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06 - 거제도(08~09) 본문
한 밤에 가로등 불빛속 비워진 거가대로를 달려 고현에 도착을 03시40분이었다.
십여분 터미널 주변을 서성이니 대한민국 최장 노선의 시외버스가 들어왔고,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렸다.
율포해전 (1592.07.11)
3도수사의 연합함대 51척이 영등포(지금의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 앞바다에 이르렀을 때,
일본군 중대형 전함 7척이 부산 방면으로 도주중에 있었다.
이를 발견 한 장군은 즉시 추격을 명하여 율포(지금의 거제시 동부면)에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다급해진 일본군은 배의 짐짝을 버리고 뭍으로 피신을 하였지만,
왜장 구루시마 미치유키는 전세가 불리해지자 자결하였고,
7척의 왜선은 모두 나포 또는 격파 되었어며, 대부분의 일본군은 조선검에 목이 날아갔다.
아리랑길 006 - 거제도08 (2018.04.07) 「율포해전길」
시화가 지난회차에 이어 또 참석을 했다.
터미널에서 시화를 보는 순간 카메라를 배낭 깊숙히 넣어 버렸다.
지금까지 아홉번 길로 나왔고, 500km를 걸었다.
10이란 숫자의 의미였는지, 이번 회차는 열네분이 참여를 했다.
득분에, 지사에 차를 파킹하고 고현터미널로 가는 800m 남짓한 길이 아주 괴로웠다.
보조백을 어깨에 건 다음, 힘겹게 지퍼를 채운 40리터 배낭을 매고,
한 손에 덮개가 볼록 튀어 나올때까지 쳐 담은 아이스쿨러를 들고,
또 다른 손에는 지사 숙직실에서 왜 쳐들고 나왔는지 후회가 되는 12개짜리 음료수 박스를 들고,
것도 모자라, 오른쪽 겨드랑이에는 처음 참여하는 뉴페이스들을 위한 A3 크기의 환영피켓을 끼고...,
그렇게 고현터미널로 가는데,
보조배낭은 어깨에서 미끄러지고,
양쪽 팔은 빠질라하고, 손바닥은 찢어지는 기분에 아주 죽을 맛이었다.
그 와 중에 미친 바람이 계속 쳐불어 환영피켓을 때리니 감당이 안되었다.
이 새벽에,
내가 이거 뭔 지랄이냐?
내가 내게 욕이 나오는 800m였다.
[이순신트레일 10회차-시점 (경남 거제시 동부면 산촌리) ]
제10회차는,
동부면 산촌마을부근 거제만에서, 거제도 서남부해안을 따라 함목삼거리로 간 다음 갈곶반도로 간다.
트랙의 백미는, 2일째 명사해변에서 홍포를 거쳐 여차해변으로 가는 것이고,
트랙의 고됨은, 함박금에서 저구항까지 가는 길에 튀어 나와 있는 반도 3개를 다 둘러야 함이다.
[오송해안 도로]
그 절정을 조금은 넘긴듯 하였으나,
바닷길에 흩날리는 벚꽃잎과, 그 길에 지천으로 떨어진 동백이,
지랄 같은 바람은 불어도 봄의 한 가운데에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4월인데, 꽃샘 추위가 몰고 온 바람이 차다.
이건 아무래도 뭔가의 시샘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지 싶었다.
[함박금 입구]
[함박금]
첫번째 반도, 함박금을 들러 아침을 먹고 나왔다.
배낭이 한층 가벼워졌고, 배낭에 덧붙혀야 하는 아이스쿨러를 묶는 묘안도 찾았다.
[어쩌면..., 이 날에 이 길을 걸은 것은 생의 운 하나를 사용함이었다]
[덕원해변 전경]
가배반도를 돌고 나와, 율포를 지나 탑포가 보이는 양지녁에서 점심을 먹었다.
14명 많기는 많다.
[쌍근포구 가는 길]
[쌍근포구를 지나, 세번째 반도로 들어 가는 길]
[비제? 저가 저구고, 그 뒤에가 명사인기라]
리아스식해안의 끝판왕인가?
만약 그 길에 흩날리는 벚꽃잎과, 떨어진 동백이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돌아 버렸을 것이다.
반도의 지형 3개를 돌고나오니, 저구든 명사든 오늘 종점이 될 지형이 살짝 보였다.
[저구항 가는 길]
관광인프라 꼴이란?
벌어 드셔라해도 못 드시는 저구를 벗어 나,
처음 1박지로 택한 명사해변으로 가 1일차 걸음은 멈췄다.
