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보배섬에서의 하룻밤 - 2021 여름 진도 여행기 본문
울릉도 탐방(뱃길)의 여독에서 빠져나오니 금요일이었다.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장맛비에 취소된 클릭질의 산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바라던 하나를 낚아챘다.
보배섬에서의 하룻밤 - 2021 여름 진도 여행기 (2021.7.3~4)
진도로 간다.
극동에서 극서로 간다.
장맛비를 뚫고...,
350km를 달려 명량(울돌목)을 건너 망금산 '명량대첩승전광장에 올랐다.
1월1일에도 이 곳에 있었다.
비가 내리고 바람마저 부니, 본 풍경이라며 차에서 내리질 않는다.
에라이~
우산을 받쳐들고 혼자서 비 내리는 명량(울돌목)을 보았다.
이번 주말은 쉴까?도 싶었다.
금요일 무다히 '숲나들이e'에 들어갔다가 오매불망이었던 '국립진도자연휴양림에서 빈 객실 하나를 찾고 말았다.
바다 조망이 있는 국립자연휴양림은 추정컨데 변산반도와 진도, 이 두 곳이 유일하다.
구지 택한다면 진도에 마음이 갔다.
견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당장에 예약과 입금을 해 버렸다.
이순신트레일의 종착지는 벽파진이었다.
진도에 들었으니 또 그 곳으로 간다.
벽파정에 올랐다.
한반도에 세워진 현존하는 정자들에서 단연 으뜸은 무조건 벽파정이다.
처마선을 타고 떨어지는 낙수...,
비 맞는 바다...,
좋더라~
진도읍으로 나가 점심을 먹고,
숙소로 정한 '국립진도휴양림에 도착을 하니 14시40분이었다.
장군께서 왜를 격파한 해전들의 명칭이 휴양관내 객실들에 부여된 객실명이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당포해전을 예약했었다.
남해안을 종주한 이순신트레일에서,
어디에서 어디까지의 지명을 대신해 만(灣)과 반도(半島) 같은 지형을 해당 회차의 트랙명으로 정했고,
더하여 임진왜란 해전이 발발한 바다와 접하는 트랙에서는 'ㅇㅇ해전길'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미륵도를 일주한 트랙이 '당포해전길이었다.
또 거창하게 부연 설명을 할라다가..., 참았다.
순백색의 깔끔한 침구...,
그래서 일동 비 오는 바다를 보며 두 시간여를 잤다.
팽목항을 둘러 다시 진도읍으로 나가 캠핑용 의자 하나를 사고...,
휴양림으로 돌아오니 19시쯤이었다.
휴양림 매점에서 구입한 울금가루를 넣어 저녁밥을 해 먹고...,
티비를 좀 보다가 잤다.
혈당측정기를 챙겨오지 않아 조금은 불안한 밤이었지만,
곤히 자는 엄마의 숨소리와 갯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 그리고 세찬 빗소리를 들으며 참 잘 잔 밤이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09시쯤 휴양림을 나섰다.
극동에서 극서로 왔는데..., 이대로 극동으로 돌아 갈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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