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연화도 본문
1차 검사결과가 나오는 날,
나는 겁이나 진료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더하여 엄마가 먼저 진료실을 나오면..., 하는 불안감에 센터를 나오기까지 했다.
두근대는 가슴으로 병원복도를 배회하고 오니 엄마가 보였다.
화장실로 가는 엄마를 졸졸 따라가며 '뭐라 하데?' 조심스레 물었다.
'뭐라 하기는 치료 잘 받으면 된다하지..., 당사자인 엄마의 표정이 해맑다.
일주일뒤 2차 검사 CT를 찍었고,
다음 날 바다가 엄마를 낫게 할 것임을 알기에 통영으로 갔다.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연화도 (2021.05.22)
개설후 주구장창 공사중인 14번국도를 또 지겹게 달려 통영에 도착을 했다.
미륵도 삼덕항에서 배를 타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지만,
통영운하를 가로지르는 뱃길의 유혹을 떨쳐낼 수 없어 통영항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하는 차도선을 탔다.
오늘 연화도를 탐방하면,
엄마에게는 통영에서 갈 수 있는 섬은 더 이상 없다.
차도선이 운항을 하는 두미도와 노대도가 있지만,
하루 두 번뿐인 배편과 섬에 형성된 길들이 미비하기에 차를 가지고 간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더 없이 맑은 날이었다.
더 없이 푸른 바닷길이었다.
쪽빛바다에서 한 숨 자고 일어나니 연화항이었다.
선착장앞 보이는 식당으로 가 밥부터 먹었다.
홍합을 넣어 끓인 미역국이 맛있다며 엄마가 국을 좀만 더 달라고하니 주인은 공손하게 응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당장 현금 결재를 했다.
혼자 온 그 날은 해무가 걷히지 않아 답답했는데,
엄마와 함께 온 오늘은 보이는 섬들이 너무도 많아 지도앱을 수시로 띄운다.
130,000원의 배 삵을 지불하고 두 시간을 머물고자 온 섬,
보이는 섬의 풍경에 엄마가 좋아라하니 가성비는 최고였다.
이름모를 새가 울었다.
엄마가 '연화도 새가?' 했다.
통영으로 나와 집으로 가는 길,
세병관부근을 지나는데 엄마가 장을 보고 가자고 했다.
'돌아다닐 수 있겠나?'
'그라머!'
분명 바다는 엄마를 낫게 하고 있었다.
새꼬시 포를 뜨 재회의 장소로 가니 얼갈이배추를 한뭉탱이 사들고 있었다.
간만에 엄마가 담은 물김치를 먹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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