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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와 오른 하늘길 -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 본문

한국삭길 - 하늘풍경길

엄마와 오른 하늘길 -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

경기병 2023. 6. 15. 10:02

한국뱃길에 이어,

엄마와 오른 하늘길 역시도 그 남음이 바닥을 치고 있다.

 

KS는 파주와 정선만이 남았고,

BS는 유물같은 하늘길 여섯 줄이 남았다.

 

KS는 새로운 하늘길이 열리기까지는 남겨둬야 하고,

BS는 그 인내의 기간에 채우는 하늘길이 될 수 밖에는 없다.

 

우리 동네에도 BS 하늘길은 있다.

대한민국 하늘길 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금강케이블카'를 탑승하고자,

재한유엔기념공원을 나와 백운포에서 점심을 먹고 15시20분쯤 금강공원에 도착을 했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 (2023.6.11)

금정산을 오르내리는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

 

 

지금까지 오른 BS 하늘길은,

무주의 덕유산과 서울의 남산 그리고 대구의 팔공산이었다.

 

집 근처에도 BS의 하늘길은 있었지만,

그 누적의 수가 19에 이를 때까지 쳐다도 안본 하늘길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승강장까지의 200m 산행 그리고 승강장에서 플랫홈까지의 계단들 때문이었다.

 

여든셋 엄마가 감당할 접근성은 절대 아니었다.

 

 

 

 

 

 

 

시도였다.

 

정문에서 500m 떨어진 공영주차장으로 가며,

엄마랑 승강장쪽으로 먼저 올라가 있으라고 했다.

 

주차를 하고 승강장으로 가니 그 안스러운 고행을 본 기억도 없는데,

엄마는 승강장 근처 벤치에 앉아 있었다.

 

 

 

 

 

 

 

 

 

엄마에게 난제는 또 있었다.

 

승강장으로 올라서는 계단,

그리고 매표소와 플렛홈으로 오르는 각각의 계단들,

 

엄마의 눈치를 보며 먼저 승강장으로 가 발권을 했다.

그리고 신경질 일보직전의 표정으로 올라오는 엄마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15시55분,

엄마는 200m 산행과 3곳의 계단을 올라,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 1호기에 힘겹게 하지만 무난하게 탑승을 했다.

 

그 눈빛에는 '미칠려면 니나 미치지 왜 내까지...,' 하는 원망 한 가득이었다.

 

 

 

 

유물이 된 '금강케이블카' - 1

 

유물이 된 '금강케이블카' - 2

 

 

제원표의 글자색마저 지워진 낡디낡은 케이블카...,

 

운영주체도 케이블카처럼 늙어가는지,

시설보강 같은 마게팅 활성화의 의지는 전혀 없어 보였다.

 

어쩌면 그렇게 세월따라 잔잔히 흘러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16시 정각,

 

1966년 9월부터 숱한 부산시민들을 금정산 중턱 해발 540m 지점으로 실어올린,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는 1,260m 로프웨이를 타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부산 도심의 풍경에 엄마는 5분 전 고행의 기억을 떨쳐냈다.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해지는 내 고향 내 사는 부산이었다.

사람이 만든 풍경이 천혜를 만들어 놓았다.

 

 

 

 

 

 

 

 

 

탑승 7~8분 후 상부승강장에 닿았다.

 

지난 남산케이블카 탑승의 잔상이 떠오른다.

악몽 같았던 도심의 정체,

다소 과하게 책정된 주차비와 운임,

그리고 모든 풍경을 숨겨버린 운무와 비...,

 

이리도 좋음이 이리도 가까이에 있었는데, 말이다.

 

 

 

 

 

 

 

 

 

 

 

금정산이 국립공원이 된다면, 

국립공원 될 산은 너무도 많아지고, 벌을 새라 불러도 될 판이다.

표가 급한 놈들의 공약으로 딱 안정맞춤이다. 

 

국립공원이 되면 뭐시 좋아지고 뭐시 나빠지는지 제발 좀 알고 들 설치길 바란다.

지정되는 구역의 경계에 따라 그 희비가 바뀌겠지만 산은 공원의 기능만을 가진게 아니다.

 

산은 산인데,

구지 국립공원이란 규제를 덧쒸우면,

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은 패자가 돼 산을 떠나야 하고,

산을 더럽히는 떼산행꾼들만이 몰려와 승자들의 난장판만을 열 뿐이다.

 

 

 

 

 

 

 

 

 

케이블카가 도착할 때 마다,

예쁜 꼬마들이 엄마 혹은 아빠의 손을 잡고 톡톡 튀어나온다.

 

분명 이 산은 저 꼬마들의 것이기도 하다.

 

후대에 물려줄 자연..., 운운하기에 앞서,

홀로 산에 가는 걸음부터 배워 제발 산 좀 시끄럽게 하지마라!

 

 

 

 

 

 

 

엄마가 시원한 숲 그늘에서 달콤한 메로나를 다 먹었다.

산을 내려갈 시간이 되었다.

 

 

 

 

금강케이블카 내림길 - 1

 

금강케이블카 내림길 - 2

 

금강케이블카 내림길 - 3

 

금강케이블카 내림길 - 4

 

 

16시50분쯤 하부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어제 비진도로 가는 뱃길에서는,

가까운 섬은 내 갈 곳이 아닌냥 먼 섬들만을 떠돌다 온 기분이 들었다.

 

오늘 금정산을 오르는 하늘길에서는,

한동안 저버린 금정산에게 조금은 미안했다.

 

 

 

 

 

 

 

대동으로 가 국수 한 그릇씩을 쏵 비우고,

집으로 오니 또 그렇게 엄마와 서성인 하루가 저물더라~

 

 

 

 

엄마와 오른 하늘길 시리즈 20  「금강공원 금강 케이블카」

□ 제작사 및 운영주체 : (주)유창삭도

□ 연장 및 최고점 : 1,260m / 54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