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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베이스캠프 - 국립변산자연휴영림 숲속의집 바다향기6 본문

멈춰선길 - 베이스캠프

베이스캠프 - 국립변산자연휴영림 숲속의집 바다향기6

경기병 2025. 2. 12. 11:48

봄엔 꽃이 피고,
여름엔 소낙비가 내리고,
가을엔 을사년스런 바람이 불고,
겨울엔 함박눈이 소리없이 내려앉고,
 
그러나 눈은 내리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눈은 내리지 않는다.
 
그러니 눈 내리는 곳을 찾아 떠날 수 밖에는...,
 
 
 

베이스캠프 -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바다향기6 (2025.2.8~9)

눈 내리는 날의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바다향기 스트리트 - 원경

 
 

눈 내리는 날의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바다향기 스트리트 - 근경

 
 

 
 
 
다 좋은데...,
 
지독히도 눈이 내리지 않아,
겨울이면 저주의 땅이 되는 부울경 남동임해지역...,
 
 
 
 

2025년 2월 7일 전국날씨

 
 
고작 10만㎢ 반도에서 어떻게 이런 희한한 분포의 일기도가 생성되는지,
하늘과 기상청이 한통속으로 부울경 남동임해지역을 유린한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금요일 오전, 
저주의 땅에 쌓이지도 않을 눈이 잠시 내렸다.
 
그 짧음에 사람들은 들뜨기도 했지만,
그 짧음은 분명 저주를 넘어선 우롱에 가까운 하늘의 처사였다.
 
 
 
 

남해고속도로(부산~순천) 경남도와 전남도의 도계

 
 

 
 
 
며칠간 계속되는 폭설에 아비규환인 지역도 있을 수 있겠지만,
아비규환을 당할지라도 눈 내리는 그 곳을 찾아 09시30분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고,
 
남해고속도로(부산~순천)가 끝나고,
호남고속도로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하얀게 보이기 시작했다.
 
 
 
 

 
 
 

 
 
 
콜라보는 접어두고,
콜라뷰는 두 요소가 합쳐진 풍경으로 간주한다.
 
이번 폭설의 최대 수혜?지는 변산반도였고,
그 변산반도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세운 가장 아름다운 자연휴양림이 있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 눈이 내리면..., 
 
 
 
 

 
 
 

 
 
 

 
 
 
바램은,
그 콜라뷰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기를...,
 
더 바램은,
줄포만 만입의 바닷가 언덕배기에 지어진 '숲속의집 바다향기'에서...,
 
 
 
 

 
 
 

 
 
 

 
 

제발까지 붙인 간절한 바램과 더 간절한 더 바램은 이뤄졌다.
 
눈 안내린 2선의 고속도로와 눈 내린 3선의 고속도로 315km를 질주한 14시쯤,
변산반도로 들어서는 초입 줄포나들목을 빠져나왔다.
 
 
 
 

 
 
 

곰소항수산물판매센터

 
 

곰소항

 
 

 
 
 
폭설에 방문객의 안전을 걱정한 휴양림에서는,
늦어도 17시까지는 꼭 입실을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이 때 나는 이미 변산반도에 있었다.
 
 
 
 

 
 
 

 
 
 

채석강과 격포항

 
 
변산반도에 들면 으레 격포항을 서성이게 된다.
떠돎의 습관이다.

 
 
 

 
 
 

 
 
 

 
 
 
서해안 횟집들의 칼질은,
회맛을 살리는 솜씨가 아니라 회맛을 조지는 솜씨다.
 
그러함에도 오늘 또 회포장을 했다.
그러했음은 격포항 서성임의 이유를 달고자 함이었다.
 
자연휴양림과 하나로마트는 콜라보이기에,
변산농협 하나로마트 격포지점에서 줄포산 막걸리 한 병도 샀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번 여정의 베이스캠프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 들 수가 있었다.
 
 
 
 

 
 
 

 
 
 

 
 
 
15시30분이 조금 지난 시각,
 
다시 여기에 오기를 기다리며 산 3개월이 흘러,
다시 여기에 엄마를 데리고 왔다.
 
