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가장 위대한 제독을 기리며 - 삼도수군통제영 제승당 본문
한양에서 하삼도를 바라볼 때,
경상도와 전라도는 좌우를 나눠 수영을 두었고,
임진왜란 당시 수군 통제사의 필요성을 실감한 조정은,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을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함으로써,
장군이 머물던 한산도는 조선 수군의 본영이 됨과 동시에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영으로 자리했다.
숱하게 들락인 한산도이지만,
매 번 제승당을 외면한 입도였다.
그 순간만은 비가 내리질 않기를 바라며,
엄마와 함께 사적113호 한산도 제승당을 참배하고자 11시30분 집을 나섰다.
가장 위대한 제독을 기리며 - 삼도수군통제영 제승당 (2023.7.9)
누적을 시킬 한국뱃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이는 나날,
하늘은 흐리고,
비는 뿌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세상이 회색인 날에는 뱃길에 있음이 행복이라,
일년여의 세월 흐름을 이유로 또 다시 한산도를 들고나는 뱃길을 택했고,
이제 휠체어가 있으니 엄마와 함께 제승당 참배도 가능할 것 같아 통영으로 간다.
출항시간을 정하지 않으니,
이런~ 조금의 정체도 없이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은 13시20분쯤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이 되었다.
엄마는 장가방을 챙겨 나왔고,
장가방을 채우고자 인근의 서호시장부터 찾았다.
여객터미널로 돌아오니 14시10분,
그로부터 가장 빠른 제승당행 철부선의 출항시간은 15시,
날씨가 흐려 그런가,
발권후 엄마는 차에 앉았고 나는 한적하기 그지없는 통영항 주변을 삼십여 분 서성였다.
15시 정각,
흐린 하늘가를 서성이던 갈매기가 따라 붙은 파라다이스호는 통영항을 이탈했다.
흐린 하늘과 그래서 더 흐린 바다...,
좋더라~
엄마는,
서호시장에서 칠천 원 하는 시레기국밥을 먹고,
경로할인이 적용된 오천 원도 안되는 배삵을 내고 한산도로 간다.
저 멀리에 그리운 목포항도 있지만,
오늘은 통영항이 있어 또 설레이는 시절의 뱃길이다.
오랫만...,
맛도 풍경도 자주는 그 진가를 떨어뜨린다.
오랫만에 통영항에서 제승당항으로 가는 뱃길에 승선을 했다.
그 선상에서 마주하는 흐림에 물든 바다...,
좋더라~
15시30분이 조금 지나,
파라다이스호는 한산도의 관문 제승당항에 접안을 했고...,
항 귀퉁이에 차를 세워두고,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내 제승당으로 향하는 엄마의 뒤를 추종했다.
흐린 하늘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호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께로 가는 길...,
장군은 이런 환경을 만들어 모셔야 할 충분한 업적을 가진 분이고,
엄마는 내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이 아름다운 바닷길을 거닐 수 있는 삶을 살았다.
장군도 존경하고,
엄마도 존경하지만,
엄마와 장군의 만남을 위해,
대첩문에서 충무문까지의 100m 남짓한 오르막구간에서는 인력거꾼까지도 존경을 했다.
장군이 관음포에서,
戰方急 愼勿言我死(전방급 신물언아사)란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자,
명나라 제독 진린은,
뱃전에 세 번을 쓰러지며 통곡하길 '고금에 그만한 자 다시는 없다'라 하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던 러시아함대를 대한해협에서 수장시킨 일본의 제독 도고 헤이하치는,
그의 전과를 이순신의 전과에 비유하자 나는 그의 하사관쯤에 불과한 사람이고,
무엇보다 나를 바다의 신께 비유함은 신을 모독하는 짓이라 했다.
코리아둘레길 남해안트랙의 명칭 공모에,
이순신길로 응모를 했지만 결국은 남파랑길로 확정이 되었다.
조만간 문화관광체육부에 민원을 제기해 그 우매한 처사를 반드시 바로잡을 다짐을 하며,
16시10분쯤 대단한 만족감을 보인 엄마와 함께 제승당을 나왔다.
장작지마을과 하포를 둘러 진두항으로 갔고,
으레 진두항에 차를 세우고 항을 조금 서성인 다음 한산도를 떠날 소고포로 갔다.
비가 내릴거라는 망설임으로 방구석에 뒹굴다가는 이런 풍경 다시는 못본다.
오랫만에 찾아든 한산도는 좋았다.
제승당까지 탐방을 했으니 이제 언제 다시 와질지는 모르겠다.
한적한 뱃길이 되나? 싶었는데,
출항 5분이 남았을 때 관광버스 한 대가 승선을 했고,
버스에서 쏟아져나온 왕떼거지 탐방대는 순식간에 뉴을지카페리호를 점령했다.
승선 15분 후,
뉴을지카페리호는 거제도 서부해안 어구항에 접안을 했다.
둔덕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남은 장을 보고,
일요일 아니 주말을 끝내는 회식을 하고자 삼락동으로 갔다.
그래도 한산도가 지척?에 있어,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날이었지만 엄마와 함게 오붓한 섬 탐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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