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항해의 꿈 -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본문
오후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확률도 있었지만,
엄마가 탄 차를 보돌바다 뱃길에 싣고자 백야선착장으로 향하는 길,
남해고속도로 창원JC에서 1지선을 외면하고 그대로 본선을 유지했다.
그 순간 창원1터널 부근 승용차 관련 사고 소식이 흘러나온다.
13시30분 도착이 왠일로 무난하게 보여지더라니,
안되는 놈은 안되는 게 세상사 진리구나, 싶었다.
운전을 잘 하는 이십대남은 안전거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운전을 못 하는 ㅇ여사는 추월선을 주행선으로 만들며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그런 두 년,놈들이 매칭되면 무조건 사고가 나는 대한민국 사고발생 1위 고속도로에서,
흐르는 시간만을 바라보다가...,
14시를 넘겨 도착한 선착장에서 뭘 하겠노, 싶었다.
오늘 못가면 내일 가면되고...,
함안나들목을 빠져나와 거제도 남단 저구항으로 향했다.
통영이 가진 숱한 섬들 중 단연 으뜸은 매물군도를 이룬 섬들이다.
바람부는 섬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었던 매물도,
원주민과 외지인이 앙숙 돼 사는 소매물도,
등대가 있어 더는 외롭지 않은 해금도,
허나 매물군도의 섬들은 달릴 길이 없어 차를 가져갈 이유가 없다.
더불어 선창가 주변을 제외한 모든 길은 비탈길이다.
그래서 엄마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섬들,
허나 그 매물군도를 바다에서 둘러보는 선상투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보돌바다 뱃길을 포기하고 돌아선 오늘,
매물군도를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저구항으로 왔다.
항해의 꿈 - 거제조선해양문화관 (2023.2.19)
왔는데...,
문제는 바람이었다.
14시30분 3항차는 운항을 하지만,
매물도 당금항까지만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었다.
소매물도를 못보는 선상투어는 권하고 싶지 않다는 창구 직원의 말에 갈등조차도 필요가 없었다.
보돌바다도 못가고...,
매물군도 선상투어도 못하고...,
꼴 좋다!
타지 못한 페리호가 저구항을 떠날 때,
나도 저구항을 떠났다.
그리고 홍포고 여차고 나발이고...,
인근의 대포항으로 갔다.
밥이나 뭇자!
어제는 비가 내려 나서질 못했고...,
오늘은 이름모를 년,놈들이 낸 사고에 길이 막혀 돌아섰고...,
인생사 꼬이는 날이 어디 오늘뿐이었던가,
그래 꼬아라 꼬아~ 그리고 엎쳤으니 덮쳐라 덮쳐!!
그게 내 인생이다.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가노...,
다대다포, 함목, 학동, 망치, 구조라, 와현으로 이어지는 14번 국도를 타고,
16시쯤 지세포 거북선에 도착을 했다.
하늘은 맑아지고,
바다는 저리도 푸른데...,
오늘 또 본의 아니게 관람을 위한 여정이 되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가 그래서 들린,
'거제조선해양문화관'과 '거제어촌민속전시관'에서,
전시된 미니어쳐들과 수족관을 아무 생각없이 관람했다.
인자 집에 가자!
보돌바다로 가다가,
매물열도로 우회를 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아 일없이 거제도를 서성인 하루였다.
그래도 집에서 늙어가는 하세월을 대신했기에 됐다.
진한 멸치육수에 말은 국수 한 그릇을 먹고 집으로 오니 19시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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