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돌산도 신기항에서 금오도 여천항 본문
10시50분쯤,
봉황산자연휴양림에서 77번 국도 신복교차로로 내려서니,
하늘은 맑은데,
갈 곳은 없는 그런 날의 그런 심정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는,
순천, 광양, 하동, 사천, 진주, 함안, 창원, 김해를 지나지만 어떠한 끌림도 없었다.
한국뱃길 - 돌산도 신기항에서 금오도 여천항 (2025.1.12)
에라이 모르겠다.
일단 보이는 화태대교 건너 화태도나 드갔다 나오자~
오늘처럼 이래 추운 몇년 전의 어느 겨울날,
나는 여수 시내버스를 타고 화태도로 들어가,
섬을 일주하고도 부족해 꽃머리산까지 오른 다음,
금줄 넘어 화태대교 남단으로 내려와 돌산도로 건너왔다.
그날처럼 오늘도 추운데,
그날은 마음이 막 설레였는데, 오늘은 그저 그렇다.
늙어 그런가비라~
한산도의 한과 여수의 려를 붙혀 한려해상이라 했건만,
여수시 남면에 속한 화태도에는 '다도해상국립공원'의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그렇다면 여서부터 저 흑산도까지가...,
화태도 마족항에서는 바다 건너 돌산도 신기항이 선명하게 보인다.
신기항에는 철부선 한 척이 정박 중이었고,
갈 곳 찾는 눈에 철부선이 보이는 공허한 마음은 타라고 난리를 친다.
그래 타자!
이미 엄마와도 두 번을 간 금오도이지만,
그 금오도에 또 간다고 뉘가 뭐라 하겠노!
오랫만에 보돌바다 그 청록의 색도 좀 서성이고...,
오랫만에 안도 민박집이 차려내는 점심상도 받고...,
그럴 마음으로 11시40분에 12시 항차의 승선권을 발권했다.
아까 화태도 마족항에서 보았던 철부선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와 장봉도를 오가던 철부선이었다.
햇님이 쓰다 버린 쪽박도 아니고...,
12시 시보가 울리자마자,
복도고속페리와 같은 선사의 또 다른 쪽박,
'한림페리9호'는 신기항을 박차고 보돌바다로 나아간다.
엄마가 탄 차를 싣고...,
노쇠한 한림페리9호가 힘겹게 화태도 동남단을 지날 때쯤,
화태도 남부 월전항에서 나온 건설기계운반선? 압해호가 따라 붙었다.
골재를 적재한 앞사바리(DT25Ton) 3대를 실었지만,
그 자태 어찌나 늠름하고 날렵하던지...,
비록 날품팔이 하러 압해도에서 돌산도로 온 사연 뉘가 알겠냐마는,
그대는 보돌바다 이 물빛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배였음을...,
여러 섬들이 일자의 형태로 줄지어 서 있는 분포를 열도라 하고,
여러 섬들이 일정한 구역안에 흘어진 분포를 군도 혹은 제도라 한다.
백야도에서 연도까지의 여섯 섬들은 열도의 분포이고,
돌산도에서 금오도 사이 바다에 자리한 아홉 섬들은 군도의 분포이다.
보돌바다에서 열도와 군도를 형성한에 모든 섬들을 다 보고자,
금오도로의 입도 뱃길은 군도의 뱃길로, 출도 뱃길은 열도의 뱃길로 정했다.
물빛 만큼이나 시린 하늘빛 속,
12시35분 한림페리9호는 금오도 북단 여천항에 접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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