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17 - 우도 (제주) 본문
추석연휴 전 날, 제주로 갔다.
지난 추자도올레(18-1코스)에 이어,
제주올레에 속한 나머지 섬(우도01-1코스, 가파도10-1코스) 길을 걷기 위해서...,
제 1일차는 우도를 걷기로 했다.
수마포에서 뚝배기에 소주 한 잔부터 빨았다.
그리고, 성산포항종합여객선터미널로 가 우도행 여객선을 탔다.
11시40분, 하우목목항에 내렸다.
이내 트랙온을 시키고 요상한 이동수단들이 러시아워를 이루고 있는 우도 일주길에 들어섰다.
아리랑길 017 - 우도 (2018.09.22)
지극히 개인적 소견으로 볼 때,
지금의 제주는 너무도 비좁다.
무분별한 외국자본의 투자를 받아들이므로 해서 야기되는 문제들까지...,
50만 인구일때의 제주가 좋았다.
곳곳에서 얼쩡대는 외국인 따라지들이 없었을 때의 제주가 좋았다.
어떻게 자국민보다 특정국가의 타국민이 더 많은지..., 짜증스럽다.
비워진 풍경은 잠시도 없고, 쉴새 없이 쏘다니는 삼발이와 자전거들..., 짜증스럽다.
태초의 그 자태마저 지워버린 마치 광대의 화장을 한 것 같은 섬, 빨리 섬을 돌고 나가고 싶었다.
[비양도]
[하고수동해변]
1시간, 6km여를 걸어 비양도입구까지 왔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여객선에서 쏟아져 나와 섬을 누비고 있다.
나는 단언컨데, 우도에 올레길이 긋어지지 않았다면...,
절대 이 섬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하추자도에서의, 그런 아련함은 사라진지 오래인거 같다.
내 아련함을 위해 섬이 그 옛날로 돌아가기를 바랄 수는 없지만...,
섬은,
독립된 하나의 육지에서,
섬이 가진 자연적환경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의 집들이 있기를 바랬지만...,
섬은,
뭍에서 들어왔다 나가는 객 없이는 하루도 살 수가 없는, 자족을 잃은지 오래였다.
치장을 해 버린 섬,
도도함을 잃어 버린 섬,
왜 이 섬을 돌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우도봉과 검벌레해변]
검벌레해변을 지나오니,
그제서야 조금은 비워진 풍경속을 걷게 되었다.
[올레 깃발이 나부끼는 섬의 최고봉으로 오르는 길]
[우도 동부해안]
뭐 이정도쯤이야~
가뿐하게 우도봉에 올랐다.
기분이 시나브로 좋아진다.
풍경의 보임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할때가 제일 좋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우도봉에 머물고 있는 사람의 수에 조금은 흡족해졌다.
어찌보면, 나도 오늘 우도를 번잡하게 한 방문객이지만...,
[천진항]
14시20분,
설정된 트랙보다 2km를 더 걸어 출발지점이자 도착지점인 하우목동항에 도착 했다.
천혜란 수식어를 붙혀도 부족함 없는 매혹의 지형을 가졌지만...,
그 것을 내어준 채, 내어받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기대어 살기를 자청한 섬.
내가 걸은 우도는 그러헸고,
지난 하추자도에서 밀려 온 섬 특유의 아련함 따위는 도무지 느껴지지 않았다.
성산포로 돌아 오는 바닷길
멀어지는 섬을 향하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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