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등대기행 12 - 슬도등대 본문
울창한 해송숲 사이로 빼꼼히 등탑만 내밀고 서 있는 울기등대를 대왕암에서 바라보고...,
오늘 기행의 두번째 탐방 등대인,
솔도등대가 서 있는 방어진항 북측방파제 끝으로 향했다.
등대기행 12 - 슬도등대 (2020.04.18)
길의 중복,
한번 걸은 길이었기에 다소 지루한 기분이었다.
제법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해안길에 나와 있었다.
부모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데리고 나온 아기들의 일부는 민낯이다.
착용을 거부했나? 아니면 아기용 마스크 구입이 어렵나? 싶었지만...,
바이러스는 아기들을 공격하지는 않을수도 있기에, 그렇게 큰 걱정은 들지 않았다.
1918년 스페인독감이 팬데믹이었을 때,
알래스카 에스키모 마을에도 인플루엔자가 스며 들었고,
대부분의 부모(어른)들은 죽었지만 그 곁에서 울던 아기들은 살아 남았다.
해맑게 바다를 보는 아기들의 눈동자가 하늘보다 더 맑아 보였다.
15시13분, 솔도등대가 보이는 방어진항 입구에 도착을 했다.
근데 보이는 등대가 여럿이다.
항로표지관리소로 표기된 솔도등대 이전에 서 있는 '슬도등대가 압권이다.
확살한 만(灣)의 지형인 방어진항이지만,
만입(灣入)의 수역에는 항을 감싼 두 개의 방파제가 있었고, 각각의 방파제 끝에는 모두 등대가 서 있었다.
또한 슬도에도 등대가 서 있었다.
항에서 바다를 볼 때,
우측에 위치한 방파제에 서 있는 등대는 '방어진등대였고,
좌측에 위치한 방파제에 서 있는 등대가 지금 내가 탐방을 하고자 한, '솔도등대였다.
그런데,
방어진항 앞바다에 쏫아 있는 작은 바위섬인 슬도에 서 있는 등대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팔각의 하얀 벽면에 그려진 흰수염고래들이, 하늘에서 유형을 하는듯 했다.
조금전 본 울기등대와, 좀 있다 볼 솔도등대와는 비교 불가의 자태였다.
등대가에 머물고 있는 청춘들 마저 고운 풍경이 되고 있었다.
예쁜 슬도등대를 청춘들엑게 내어주고, 방파제의 끝에 서 있는 애초의 탐방 등대인 솔도등대로 간다.
근데, 등대가 빨간옷을 입고 있다.
꼭 등대가 광대 같아 보였다.
등대는 무조건 하예야 한다.
등대는 무조건 땅에 서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곳으로 갈 이유가 없더라~
일 없이 방어진항을 서성이다가,
할머니 가판에서 말린 생선을 한꾸러미를 사고 집으로 간다.
조선소의 몰락, 그리고 덮쳐 온 바이러스까지..., 고요한 방어진 시내가 짠하더라~
'등대기행 - 등대가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대기행 14 - 양포등대 (0) | 2020.05.15 |
---|---|
등대기행 13 - 호미곶등대 (0) | 2020.05.15 |
등대기행 11 - 울기등대 (0) | 2020.05.15 |
등대기행 10 - 간절곶등대 (0) | 2020.05.15 |
등대기행 09 - 영도등대 (0) | 2020.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