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가은읍의 돌아오지 않을 시절 - 문경석탄박물관 본문
목요일 밤 9번에서는,
사라지는 탄광을 주제로 한 다큐가 방영됐고,
쏟아지는 잠에 눈이 아닌 귀로 테레비를 시청했다.
어제는 서진으로 여수를 갔기에,
오늘은 북진으로 정처를 모색해야 했다.
가은읍의 돌아오지 않을 시절 - 문경석탄박물관 (2024.9.1)
잿빛조차 눈부시던 탄광촌의 흥망성쇠는,
KBS가 태백의 장성광업소를 배경으로 한 다큐의 부제였고,
가은읍의 돌아오지 않을 시절은,
비록 따라는 하지만 내가 문경의 은성광업소를 배경으로 한 엄마와의 탐방기 부제이다.
그 탐방기를 쓰고자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300km도 안되는 거리이지만 멀어도 너무 먼 거리감이다.
그건 아마도 외워진 길의 풍경 때문일 것이다.
14시쯤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에 도착이 됐다.
맛집이고 나발이고,
처음 보이는 식당에 들어 점심부터 먹었다.
여를 뭐라 불러야 하노...,
언 놈은 문경석탄박물관이라 하고 또 언 놈은 문경에코월드라 하니...,
에코가 필요도 없는 문경이라서 이하 문경석탄박물관이라 하고,
14시30분쯤 문경석탄박물관에 입장료 도합 이만오천 원을 내고 들어섰다.
사실은 온천을 핑계로 문경으로 왔다.
오도가도 못할 지점에서 오늘 일정을 밝히니,
이제 한 두 번도 아니니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조차도 짓지 않는다.
父가 붙는 남자들의 직종에서,
광부와 염부에 조금은 애잔함이 느껴졌지만,
그것은 그들이 자초한 팔자였고,
내 그들에 비해 무엇이 잘났다고 그런 시건방진 애잔함을 느끼니 마니 하겠노!
성장기 최고의 에너지는 석탄이었고,
그 석탄을 캐내던 탄광이 있어 행복한 도시들, 문경도 그 중 한 곳이었다.
시절은 지나면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분명 내가 있었다.
엄마가 탈 수 있으려나...,
조금은 그런 걱정을 하며 재현?된 갱도를 둘러보는 거미열차 승차장으로 왔다.
이내 열차가 플랫홈으로 들어섰고,
다행히 엄마는 무난히 열차에 승차를 했고,
그러자 거미들은 줄을 지어 굴 속으로 파고 들었다.
궤도에서 보이는 처음은,
지구와 생명에 관한 그렇고 그런 사연의 서술...,
이런 픽션 같은 자연을 보고자 알고자 온 문경은 아닌데...,
그래 바로 이런 논픽션을 보고자 온 문경이다.
막장이라 불리는 갱도에서의 삶,
그 삶의 리얼리트를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온 문경이다.
실제갱도를 좀 더 들어가보고도 싶었지만...,
추바서...,
당췌 저런 소품들은 어디서 구하는지...,
특히 담배...,
엄마가 삼천포에서 입원을 하고,
엄마의 쾌유를 빌며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 금연이라도 해야했고,
엄마가 퇴원을 한지 두 달하고도 십여일이 지났지만 금연은 지속되고 있다.
관람순서대로,
석탄박물관 → 거미열차 → 은성갱도 → 사택촌을 심도있게? 관람을 하고,
마지막으로 에코타운에서 전시되고 있는 신상국 화백의 '문경광산회고전'까지 관람을 했다.
전시회 관계자로부터,
화백에 관한 이야기와 지역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두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
특히 가은읍은 은혜가 더해지는 땅이므로 반드시 또 다른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 했고,
나는 꼭 그렇게 되리라 본다고 답을 했다.
내가 빛났을 때는,
엄마가 늙지 않아서 엄마를 집에 두고 밖을 처싸돌아 다닐 때가 아니었나 싶다.
아니다, 어쩌면 지금 일 수도...,
가은읍이 빛났을 때는,
이 산 저 산에서 쏟아져나온 탄들이 가은선에 실려 가은읍을 떠날 때가 아니었나 싶다.
아니다, 어쩌면 지금 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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