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우주로의 희망 - 나로우주센터 본문
속이 시끄러워 모든걸 저버리고 또 나와버렸다.
감내를 할 인내도 없으면서, 계획을 짜고 서퍼트를 자처한 나를 원망하며...,
엄마를 데리고 내가 걸었던 길로 나감이 제일이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바다는 엄마에게 보여주는 바다뿐이다.
우주로의 희망 - 나로우주센터 (2022.8.14)
섬은 오롯이 그 자태를 유지할 때, 섬으로 각인이 된다.
해상교량으로 연륙이 되는 순간, 이건 섬도 육지도 아닌 정체불명의 지형이다.
고흥반도에는 해상교량으로 육지와 연결이 된 섬들이 제법 있다.
심지어 백투백 해상교량으로 육지와 연결이 된 섬들까지도 여럿이다.
오늘 고흥으로 오고자 했음은,
며칠 전,
달로 떠나는 발사체 중계를 유심히 지켜보던 엄마에게 나로우주센터를 보여주고 싶었고,
또 하나의 이유는,
시나브로 입맛을 회복하고 있는 엄마와 조촐한 남도의 정찬을 먹기 위해서였다.
근데, 이런~
15시가 다돼 식당에 도착을 하니, 재료가 소진되어 영업이 종료되었다고 했다.
할 수 없이 그 옆에 위치한 그 식당을 모방한 식당으로 가니, 이건 장사를 하지 말아야 할 집구석이었다.
그간 고흥반도에 오면 모든 것들이 좋았는데,
어쩌다 잘못 들어선 식당으로 인해 그 좋음이 조금은 퇴색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오늘의 목적지 나로도행에는 변함이 없었고,
나락이 익어가는 초록의 해창만 들판을 가로지를 때에 기분은 다시 좋아졌다.
흐리고 비가 온다고 했는데, 기온이 가당찮다.
16시쯤 외나로도 동단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 도착을 했지만,
더워도 너무 더워서 관람이고 구경이고는 엄두가 나질 않아 광장에 세워진 발사체 조형물만을 보고 돌아섰다.
외나로도항을 좀 서성이다가,
사양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여수로 나가기로 했다.
내나로도에서 사양교를 건너 사양도에 들어섰다.
아이구 지나 내나...,
마을정자 혹은 집앞 그늘에 앉아 세월을 버티는 또래의 주민들을 보며 엄마가 측은지심을 읊는다.
세월은 야속한기라...,
이 말이 하고 싶었지만, 내가 이 말을 하면 엄마의 측은지심이 더 깊어질 것 같아서 참았다.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휴가면 고향으로 와 매일 집앞에 앉아 세월을 버티는 부모를 모시고,
그 부모가 한 번도 간적이 없는 곳으로 놀러가는 자식들이 있기를 바라며 사양도를 나왔다.
이제 77번국도 바닷길을 달려 여수로 갈 것이다.
가막만대교가 되기를 바래왔지만, 결국은 선소대교였다.
선소대교를 건너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로 오니 18시30분이었다.
조금은 이른 시각이었지만, 저녁을 먹고자 찾아 간 식당은 영업이 종료되었다고 했다.
오늘 찾아 간 식당마다 전부 와 이렇노...,
혹시나 싶어 미리 알아둔 식당을 가고자 돌산대교를 건너는데,
여수밤바다가 시작되고 있었다.
여수밤바다고 나발이고,
갈치조림 잘 하는 집구석을 찾아 내 눈이 더 초롱해졌다.
일일 확진자 수가 또 다시 이십만 명을 웃도는 데...,
여수밤바다는 그들에게 맡기고 거북선대교를 건너 집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광양만 상공에 떠 있는 이순신대교를 지난다.
지날 때 마다 그 높이에 압도를 당해 조금은 겁이 난다.
허나 뒷자리에 엄마가 앉았는데, 뭐시 겁이나겠노...,
세월이 아무리 야속해도,
오늘 또 여수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엄마와 함께 이순신대교를 건넜다.
내 생에 픽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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