해안가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구.외호도 어귀가 어제의 종점이었다.
2020년2월2일 05시50분,

나의 아리랑길 61의 섬 길, 안좌도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시,종점으로의 이동이 조금이라도 감당이 된다면,

나도 서해바닷길을 이을텐데..., 그런 아쉬움을 주는 사람들과 새벽 바닷길을 헤쳐나왔다.

 

 

 

 

 

 

 

 

 

두리마을 직전 '단도'라는 작은섬으로 들어갔다.

 

반월도도 보이고, 박지도도 보이고...,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의 집들은 모두 보라색 지붕을 가지고 있었다.

 

 

 

[반월도]

 

 

 

 

[두리~박지도간 퍼플교]

 

 

두 번을 오고도 한번을 못건너는 퍼플교..., 

 

모든 것을 보라색 물들이고 사는 섬이 궁금했지만,

오늘 역시도 바다 건너에서 두 섬을 처다만 볼 수 밖에 없었다.

 

 

 

[두리마을에서 소곡마을로 넘어가는 길]

 


이제 길은 방조제를 지나면 해안지선이고, 해안지선을 지나면 방조제인 그런 이음이다.
그렇게 걷다보면 자라대교 주탑이 보이겠지...,

 

 

 

 

 

 


신발은 말 할 것도 없고, 바지에도 뻘 칠갑을 하며 걷는다.

뒤풀이를 목포로 나가서 하기로 했는데...,


모를 심는 사람은 옷이 더러워져도 전혀 상관을 않는다.

걷는 사람도 옷이 더러워져도 전혀 상관을 않는다.

 

 


[항목리 부근]

 

 

 

 

 

 

언덕위에 펼쳐진 들판, 그 가운데로 난 길..., 참 평화롭다.

착해지는 기분이다.


 

 

 

 

 

 

 

 


[부소도 노둣길]

 

 

10시25분, 16.5km를 걸어 부소도로 들어가는 노둣길 입구에 닿았다.

 

어제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 시계를 보니 23시가 채 안된 시간이었다.

주섬주섬 옷을 껴입고, 숙소를 나와 편의점으로 갔다.

그리고 맥주와 주전부리들을 사들고 돌아와 자고 있는 형님누님들을 깨웠다.

허나 모두들 눈은 떶지만 일어나지는 못했다.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부소도입구에서 먹을려고 그랬나??

 

 

 

 

 

 

 

 

 

이제, 방조제고 해안지선이고는 모두 끝났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복호항으로 간 다음, 500여m를 더 가면, 오늘 길의 종점 자라대교가 나온다.

11시20분에 안좌면소재지로 나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다.

 

 

 

[목포~안좌도~장산도를 오가는 철부선]

 

 

 

10시50분 복호항에 이르뤘고, 목포로 나가는 2004번 버스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기사에게 출발시간을 물어보니 11시10분이라고 했다.

 

나머지분들은 더 걸을 생각이 없었지만, 해미누나와 나는 트랙을 붙혀야 한다는 일념으로 곧장 자라대교로 향했다.

허나 돌아와야 했기에 그 끝에 닿지 못한 채, 11시 트랙 종료를 시켜야만 했다.

 

근데..., 아- 버스의 출발시간이 11시20분인거 있제!

 

 

 

[복호항]

 

 

 

 

목포북항 횟집에서, 해마누나가 보여준 그 동안 걸어 온 서해안길 집산트랙을 보았다.

 

어쩌면 그 날, 내 때문에 걷지 못한 증도의 북부권역 해안선만을 제외한,

연륙교가 놓인 신안군 모든 섬들의 테두리가 굵고 진한선으로 표출이 되고 있었다.
당신 삶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뜻한바 이뤄내는 사람의 진실이었고, 그게 서해안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