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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진해만 동측 수역 본문

살다보면 - 픽션은없다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진해만 동측 수역

경기병 2022. 7. 6. 17:06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저녁,

잦은 기침과 속이 아파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엄마를 데리고 응급실로 갔다.

 

오일간의 입원 후 퇴원을 했지만, 

집으로 온 다음날부터 증상은 더 심하게 나타났다.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저녁,

힘이 하나도 없는 야윈 엄마를 데리고 또 응급실로 갔다.

 

"이 어른이 없으면 이제 여름에 옷에 풀먹여줄 사람은 없다"

"도대체 지난 입원때 뭘 검사하고 뭘 치료했냐??"

 

그렇게 시작된 내 지랄은 응급실에서 병동까지 만나는 의료진 모두에게 퍼부어졌다.

혈액종양클리닉 주치의는 그제서야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다음날부터 5과의 협진이 시작되었다.

 

무난하게 목포를 갔다 올 만큼 회복이 되지 않는 한 퇴원은 없다.

내 엄마가 하루를 더 산다면 집구석이라도 판다.

내 바램에 배수진을 쳤다. 

 

입원을 한지 보름이 지나니 엄마의 증상은 확연히 호전되기 시작했다.

엄마는 집에 가고 싶은지, 회진을 온 주치의에게 다 나은 것 같다며 설익은 애원을 했다.

주치의 또한 검사결과가 좋으니 내일쯤 퇴원을 해 아드님 옷에 풀을 먹여도 될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지 일주일이 흘렀다.

목포는 아직 무리일테지만, 거제도쯤이야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 - 진해만 동측 수역 (2022.7.3)

유호전망대에서 바라본 거가대로

 

 

 

집을 나선지 1시간 30분이 지난 12시 30분쯤,

이 곳으로 온 길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유호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엄마를 데리고 종종 이 곳으로 오곤 한다.

 

엄마는 차에 앉았고, 나는 차에서 내려 전망대 난간으로 가 담배 한 개비를 태운다.

꽁초가 되면 이내 이 곳을 떠났다.

오늘 역시도...,

 

 

구영과 황포해변을 둘러 칠천도를 일주한 뒤 점심을 먹고자 했지만,

엄마의 배 고프다는 말에 근처에 위치한 해물뚝배기가 일품이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아놔!

찾아간 식당은 대한민국에서 해물뚝배기를 가장 맛 없게 끓이는 식당이었다.

 

어떤 이유로 맛집이 되었는지? 

맹목적 맹신이란 미각을 혀에 장착한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맛이었다.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가급적 아니 절대 나쁜 마음을 가지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는 요즘이다.

성질 같아서는 전복을 까 밥에다 그대로 올려놓고 나올려다가 억지로 억지로 밑반찬으로 밥을 먹었다.

 

 

 

 

칠천교

 

 

 

칠천도를 일주하고 집으로 오니 16시쯤이었다.

 

엄마가 밥 한 공기를 다 비우는 날이 오면 접경지역에 걸린 하늘길이나 한 번 갔다왔음 좋겠다.

그게 지금의 내 간절한 바램이다.

바라면 이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