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격포항에서 위도항 본문
10시25분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을 출발,
어제 저녁 휴양림으로 간 그 길을 되돌아 10시40분쯤 격포항에 닿았다.
22년7월27일 정읍에 사는 깻다리 형님과 같이 간 고슴도치 섬 위도를,
이번에는 엄마와 같이 가고자...,
한국뱃길 - 격포항에서 위도항 (2024.11.10)
내가 정한 서해와 남해의 경계는,
명량의 울돌목에 놓인 제1진도대교와 제2진도대교 그 사이 해역이다.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실을 수 있는,
남해의 뱃길은 최소 90% 이상은 섭렵을 했지만,
서해의 뱃길은 목포항 이후로의 항로에는 아직 한 번도 승선을 하지 않았다.
목포항 이후(북위)의 항로에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싣고자,
10시40분 격포항여객터미널에 도착을 했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발권을 했다.
엄마와 함께,
엄마가 오래오래 내 곁에 머물길 바라며 위도로 간다.
11시15분 천사아일랜드3호는 격포항을 이탈했다.
오늘 돌아가야 할 집구석은 최소 4시간 360km 떨어진 동쪽에 있는데,
이런 제기랄 더 멀어지는 서쪽의 섬으로 간다.
그러함이 인생이다.
배를 타면 꼭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피곤하게 하는 인간들이 있다.
새우깡 한 입 얻어먹고자 어떤 갈매기는 섬까지 따라간다.
물론 지난주 토요일에도,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싣고 사량도를 오갔지만,
오랫만에 승선을 한 서해의 뱃길에서 든 설레임에는 절대 비할 바 아니다.
가을은 흐려야 가을스럽지만,
위도로 가는 오늘은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를 내심 갈망했건만...,
아니다, 흐린들 맑은들 어떻노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싣고 위도를 갈 수 있음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날 위도를 나오면서 엄마를 데리고 다시 와야지! 했다.
이년 반이 지난 오늘에서야 나와 한 그날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사실은 일 년 전쯤에도 엄마를 데리고 격포항으로 와 입도를 시도했지만,
차량 선적은 이미 만선이라서 허무하게 돌아서야만 했다.
격포항을 출항한지 50여 분이 지난 12시10분,
천사아일랜드3호는 위도 북단 위도항(구.파장금항)에 접안을 했다.
그날은 하선과 동시에 항에 대기를 하고 있던 섬내버스를 타고 한 시간여 섬을 일주한 뒤,
다시 돌아온 항에서 곧 섬을 나가는 철부선에 승선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의 출도는 14시35분,
넉넉잡아 한 시간이면 일주가 끝나는 섬에 두 시간 이상을 머물 수 있게 됐다.
위도의 중심지 진리와 벌금마을을 지나,
일주길을 잠시 이탈해 서해안 지질공원 용머리 층간습곡에 닿았다.
...,
할 말이 없다.
상족암도 울고 갈 지질이었다.
물빛만이 다를 뿐,
남해 섬들 풍경과 다를바 없는 서해 위도 풍경이다.
구지 고슴도치길이 아니어도,
위도는 일주로 걷기가 참 좋은 섬이다.
3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일주를 했건만,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회귀의 원점인 파장금항이 보이는 지점까지 왔다.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싣고 벳길에 오를 때마다,
혹시..., 하는 불안감이 들 때도 있다.
물론 알아서들 잘 하겠지만,
위도를 오가는 철부선들의 노후화는 불안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점심으로 뭘 먹지..., 그런 고민이 들 때 중국집이 나타났다.
섬에 소재한다는 핸디캡을 주지 않아도,
육지와 다를 바 없는 평균치 그 이상의 맛을 내는 위도반점이었다.
위도를 일주하고,
위도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위도를 떠나는 항으로 돌아오니 14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14시35분,
언제 다시 오겠노..., 그런 읊조를 울프며 위도를 떠난다.
이런...,
섬을 떠나니 그제서야 하늘은 맑아졌다.
근데...,
잿빛의 위도가 더 좋았다.
15시30분 노쇄한 파장금카페리호는 격포항에 접안을 했다.
그로해서 이제 변산반도를 떠난다.
울산함양고속도로 전구간이 개통되면,
엄마와 함께 다시 올 것임에 미련따위 추호도 없었다.
네이비에 집구석을 치니 뭐시 우때된게 352km가 표출된다.
이런 멍청한..., 하면서 카카오에 그 길을 물었지만 역시나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네이비고 카카오고 나발이고는 다 꺼고,
줄포에서 고창과 장성 그리고 순천을 지나 사천까지 왔고,
저녁을 먹고 진주를 지나니 단풍철 남해고속도로는 개판이었고,
문산에서 2번 국도를 타고 합포만을 건너 집으로 돌아오니 21시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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