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제주올레 10코스 - 모슬포~화순 본문
바람의 나날이다.
끝 없이 불어오는 낯선 바람에 모두가 흔들리고만 있다.
남자는 그 어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그 바람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움추린 피풍 대신 이어야 할 길이나 잇고자 제주로 떠났다.
- 2020년 제3차 제주 탐방계획
토요일 하루를 이용해 제주를 왔다리갔다리함도 수월찮은 행로이고,
올레에만 집중을 하며 걷는 짓도 성에 차지 않았다.
깝깝한 숙소에서 견디는 밤의 심로를 감수하며 1박2일 제주탐방 계획을 세웠다.
제주도 서부해안 모슬포에서 한림항까지를 이어가며,
그 길에서 탐방을 할 수 있는 마라도, 차귀도, 비양도를 가고자 했고, 덤으로 서귀포 밤거리도 서성이고 싶었다.
08시05분, 제주공항에 내리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 배낭엔 우산 같은 시덥지 않은 장비는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예보상 09시까지만 내린다고 했기에 별 걱정 없이 모슬포행 151번 버스에 올랐다.
09시20분 모슬포 운진항에 도착을 했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마라도로 가는 뱃길은 정상 운항이 되고 있어 조금은 설레였다.
제법 높은 파고를 뿌수며 동죽국해 바닷길을 뚫은 블루레이3호는,
10시10분 마라도 자리덕선착장 부근에 근접했다.
근데, 배가 선착장에 접안을 못한 채 바다에서 멈췄다.
해녀들이 선착장해역에서 작업중이라 잠시 대기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선내방송이 나왔다.
십여분뒤 회항을 한다는 선내방송이 어어졌다.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자구책인가 싶었는 데,
일부 승객들의 항의에 대한 승무원들의 심정 토로를 들어보니, 바이러스와는 상관이 없는 주민들의 수시 행동이었다.
짜증스러웠다.
섬은 토착민의 기득권 보장과 행사도 중요하지만,
마라도는 국토의 상징성이 명확한 섬이기에 순수 탐방의 목적도 수용이 되어야한다.
혼란스러웠다.
이 비바람치는 바다에서 물질로 항로를 점유하고 있는 해녀들도,
관망만을 하고 있는 해경도...,
입도는 커녕 배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모슬포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