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보존의 희열 - F1963 본문
예매를 한 출항의 시간이 되어야만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지난 제주도에서의 1박2일,
여름날 세상을 서성인다는 것이 얼마나 지독한 업보인지를 알게 되었다.
호들갑이 피해의 대부분이었던 태풍이 제 구실을 못하고 떠나니,
날은 다시 무더워졌고 서성일 세상은 불지옥의 아비규환이 한창이었지만,
그래도 머물기는 싫어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보존의 희열 - F1963 (2023.8.13)
다들 아수라로 떠났는지,
비워진 도심의 강변길을 달려 12시40분쯤,
고려제강 수영공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한 F1963에 도착을 했다.
땡볕을 머리에 이고,
엄마를 태운 휠체어를 밀며 세상을 서성이는 꼴이 너무도 고달픈 요즘이다.
천정에 공조설비를 갖춘,
거기에 엄마를 태운 휠체어를 밀며 서성일 수 있는 세상마저 갖춘,
그래서 이 곳으로 왔다.
하지만,
나의 문화는 절대 이름이 아니다.
니의 문화는...,
그럼이 나의 문화였고,
엄마의 연로해짐을 막는 방책이었다.
그랬는데,
하도 날이 푹푹 찌니 공장이라고 들어서야 했다.
세상의 모든 철삿줄을 뽑아 엮었던 공장이,
세상에 이리도 쓸모 있음으로 변함이 '보존의 희열'이었다.
찬 바람 솔찬히 쐬었으니 책을 한 권 사줘야 함이 타당했고,
생각이 난 그 책이 꽂혀있다는 I15-3의 책장을 찾아 2층으로 올랐지만...,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에 '아무말도 하지 마라'가 떡하니 서 있었다.
YES24 중고서점외에도,
커피점과 식당 그리고 다수의 전시관들이 있었지만,
파스타 따위로 점심을 먹을 순 없어 13시30분쯤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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