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20 - 돌산도(3) 본문
14시36분, 화태대교를 건넜다.
담배 한대를 물고 그대로 길을 이었다.
이순신트레일 21회차(2018.10.27) 돌산도 동부해안 39.8km의 트랙에는 섬의 지협부 무슬목이 있다.
오늘 목표로 한, 서부해안길의 종점이다.
길에서 밤을 맞이해도 무슬목까지는 무조건 간다.
아리랑길 020 - 돌산도3 (2020.01.04)
돌산도는 여수에서 가장 큰 섬이고, 대한민국에서도 열번째로 큰 면적을 가진 섬이다.
북부권역의 해안지선은 리아스식 정의로도 설명이 불가할 만큼 복잡하다.
그런 복잡한 지형 모두에 길이 나있어, 그 길을 대상으로 한 이순신트레일 22회차는 혹독한 고행이었다.
2018년11월24일 그날의 종점 방죽포에서 다시 길을 이었지만,
향일암을 목전에 둔 임포에 닿으니 하늘에서 비가 떨어져 고작 7.6km를 걷고 집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화태도가 있었기에,
그게 다였던 돌산도의 길을 오늘 걷게 되었다.
17번국도 신복교차로 100m전쯤에서 예교마을 해안으로 내려섰다.
아무리 수려한 풍광을 가진 여수라 해도,
여수에는 우리가 각인을 한 여수만 있는게 아니다.
전형적인 어촌의 풍경,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이 더 많다.
예교마을 해안가에서 돌산읍사무소가 있는 군내로 가는 옛길에 올라섰다.
15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지만,
길가 모든 것들에 저물녘으로 가는 오후의 실루엣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19시10분 부산으로 가는 차편을 예약 해 두었다.
늦어도 17시30분까지는 무슬목에 도착을 해야가는 일정이 편안해 진다.
무슬목까지 추정한 거리는 15km, 5km/hr의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화태도 해안산길 약13km에서 지친 걸음에 쉽사리 속도가 붙지 않는다.
에라이~ 될때로 되라~~ 모르겠다.
길가에 퍼질러 앉아 맥주도 마시고, 특정 나무가지를 타킷으로 사격 연습도 했다.
15시25분 돌산항에 닿았다.
하늘색 바다색은 더 없이 좋은데, 남은 길을 생각하니 막막할 따름이었다.
돌산항을 돌아나오면서 신발끈을 다시 묶었고,
이후로 무슬목 버스정류장까지 닥치고 무조건 걸었다.
시금치(1)
시금치(2)
[도실교차로]
[무슬목]
17시29분, 종점으로 정한 무슬목에 도착을 했다.
다행히 10여분뒤 여수로 나가는 버스가 왔고, 터미널에 내리니 18시42분이었다.
간단하게 요기나 할까? 싶었지만...,
집으로 돌아가 빈 속에 소주를 털어 넣으며 아리랑이나 불러야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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