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제주도에서 완도 실버클라우드호 승선기 본문
비바람에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의 무더기 결항으로,
제주공항은 난감한 처지에 빠졌지만,
이 정도 비바람쯤은 운항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제주항은 제시간 승선을 독려하는 톡을 연신 보내왔다.
한국뱃길 - 제주도에서 완도 실버클라우드호 승선기 (2024.5.5)
세화오일장 대신 동문시장에서 장을 보고 나오니 16시30분쯤이었고,
일 없이 도두항까지 둘러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17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한반도와 제주도를 오가는 대형카페리호에 차량 선적이 포함 된 승선절차는,
도대체 어떤 놈들의 뇌에서 창안이 되었는지, 절대 이해불가다.
엄마를 여객터미널에 내려주고,
나는 차량 선적을 위해 6부두로 갔다.
19시30분에 출항을 하는 카페리에 차를 싣기 위해,
17시30분에 6부두에 도착을 해 1시간을 기다린,
18시30분이 되어서야 선적을 완료했다.
그리고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여객터미널로 갔다.
이런 승선절차를 고안하고 유지시키는 놈들은 그 직에서 파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행정이 간소화 되고 해상여객이 증가한다.
한반도와 제주도를 잇는 항로들에서,
그 길이와 항해시간이 가장 짧은 항로는 완도~제주간이다.
길어봤자 2시간30분,
그 짧음을 믿고 상위 객실은 남아있지 않았지만 승선을 수용했다.
문제는 엄마의 승선이었다.
필드에서 배로 오르는 2층 높이의 승선계단,
엄마에게는 너무도 고통스런 순간이었다.
다행히 2층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직원의 안내로,
객실이 있는 5층까지는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그 와중에 그 소리를 듣고,
멀쩡한 지들도 노약자들을 위한 승강기를 타겠다고 몰려든 년,놈들은 뭐냐! 아놔ㅜ
내 다시는 제주행 카페리호에 엄마를 태우지는 않으리라!!
다짐에 또 다짐을 했다.
출항을 해야 문을 여는 부실한 편의점 외에,
편의시설이라고는 천 원을 내면 10분을 주물러주는 안마의자 10기가 전부였다.
승선에 녹초가 된 엄마를 안마의자에서 10분간 위로를 해주고,
선내 편의점에서 산 햇반과 김치볶음으로 엄마의 저녁상을 차렸다.
내 다시는 제주행 카페리호에 엄마를 태우지는 않으리라!!
다짐에 또 다짐을 했다.
특히 한일고속 실버클라우드호에는!
소안도를 지날 때까지 배는 풍랑에 요동을 쳤다.
그 와중에 엄마가 화장실을 가야겠단다.
얽힌 발목들 사이로 엄마를 부축해 객실을 나가고 들기 너무도 힘든 과업이었다.
22시10분,
실버클라우드호는 완도항에 무사히 접안을 했다.
엄마와의 아니, 내 인생 제주행 뱃길은 이번으로 끝이다.
완도항에서 집으로 오는 길,
비는 처내리고, 잠은 파붓고, 갈 길은 멀고,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집에 도착을 하니 익일 03시30분이었고,
일동 곧바로 떡실신에 들어가 깨어나니 13시가 훌쩍 지난 시각이었다.
다음날 아닌 다음날,
다행히 엄마에게 별다른 여독의 조짐은 없었다.
칠암항으로 가 장어로 기력을 회복하고,
동부산온천에서 여정에 찌든 피로를 풀었다.
엄마와의 여객선 탐도 훗날의 기억될 회상이라 시작한 한국뱃길,
그 뱃길에 제주행도 넣고자 지난 여수~제주에 이어, 이번엔 목포~제주와 제주~완도를 넣어봤다.
그로해서 남은 삼천포~제주, 고흥~제주, 진도~제주는 포기를 한다.
항공편이 천국이라면 배편은 지옥이다.
내 차로 제주도를 누빈다는 장점외에는 아무런 득이 없는 제주행 배편,
안내된 항해시간에서 승하선을 위해 최소 두 시간은 늘어나고,
객실의 등급에 따라 운임은 항공편을 능가하고,
무엇보다 그 피로도에 학을 뗀다.
한국뱃길 시리즈 40 「제주항 → 완도항」
□ 항해거리 : 60마일 / 2시간10분
□ 운항선사 : 한일고속페리 실버클라우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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