변산반도와 줄포만에 함박눈이 내리는 날에...,
 
 
 
 

콜라뷰 50% - 줄포만에 내리는 눈

 
 

콜라뷰 50% -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올해 여든다섯이 된 엄마를 데리고,
또 다시 북위 38˚30' 이남의 한반도 여기저기를 떠돌게 한 계기는,
 
지난해 11월 서천군 소재 국립생태원 방문 시,
베이스캠프로 이용을 한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이 시발이었다.
 
더 정확히는 그날 예약이 된 연립동 '조기'가 보일러 고장으로,
줄포만 만입의 바닷가 언덕배기에 지어진 숲속의집 '바다향기1'로 대체되면서 부터였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숲속의집-바다향기(7~9) 뒤태

 
 

국립변산자연휴양림-숲속의집-바다향기(6~3) 뒤태

 
 
그로부터 여덟 곳의 자연휴양림들을 떠돌았지만,
그럴수록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바다향기는 더 각별함으로 여겨졌다.
 
 
 
 

 
 
 

 
 
 

 
 
 

찍으면 개난리를 치싸서..., 몰래 한 컷

 
 
떠나와,
눈 내리는 통유리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은 엄마는,
 
떠나오기 전,
떠남에 주춤였던 당신의 말은 넌지시 망각을 하고,
눈 내리는 변산반도 언덕배기에서 눈 내리는 줄포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내 또 다시 서해안에서 회를 산다면 인간이 아니다.

 
 
처음엔 곰소항으로 갔다.
수족관 물이 어찌나 뿌연는지 이내 돌아섰다.
 
그리고 간 격포어촌계회센터에서 회를 구입하며,
잡는 도마 써는 도마가 같음을 보고 버려야겠구나..., 했다.
 

몇 점을 먹다가 역겨워 땔챠뿌고,
엄마는 따뜻해진 방바닥에 요를 깔고 눕고,
나는 휴양림을 둘러보고자 쓰레기가 된 회를 담아들고 객실을 나왔다.
 
 
 
 

 
 
 

 
 
 
산책로를 가진 휴양림들 중,
지금까지에서는 돌산도 '봉황산자연휴양림'과 '산청한방자연휴양림'이 최고였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 조금은 기대를 가지며...,
 
 
 
 

줄포만 - 1

 
 

줄포만 - 2

 
 

줄포만 - 3

 
 
여로 오면 여가 제일이다 시부려야 하고, 저로 가면 저가 제일이다 시부려야 한다.
그리 시부리는 까닥은 절경에 대한 치켜세움이자 간직에 대한 격려이다.
 
눈 내린 변산자연휴양림에서 바라보는,
눈 내린 변산반도와,
눈 내린 줄포만은,
 
이미 절경을 넘어서도 한참을 넘어서 있었다.
 
 
 
 

작년 11월에 머물렀던 바다향기1 - 1

 
 

작년 11월에 머물렀던 바다향기1 - 2

 
 

작년 11월에 머물렀던 바다향기1 - 3

 
 
아직은 회상으로 넘길 수가 없어,
오늘 또 엄마를 데리고 이곳으로 왔다.
 
오늘이 회상이 되려하면,
다음에 또 엄마를 데리고 이곳으로 올 것이다.
 
 
 
 

 
 
 

 
 
 
맛집이고 휴양림이고 나발이고,
내 사는 곳에는 어느 곳 하나 마음가는 곳이 없다.
 
더하여 평생을 처기다려며 살아도 눈 한 번 시원하게 처내리질 않는다.
 
 
 
 

연립동과 숲속의집(바다향기1~9제외)으로 가는 내부도로

 
 

연립동

 
 

숲속의 집들(바다향기1~9제외)로 이어지는 내부도로

 
 

숲속의 집들(바다향기1~9제외)

 
 

모항경관전망대

 

쌍계재로 이어지는 내부도로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내부도로 끄트머리 쌍계재에 닿아있었다.
 
