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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본문
하늘은 떼 한 점 없이 처맑고,
바다는 그 색보다 더 처푸를텐데...,
배낭메고 멀리 떠나고 픈 그런 날이었지만,
아픈 엄마를 두고 떠날순 없어 아픈 엄마를 데리고 정처없는 일요일 바닷길로 나섰다.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2022.2.27)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또 통영으로 간다.
연화도나 갔다올까, 여객선터미널을 서성였지만...,
일요일 어정쩡한 시간의 뱃길이라 선뜻 배표를 끊지 못했다.
쑥국 때문에 온 통영이라 섬에 가지 않는다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미륵도 바다를 보고, 쑥국을 먹고, 그리고 집으로 가면, 오늘 세월도 가 버린다.
약물에 몽롱한 엄마는 푸른바다가 차창밖에 있었지만 좀체 잠을 떨쳐내지 못하고,
나는 두미도가 보이는 언덕배기에 쪼그려 앉아 세월에다 연기를 뿜어됐다.
쑥국이나 먹고 집에 가자~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들어선 노포의 식당엔,
절단된 도다리의 사체가 쑥대밭에 버려진 듯한 국그릇들을 꽤 찬 사람들이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극악무도한 국 꼬라지에 엄마는 뽈락매운탕을 먹겠다고 단언했다.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그 전화가 기다려지는 시절이 오면,
또 이 곳으로 와 도다리쑥국 대신 뽈락매운탕을 먹어야 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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