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고흥반도 본문
시림의 두 달여였다.
사소한 그 어떤 행동 하나가 마의공식에 함수로 삽입될까? 싶어 치사하리 만큼 조마조마 한 세월이었다.
그 어떤 주체들이 내 엄마를 보우했다.
기도가 익숙치 않아 신께 애원도 못했는 데...,
행여 참담한 말을 들을까, 의료진들 마저도 외면을 했는 데...,
매일 아침,
한 알의 값이 내 일당에 버금가는 약을 복용한 엄마는 두 시간을 잔다.
11시 엄마가 일어났다.
'오늘은 좀 멀리가도 되겠나?' 조심스레 의향을 물었다.
'집에 있음 뭐하겠노..., 가 보자!'라고 했다.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고흥반도 (2021.06.19)
거리의 제약상 당일 탐방이 어려운 서해를 제척해 버리면,
이제 갈 바다도 갈 섬도 마땅찮다.
한 번 본 풍경에 엄마는 설레여하지 않더라~
서울보다 더 멀지만 처음엔 네이비에 증도를 찍었다.
해제반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과 증도의 소금바다를 보여주고자 했다.
해를 따라 서쪽으로 쭉 가다가,
식당 한 곳이 생각났고 그래서 점심을 먹고자 벌교로 잠시 빠졌다.
세월은 유구한데 인적은 간 곳이 없다.
애써 찾아 간 식당은 주인이 바뀌었고 메뉴 또한 바뀌어져 있었다.
할 수 없이 벌교에 왔기에 벌교스런 식당을 찾았다.
캡쳐된 티비 화면과 왔다간 유명인들의 흔적이 벽에 덕지덕지 붙어 있음을 보았을 때,
발길을 돌려야 했는 데..., 그러지 못했다.
2주 전인가?
무장애탐방로가 있는 주왕산으로 가는 길,
죽장면소재지부근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 들렀다.
그리 정갈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칠천원짜리 촌밥상(다슬기탕)에 엄마는 흡족해 했다.
티비에 나온 집구석 보다 안나온 집구석 찾기가 더 어려운 작금이다.
돈만 버린 맛집을 나오니 14시쯤이었다.
증도로 갈라다가...,
여직 반도 못갔음을 인지하고 탐방지를 급변경했다.
한반도에서 뻗어나간 지류반도들에서 가장 복합다이나믹한 반도는 단연 고흥반도이다.
작년 겨울에도 엄마는 고흥반도를 탐방했다.
더 하여 반도와 해상교량으로 이어진 소록도와 거금도 그리고 내·외나로 역시도!
한 번 간 곳에 설레임은 없다.
증도로 갔어야했는데...,
이순신길에서 나는 직선에 학을 뗐다.
광양항 배후도로 그 개직선이 단연 으뜸이었고, 두 번째로 맞이한 개직선은 고흥만벙조제였다.
고흥반도로 탐방지를 바꾸고나니 이거 뭐를 우째야될지...,
장에서 뭐 살거 없냐?고 하니, 젖국이나 한 병 사가자고 했다.
그렇다면 여수로 가자!
단, 거금도에서 유자막걸리를 산 다음에~
고흥에 왔는데...,
고흥에 오면 무조건 거금도 혹은 나로도에는 들러야 한다.
고흥반도가 챙겨주는 어드벤티지를 구지 마다할 이유가 없다.
거금도를 택했다.
작년 겨울, 엄마는 거금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펼쳐진 바다(해협) 풍경에 놀라워했다.
그건 아마도..., 남해안 해상교량들에서 가장 매혹적인 '거금대교'의 자태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역시 한 번 간 곳에 설레임은 없다.
증도로 갔어야했는데...,
유자막걸리 한 병을 사고,
이제 77번국도 해상교량들이 만든 바닷길을 달려 여수로 간다.
뉘엇뉘엇 해가 지는 시각에 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 도착을 했다.
엄마는 젖국을 사러가고, 나는 회상이 된 길을 서성이며 한 개비를 열라게 빨았다.
옛 터널로 가자!
안그래도 그로 갈라 했는데..., 나처럼 엄마도 마래터널을 생각하고 있었다.
소록, 거금, 팔영, 적금, 낭도, 둔병, 조화, 묘도, 이순신..., 도합 9기의 해상교량을 건넜다.
내려다 보이는 바다풍경에 엄마는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분명 바다는 엄마를 낫게하고 있었다.
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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