[명사해변의 일몰 - 시화 作]
16시쯤 저구항에 도착이 되었지만,
14명을 수용 할 식당도 숙소도 마땅잖아 결국은 명사해변까지 길을 이어야 했다.
총무인 서나대원이 내게만 살짝 말을 했다.
좀 전에 전화로 간다고 한 숙소에서 보일러를 틀었는데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떻하냐는 항의를 받는다고...,
대신 나서 그 항의를 받을 염치가 내게 있었다면 좋을텐데...,
아니, 쟤가 쟤가 하는 찰라, 숟가락으로 딴 맥주병 뚜껑이 천정으로 튀어 올랐다.
"너 실망이야~~~~"
집을 떠나 있음 모든게 낯설다.
명사도 그렇더라~ 그래서 또 부어라 마셔라를 열나게 했다.
한 분의 형님이 막걸리를 마시고 계시는 것을 보며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그 형님이 막걸리를 마시고 계셨다.
아리랑길 006 - 거제도09 (2018.04.08)
잠이 와 죽겠다.
비몽사몽 2일차 직립보행이 시작되었다.
홍포로 가는 길,
조금이라도 길을 단축하고자, 밭고랑으로 기올라가 엉뚱한 길로 접어 들어 극심한 알바를 하고 나왔다.
본 길로 들어서니...,
이런 넬라판타지아를 봤나~ 홍포 아침 바다가 사람을 미치게 했다.
"닥치고 감상"
그리고 그 길의 절정 구간을 걷는다.
[지방도1018호선 (여차고개)]
여차해변에서 아침을 먹었다.
바람만 불지 않았다면, 해안선 가까이로 갈 수가 있었을텐데...,
여차해변을 지나쳤지만,
이후로도 그림 같은 해안길은 계속 되었다.
길이 계속 될수록 이 형님이 자꾸만 좋아진다.
다대항 초입에서 형님이 관광을 온듯한 분들의 단체사진을 찍어주고 계신다.
사진 찍고나니, 느닷없이 한분이 형님에게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고 한다.
그러니, 형님이 국민은행우짜고저짜고 한다.
또 모르는이와 농을 주고 받는 모양이다.
그리고 한 분이,
형님 배낭에 달린 트레일시그널을 보시더니, 대단하시다며 형님께 나이를 묻는다.
형님은 다짜고짜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를 가리키며 쟤가 나이가 최고 많고, 그 다음이 자기라고 한다.
에라이~ 잘 됐다.
나도 주저 없이 말했다.
'동생 뭐하노 빨리 가자'
여차해변에서 택시를 이용 먼저 갈곶리쪽으로 이동했으리라 생각한, 몇몇이 30분 늦게 걸어서 오고 있다는 연락을 접했다.
이런 날벼락을 봤나?
하지만, 그들에게는 의지가 있었고 내 걱정은 이내 사라졌다.
아무리 고속도로망이 좋아졌다 해도,
이 곳은 서울에서 그렇게 마음만 먹고는 올 수가 없는 거제도다.
나는 남해안종주대로 거제섬을 찾은 이들이 최소한 트랙 클리어는 못해도,
그 트랙에 들어 있는 곳들중 필히 탐방을 해야 할 곳은 진심으로 탐방 하기를 응원한다.
지난 회차에 포함되어 이번 회차 트랙에서는 제외였지만, 갈곶반도의 끝에는 우제봉이 있다.
촉박한 시간 그래도 우제봉에서의 남녁바다를 보겠다고,
하나대원과 시화대원이 마지막 핏치를 올리며 해금강을 향해 종종 걸음을 친다.
그래~ 바로 그거야!
같이 우제봉으로 가니, 태양형님이 아주 느긋하게 주변 풍광을 보고 있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들의 만족스런 눈빛을 보니, 나도 만족스럽다.
이 쪽 바다를 배경으로 저 쪽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는데, 라일라대원에 마음이 저린다.
두번이나 해금강에 오고도 이 곳에 못 옴이 너무도 안스러웠다.
내가 여차에서부터 토닥여 끌고라도 왔음 혹 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순신트레일 10회차-2종점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주차장으로 내려 오니,
트랙을 종료 시킨 남해안길종주대가 더 없이 편안한 표정으로 햇볕을 쬐고 있다.
해금강에서 12시38분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섬의 중심 고현으로 왔다.
1박2일 60Km를 걸었기에 당연 맛난 것을 먹어야지~
감시, 까지메기, 농어, 광어, 전어까지 포를 뜨 소맥을 말아 아주 맛나게 먹었다.
집으로 갈 일은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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