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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내년쯤에나 걸어야지..., 했는데, 해파랑길, 유일하게 남겨둔 46코스를 뜻하지 않게 채우고자 09시 집을 나섰다. 남들은 한번 길로 나서면 1박을 감수하기도 하면서 최소 서너코스는 이어놓는 해파랑길이지만, 의지박약형에 밖에서는 절대 혼자 못자는 나는, 가급적 당일 트레킹만을 추구했다. 그 마저도 걷기가 싫어지면, 시점으로 찾아 간 만만찮았던 이동의 보람도 없이 허무하게 돌아서 집으로 오곤 했다. 그래서 2016년9월에 시작한 내 해파랑길은 아직도 진행중이었고, 지난 5월 그 끝을 내고자 고성속초구간으로 갔지만, 끝내 46코스는 채우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내년쯤에나 채워야지..., 했는데, 십여년만에 부산~양양간 항공노선이 복원되었고, 한번 타봐야지~ 싶었다. 득분에 4년째 끝을 못낸 길도 종지부..
잠이 와 죽겠다. 인증에 인생을 걸은 그 중년 남,녀 때문에 48~47의 게시판에서 2분여를 기다려 안내판을 찍고, 16시02분 가진항을 향해 걸음을 이었다. 해파랑길 47코스 - 가진항에서 삼포해변 (2020.05.23) 남해안 해안지선을 상대로 한 이순신트레일과, 대한민국령 섬 길을 상대로 한 아리랑길에서 본 풍경들은 해파랑을 잊게 했다. 사는게 그저그런 날이라서 나온 해파랑은 사람을 길에 미치게 했고, 길에 미친 나는 잠이 와 죽겠는데도 불구하고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에서 삼포로 가고 있다. 그나저나 오늘 속초해변까지는 가야하는데..., 너무도 졸린다. 내려오는 눈꺼풀을 올려가며 걷기가 참 고달프다. 기록을 하는 지금, 사진을 봐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고, 어느 길을 걸어 삼포로 갔는지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