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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27코스 - 죽변항입구에서 부구삼거리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27코스 - 죽변항입구에서 부구삼거리

경기병 2017. 6. 28. 00:30

26코스의 남은 8.7Km를 끝내고, 오후 1시 정각 27코스에 돌입했다.

 

11.4Km의 짧은 코스이지만,

원전시설의 해안 봉쇄로 바다가 보이지 않는 내륙의 길이 대부분으로 다소 따분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파랑길 27코스 - 죽변항입구에서서 부구삼거리 (2017.6.17) 

 

 

 

비록 원전시설로 바다는 봉쇄지만,

그에 버금가는 대체 에너지가 없는 한 원자력발전은 고마운 시설이다.

 

이무런 대안도 없이 무조건적 원전시설의 폐쇄를 주장하는 이들의 집구석에 전기공급을 끊어야 한다.

그 심정으로 27코스에 들어섰다.

 

 

 

[해파랑길 27코스 시점 - 경북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죽변항 입구에 형성된 구.시가지]

 

 

 

 

 

세월도 유구하지만, 내 기억도 유구한가 보다.

죽변항으로 가는 구시가지를 걷다 무심결에 길 건너에 있는 복국집을 보았다.

 

아니, 저 식당은...,

2001년쯤 정동진부근에서 1빅을 하고 부산으로 오는 길에 아침을 먹기 위해 들렀던 식당이 틀림 없었다.

울진인지, 죽변인지, 평해인지, 지명도 명확치 않았고 상호도 잊었지만, 보는 순간 '저 집이었구나' 했다.

 

 

 

[죽변항 경매시설]

 

 

[비좁은 항에, 청해부대 파견급 군함이 정박해 있다]

 

 

 

항의 내선을 돌아 죽변등대를 오르고, 인위적으로 만든 하트해변을 보고나면...,

그 후의 길에서는 종점인 부구삼거리까지 바다는 없다.

 

 

 

 

 

 

지난번 24코스 후포항에서 정코스를 외면하고 해안지선만을 고수하다,

야트막한 언덕에 조성된 등기산공원을 오르지 않은 득에 걷는 내내 후포항을 한 눈에 보지 못한 후회가 남았다.

 

이번 27코스 죽변항에서는,

해안지선을 버리고 정코스에 포함된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한 죽변등대를 올랐다.

 

그런데 이런..., 해안지선이 정코스고, 그렇게 가도 죽변등대는 나왔다.

 

 

 

[죽변항 전경]

 

 

[죽변등대]

 

 

 

 

[하트해변]

 

 

[해파랑과 동해안자전거길의 갈림길]

 

 

 

여기서부터 해파랑은 죽변소재지를 관통해 어디로 가고,

나는 자전거도 없는데 동해안자전거길 라인마킹을 따라 갔다.

 

어차피 별반 차등은 없을테고, 파란선이 있으니 길을 찾는 번거러움도 없을테니...,

 

 

 

 

 

[이제부터 지독한 아스팔트길이다] 

 

 

 

 

 

 

 

 

[옥계서원 유허비각]

 

 

 

바다도 없고 그늘도 없는 도로만을 계속해 걷는다.

옥계서원유허비각이 나오고 해파랑표식이 붙어 있다.

지겨움은 힘듦을 불러오고, 힘듦은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그러다 버스정류장에서 부구란 문구를 보았다.

다 와 가는구나!

 

 

 

 

 

 

고갯마루를 넘어서니 물탱크시설내에 한 평 그늘이 있어 한참을 쉬었다.

그리고 내리막을 내려가니 27코스의 종점이자, 북면의 소재지 부구가 시나브로 보였다.

 

 

 

 

 

[원덕, 저 지명이 속한 광역자치단체는 강원도, 기초자치단체는 삼척이 아닌가?]

 

 

 

 

 

 

[한수원 정문을 지나니 부구였다]

 

 

 

[해파랑길 27코스 종점 -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부구삼거리 해파랑 종합게시판에 도착을 하니 15시30분이었다.

 

한 코스를 더 진행 할까도 싶었지만...,

28코스는 경상북도에서 강원도로 넘어가는 길이다.

내가 생각한 해파랑코스중 가장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코스이기도 하다.


이미 걸음에 피곤이 묻어 있고,

설렘도 많이 소진된 상태에서 진행을 하기는 싫었다.

 

 

 

[면소재지이지만, 잘 정비된 부구시가지]

 

 

 

공중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나오니, 울진읍으로 나가는 버스가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근데 차비가 천원이다.


울진읍은 때 마침 장날이었다.

오늘 장사가 안된다며 20마리를 만원에 사가라는 할머니의 애달픈 하소연에,

병신처럼 말라 비틀어진 생선 한꾸러미를 배낭에 쑤셔넣고 장 구경을 실컷하고 터미널로 갔다.

 

 

걷고 싶어 미칠것 같은 날이 오면,

강원도민과 경북도민이 어울려 사는 고포마을을 거쳐 강원도 해안지선을 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