 
 
 

 
 
 

쌍계제에서 바라본 줄포만 - 1

 
 

쌍계제에서 바라본 줄포만 - 2

 
 

쌍계제에서 바라본 줄포만 - 3

 
 

쌍계제에서 바라본 줄포만 - 4

 
 

쌍계제에서 바라본 줄포만 - 5

 
 
신은 겨울이면,
당신이 만든 만과 반도를 가끔은 눈으로 치장을 시키고...,
 
그러면 인간은 그 곳으로 와 그 곳을 서성이며 신의 은총이라 떠들어 된다.
 
 
 
 

신과 인간이 만든 걸작 - 1

 
 

신과 인간이 만든 걸작 - 2

 

 
이 풍경속을 서성이고자 340km를 서북진하여 변산반도로 왔고,
이 풍경속에 머물고자 금요일 새벽 빈방이 나오길 3시간이나 기다렸다.
 
 
 
 

누군가?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은 수정 고드름

 
 

햇님이 쓰다 버린 쪽박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앞 해안지선에는,
서해랑길과 변산마실길로 지정이 된 좁다란 오솔길이 지난다.

해안지선으로 내려와 그 길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휴양관 A동

 
 

A~B동 연결 데크

 
 

휴양관 B동

 
 
휴양관 앞을 지나는 데,
그 수가 족히 열은 넘어보이는 사람들이 왔음을 기념하고 있었다.
근데 의외로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들로 보여져 왜 내가 안심이 되는지..., 모르겠더라~
 
산림청 혹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의 설립 취지는,
아마도 대 국민 휴양처 제공이 아닐까? 싶다.
 
떼거지로 몰려와 처마시고 처떠들고 처놀다가 처자빠져 자라고 만든 시설은 절대 아니다.
근데 간혹 있더라~

 
 
 

2024 가을

 
 

2025 겨울

 
 

2024 가을

 
 

2025 겨울

 
 

세월은 또 그렇게 흘러 와 있었다.
나는 또 그 만큼 늙었다.
 
에라이 시발~
 
 
 
 

 
 
 
세월이고 나발이고 시계를 보니 18시였다.
엄마 밥 해줘야 한다.
 
에라이 시발~
 
 
 
 

혹시나 싶어 냄비 하나는 가져왔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은 칭찬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특히 주방시설과...,
특히 밥 하는 입장에서는...,
 
인덕션 화구의 수와 크기별 냄비의 비치,
그리고 스테인레스후라이팬은 여타의 휴양림들을 압도한다.
 
 
 
 

 
 
 

 
 
 
저녁을 먹은,
그래서 휴양림의 밤이 찾아오면,
 
아무런 할 짓이 없다.
그래서 쫌 춥지만 또 기나갔다.
 
 
 
 

 
 
 

 
 
 

 
 
 

 
 
 

 
 

다 좋았는데,
 
덮는 이불과 베개가 전형적인 업소용이라 숙면이 불가한 밤이었고,
장에서 파는 닢이불과 집에 있는 내 베개가 너무도 그리운 밤이기도 했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바다향기6에서 맞이한 2025년2월9일의 아침

 
 
이불은 걷어차 내삐리고,
베개는 모로 세워 베다가 접어 베기도 한 아주 몸서리 친 잠자리였다.
 
그래도 눈을 뜨니 창가에 아침은 와 있었다.
 
 
 
 

요즘 가장 행복한 순간

 
 

 
 
 

 
 
 
어쩌면 햇살 들이치는 창가에 엄마와 마주앉아,
엄마는 4,000원 짜리 재첩국에 나는 1,000원 짜리 곰탕에 밥을 말아 먹고자,
한반도 38º30'이남에 산재한 국,공립자연휴양림들을 찾아 떠도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함이 우려낸 국물보다 더 진한 인생인기라~
 
 
 
 

 
 
 

 
 
 
아침도 먹었고...,
그러니 이제 따나야 한다...,
 
그러함도 떠도는 생이 감당해야 할 자처다.
 
 
 
 

다음에 엄마랑 또 올께..., - 1

 
 

다음에 엄마랑 또 올께..., - 2

 
 

다음에 엄마랑 또 올께..., - 3

 
 
퇴실 한 시간 전인 10시,
떠나기는 너무도 싫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갈 곳 있음도 아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을 떠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