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제주올레 8코스 - 대평~월평(2) 본문
1919년 3월 1일 12시,
무능의 극치 이씨 왕가와, 간신적폐의 요람 조선조정, 썩어 빠진 선비사상이 중탕이 되어 왜구에게 잠식당한 나라를 찾고자,
반도의 곳곳에서는 만세운동이 불 붙었다.
2020년 3월 1일 10시,
짱개발 호흡기증후군에 만세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나는 서귀포 흐린 하늘밑 공복인채로 예래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올레 8코스 - 대평-월평2 (2020.03.01)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한림항을 향해 제주 서부해안을 열라게 걷고 있었을텐데...,
마라도 해녀들의 항로 점거, 비정기선인 유람선의 미운행에 따라, 나는 지금 어제 걷다만 8코스 예래입구로 가고 있다.
뇌를 쥐어짜 계획을 세워도, 세상사는 그리 딱딱 맞아지는게 아님을 확실하게 알았다.
그로해서 무계획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삶의 태도인지! 여실하게 증명이 되었다.
생은, 아나키즘으로 무계획으로 살아야 한다.
그게, 오늘 대한민국을 사는 참다운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10시51분,
삶의 계획을 상실한 아나키스트는 중문으로 들어가는 예래입구교차로에 도착을 했다.
- 예래입구교차로
꼴랑 하루를 머물렀지만, 우쨌던간에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10km 남짓한 길을 후딱 걷고, 후련하게 집으로 돌아 갈 것이다.
너도나도 제주를 신혼여행지로 택할 때,
제주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어디로 가냐고 묻지도 않은 채, 기사는 중문으로 향했다.
중문으로 들어서니, "중문에 왜 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 퍼시픽마리나 요트게류장
그랬고 그러했던 중문해변을 지나니, 또 올레가 우회를 한다.
상업시설의 바닷가 빈지 무단잠식 또는 해안봉쇄에 따른 우회라서, 조금은 짜증이 났다.
공부에 등재가 안된 땅과 조수간만의 차로 발생되는 해안은 모든 국민의 땅이고,
그 선에 소유권을 가진 사람들은 그 접근을 막아서는 절대 안된다.
왜 국가는 그걸 방치하고 있는지? 왜 그들은 해안을 독차지 하는지?
그로해서 우회를 하여야 하는 나는 왜 당당하게 해안으로 못가는지?
이런 불공정함은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 한다.
- 올레는 교량하부로 갔지만, 나는 교량 위로 갔다.
- 병아리들이 벌써?
- 주상절리 해안으로 가는 길
길 건너 '중문면세점 건물이 보인다.
가을 걷이가 끝난 빈 들판처럼 측은하기 짝이 없다.
바이러스 유행에 면세점은 불행하지만, 올레를 걷는 나는 한적한 제주도라서 더 없이 행복하다.
1951년 한국전,
1.4후퇴를 야기한 팔라군의 인해전술에, 통일이 될 뻔한 한반도는 그 기회를 놓쳤다.
중국, 그들이 한국전에 참전만 하지 않았다면, 해파랑은 나진까지 이어졌을 것이고, 백두대간은 향로봉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의 자본과,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점점 호떡집이 되고 있는 제주도!
중국말이 들리지 않을 때, 제주해안을 다 걷고 싶다.
국수주의냐고?
어..., 국수주의가 아직은 조금 남아 있는 아나키스트다!
마치 걸어달라고, 좀 지나쳐 달라고 생 애원을 하는듯한 주상절리 해안가 산책로를 벗어났디.
일요일이라 걷기가 싫어진 발에 미안한 마음이었고,
길에 얽메이는 심정이라 빨리 길이 끝났음 하는 마음 한가득이었다.
지도를 보고 또 길을 검열했다.
짜를건 짤라야 한다.
- 약천사 (헐, 절까지 짱개절을 닮아가는구나...,)
12시29분, 올레에 질질 끌려다닌 기분으로 8코스 종점(역) 월평아왜낭목에 도착을 했다.
16시10분 비행기니까..., 아주 적절한 시간에 도착이 되었다.
주위에 혼자 만만히 들어 가, 밥과 술을 시킬 제2종근린생활시설은 없었다.
그란들 어떠랴~ 이미 길은 끝났는데...,
제주공항으로 가는 급행버스가 선다는 마을 큰길로 내려 갔다.
월평마을버스정류소에 앉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에서 붙혀 놓은 팜플렛을 보며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해공항을 놓고,
지방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중앙정부는 기존 공항의 확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덕도 그 좋은 동부해안을 뭉게고 공항을 건설한다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매번 통로부스 대신 셔틀버스로 비행기를 타고내리는 김해공항의 실정도 불편하지만,
비좁음을 이유로 한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라, 비좁음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더 중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tv프로에 나오기만 하면 유명 관광지가 되어 버린다.
동해안 한적한 바다에 작은 접안방파제가 도깨비란 드라마속 부분적 배경이 되자, 그 볼품 없는 방파제는 일약 유명관광지가 되었다.
지도의 곳곳에도 'ㅇㅇ촬영지'란 부연 명칭이 박혀있다.
곳의 유혹으로 가는 여행이,
곳의 끌림으로 가는 탐방이 된다면, 제주제2공항도 가덕도신공항도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더라~
14시20분쯤, 또 비가 쳐내리기 시작하는 제주공항에 도착이 되었다.
일단, 배가 고파 밥부터 쳐먹고...,
이단, 면세담배 한보루 쳐사고...,
삼단, 탑승시간을 쳐기다렸다.
- 일단
- 이단
- 삼단
플라잉스텐바이스타트?가 짧아 예상 도착시간보다 십여분 일찍 김해공항에 도착이 되었다.
엄마는, 바이러스 때문에 거의 '자택감금상태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내만 좋은 곳에 쳐돌아 다니는 것 같아 가족들에게 사뭇 미안한 마음이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 전화를 했다.
'엄마, 회 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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