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본문
설이다.
아니, 나흘간의 연휴다.
설과 연관된 모든 대소사들을 뒷전으로 돌리고,
엄마와의 두 번째 철원여행을 하고자 연휴의 첫 날 09시쯤 집을 나섰다.
내 사는 북위 35˚24'에서 오늘 여정의 종착지 북위 38˚11'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멀지만,
그러함에도 경유를 해야 할 곳이 있었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2024.2.9)
엄마와 오른 하늘길은,
한반도 상공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들의 삭길이었고,
그 삭길들 중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사와 프랑스 포마사가 건 줄들이 주체였다.
주체가 되는 마지막 남은 줄,
그 줄을 타고 임진강을 횡단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고자,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소흘분기점에서 철원으로 가는 세종포천고속도로를 외면하고,
계속 직진을 해 14시20분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가 끝나는 양주나들목을 빠져나왔다.
2021년 9월 18일,
그날도 철원을 가면서 임진각을 경유했지만,
눈 앞에 빤히 보이는 '파주임진각평화곤도라'는 외면을 했다.
2024년 1월 9일,
그날 외면을 한 임진강을 건너는 하늘길에 오르고자 또 다시 임진각으로 가는 길,
외면을 하면 오늘처럼 그날을 후회하며 또 다시 올 것만 같아서,
촉박한 여정이지만 그 길에 위치한 파주 '헤이리예술마을'도 여정에 포함을 시켰다.
결국은 갔음이 후회로 남았지만...,
15시쯤 헤이리예술마을 '한국근현대사박물관'에 도착을 했다.
내일이 설임에도 모여든 숱한 사람들로 박물관은 문전성시였고,
돈 벌어 뭘 하는지, 비포장 진흙탕 주차장엔 빈 면 하나 찾기가 너무도 어려웠다.
이 아수라에 내가 왜 들었을까ㅜ
입장을 한 순간부터 후회가 밀려들었다.
돈에 환장을 했는지,
적정인원이고 안전이고 나발이고는 안중에도 없이 마구잡이로 쑤셔넣는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산재한 여럿 근현대사전시관들을 방문했지만,
이런 개 같은 전시관은 처음이다.
지체장애인의 관람은 처음부터 배제를 시킨 동선에 그 어떠한 할인도 없다.
구경을 함에 관람료 지불은 당연하지만,
용산참사가 왜 일어났지, 알겠더라!
그 한적한 '득량역추억의거리'가 그리워졌고,
엄마의 안전이 염려가 돼 입장과 동시에 개도 찾지않을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을 나왔다.
기록 아니, 남김의 가치도 없는,
파주 헤이리예술마을과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이었다.
그 지랄같은 헤이리예술마을을 미련없이 떠나온 득에,
16시20분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임진각관광지'에 도착이 됐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그 스물두 번째 길은 임진강을 건너는 하늘길이다.
민통선 안으로 들어서는 또 하나의 하늘길이지만,
화천의 백암산을 오르는 하늘길에서 설레인 그 마음은 조금도 들지가 않는다.
임진강을 건너는 케이블카에서 임진강을 내려다본다.
한 돼지 먹여살리고자 여럿 배 곯는 북한,
한 여사 옹호하고자 여럿 속 앓는 남한,
그래도 임진강은 흐르더라~
16시35분쯤,
임진강을 건너 파주시 군내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섰다.
1,2전망대와 평화등대로 가는 길은,
엄마가 오르기에는 경사가 제법 있는 비탈길이었다.
시간도 촉박해지고...,
옥상전망대에서 주변 풍경이나 보고 돌아가기로 했다.
민통선내라지만...,
북적이는 사람들이 만든 풍경에 그런 긴장감 따위는 없었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에 마지막 남은 줄...,
그 줄을 탔으므로 이제 됐다.
그 뿐이었다.
16시50분쯤,
그저 클리어를 해야된다는 일념으로 탑승을 한,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를 타고 임진각탑승장으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한반도 상공의 하늘길은,
구닥다리 대둔산, 두륜산, 금오산, 내장산, 독도전망대 뿐이고,
몇몇 지자체에서 케이블카사업을 한답시고 설쳐대다가,
근간 대다수 케이블카 운영이 적자란 현실에 그 포부를 접고 있어,
언제 도펠마이어와 포마가 만든 새로운 하늘길이 생길지는 무기한 의문이다.
그 기다림이 지겨워지면,
썩은 동아줄이지만, 그 줄이라도 잡고 엄마아 하늘길을 오를란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시리즈 22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 제작사 및 운영주체 : 도펠마이어(오스트리아) /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 연장 및 최고점 : 편도 850m / 5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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