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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남원엔 눈이 내리고 - 국립민속국악원 '2023송년국악잔치' 본문

문화투어 - 작품을보다

남원엔 눈이 내리고 - 국립민속국악원 '2023송년국악잔치'

경기병 2023. 12. 19. 10:50

벽에 걸린 달력은 마지막 잎새처럼 한 장이 남았고,

그 한 장에 나열된 서른하나의 날들 중 이미 절반의 날들이 지워졌다.

 

무슨 세월이 이리도 빨리 흘러가는지,

도는 지구가 그 애달픔을 알기나 하는건지...,

 

 

아프지만...,

그래도 약 잘 먹고 밥 잘 먹어,

내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엄마한테 그 고마움을 표하고자,

국립민속국악원의 '2023송년국악잔치'가 열리는 남원으로 간다. 

 

 

 

남원엔 눈이 내리고 - 국립민속국악원 '2023송년국악잔치' (2023.12.16)

 

 

 

울산함양고속도로만 개통되면 남원쯤은 일도 아닌데,

도대체 뭐를 우짜고 있는지, 올해는 개통이 되겠지란 기대는 또 저버림을 당했다.

 

2023년 12월에도 아니,

2024년 12에도 남원으로 가는 길은 진주를 둘러야 될 듯 싶다.

 

 

남원에는 폭설이 내린다 했고,

한파에는 집구석에 있으라 했지만,

눈과 한파를 핑계로 이미 예약을 한 사항을 저버릴 수는 없어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분기점

 

 

 

 

 

 

 

 

 

 

 

통영대전고속도에서 광주대구고속도로로 길이 바꾸니,

눈, 눈이 쏟아진다.

 

눈이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눈이 내리는 남원에 들어서니 13시40분쯤이었다.

 

 

 

 

 

 

 

 

 

 

먼저 식당을 나와 눈을 맞으며 광한루 서문주변을 서성인다.

 

절대 눈이 내리지 않는 부산에 사는 엄마를 데리고,

나는 눈이 내리는 남원으로 왔다.

 

요즘 내가 사는 이유였다.

 

 

 

 

 

 

 

 

 

 

14시20분쯤 요천의 춘향교를 건너,

지난 시월에도 공연을 보러 온 국립민속국악원에 들어섰다.

 

 

 

 

 

 

 

 

 

 

잘난 액수는 아니지만,

납세를 한 가치는 국립이 붙은 시설들에서 느낀다.

 

지난 10월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처음 접한 국악공연은,

일주일이 지난 11월에는 진도의 '국립남도국악원'으로까지 어어졌다.

 

 

 

 

 

 

 

 

 

 

 

 

 

 

 

 

진정한 한류는,

외래의 요소들이 전혀 묻지 않은 국악에 있었다.

 

요상하지만 청아한 음,

화려하지만 절제된 미,

북치고 장구치고 춤추고 노래하는 그 격은 대단했다.

 

 

 

 

 

 

 

 

 

 

오로지 그 하나에 매진하여 산다는 것은 수행에 버금가는 집념이다.

그로해서 보존되고 이어진 풍류는 한민족의 자부심이고 멋이다.

 

그런 그들을 진정으로 응원한다.

 

 

 

 

 

 

 

 

 

 

눈 내리는 2023년 12월 16일 15시,

드디어 '국립민속국악원'의 2023송년국악잔치가 시작됐다.

 

 

 

 

 

 

 

밖엔 눈이 내리고,

예원당에선 한류가 꽃을 피운다.

 

거문고 타는 소리 더 없이 좋더라~

 

 

 

 

 

 

 

유료로 전환을 한다고해도 충분한 관람의 가치를 가진,

국립민속국악원 '2023송년국악잔치'는 16시40분쯤 감동으로 끝을 맺었다.

 

엄마가 즐거워하니 그 감동은 배가 됐다.

 

 

 

 

 

 

 

달력까지 얻어 국악원을 나오니,

눈 내리는 저물녁 남원의 풍경에 떠나기 참 싫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