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영남알프스(간월재) 본문
그런 주말을 끝내고, 이런 주말로 가자.
머물러 있지 말고 돌아 다니자는 맥락하에서, 맥락별 연속성이 필요했고 여럿 가치들을 생각한 결과
동해안 770Km를 10구간 50코스로 나눠 걷는「해파랑길」을 걷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 경량 배낭 하나가 필요했고, 토요일 배낭을 구입하러 갔다가,
배낭도 샀지만, 구경하러 들린 콜맨매장에서 비박용2P텐트도 사고 말았다.
텐트를 사니 오후부터 당장 시작하기로 한 해파랑길 1코스는 아랑곳 없이 비박산행이 가도 싶어졌다.
영남알프스-간월재 (2016.9.3~4)
[구글어스 위성사진]
산행요약
1) 제 1일차
○ 이동(서창→배내고개)
14:25 서창(자차) → 15:05 복합웰빙센터
○ 산행(복합웰빙센터→간월재)
15:15 복합웰빙센터 → 15:45 홍류폭포 → 16:40 임도시점 → 17:30 간월재
2) 제 2일차
○ 산행(간월재→복합웰빙센터)
07:36 간월재 → 08:13 임도종점 → 08:40 홍류폭포삼거리 → 08:55 복합복합센터
○ 이동(복합웰빙센터→서창)
09:00 복합웰빙센터(자차) → 09:35 서창
엄청난 폭염의 나날이었고, 비는 한동안 내리지 않았다.
그러다 모처럼 비 같은 비가 내린 다음날, 산행들머리인 영남알프스 복합웰빙센터로 간다.
작괘천이 물로 넘쳐난다.
[영남알프스 복합웰빙센터]
산행 초입에서, 특히 박배낭을 맨 상태에서는 약간의 갈등이 생긴다.
포기? 다른 곳으로의 선회?
하지만 돌아서고 난 뒤 밀려 올 그 후회됨을 알기에, 쉽사리 돌아 설 수는 없다.
오름이 힘들고 지루한 사람은 하나의 길을 몇개의 구간으로 등분 시켜야 한다.
간월산장이라 불리다, 얼마전 조성된 복합웰빙센터에서 간월재까지 나는 세구간으로 나눈다.
초입에서 홍류폭포삼거리까지, 홍류폭포삼거리에서 임도합류점까지, 그리고 임도합류점에서 간월재까지...,
구간별로 오르는 방법도 중요하다.
초입에서 홍류폭포삼거리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라 그냥 걸으면 된다.
홍류폭포삼거리에서 임도합류점까지는 고개를 푹 숙인채 땅만 보면서 1500보를 세고서 고개 들면 임도가 보인다.
마지막 임도합류점에서 간월재까지는 임도를 가로 지르는 샛길 여섯구간을 나 죽었다 생각하고 -5, -4... 하면서 오르면 된다.
그러면 코 잎에 간월재약수터와 간월재데크로 오르는 계단이 나타난다.
[초입에서 홍류폭포삼거리구간]
[홍류폭포삼거리]
당초 신불산 정상에 있는 데크에서의 비박도 생각을 했지만,
박배낭의 무게, 초행길 바위능선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간월재를 비박지로 택했다.
[홍류폭포]
[임도합류점]
임도구간에서 샛길 6번만에 간월재가 나타났다.
[간월재 약수터]
두시간여만에 간월재에 도착을 했다.
도합 5번 간월재에 올랐고, 이미 세번 이 곳에서 산 잠을 잤다.
나를 포함한 간월재에서 비박을 하는 사람들의 작태로 보아, 곧 비박금지 조치가 단행 될 것 같다.
오늘이 마지막 간월재비박일 수도...,
지난번 천황산에서 바위 위를 비박지로 택하다 보니,
팩다운을 못해 돌덩어리를 텐트속에 넣어 바람으로부터 텐트를 고정시켜야 했다.
그 득에 밤세 불어 오는 바람에 텐트의 날림은 없었지만, 돌 덩어리가 차지한 바닥천은 찢어지고 말았다.
더하여 그간의 내 무심한 텐트관리가 노후화를 앞당겼다.
작금의 비박지는 각종 텐트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텐트에 만족을 했고 더 이상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허나,
바닥이 찢어지고, 압축색의 지퍼가 고장나고, 폴대케이스마저 잃어 버린 시점에서,
오늘 대체 할 텐트 하나를 샀을 뿐이다.
출발전 오늘 구입한 텐트를 사용할 심산이었지만,
막상 배낭을 꾸리니 새텐트는 왠지 쳐다 보기 싫고, 지금까지 나를 재워준 텐트를 챙기게 되더라
간월재데크에 정성을 들여 텐트를 설치하니, 아직은 쓸만 했고 그 자태가 너무 곱다.
[북→간월산]
[남→신불산]
[서→천황산]
[동→등억리]
같이 온 이들도 있었지만, 처음의 그때처럼 오늘은 혼자다.
역시 간월재는 혼자 와 산 잠을 자야 제맛이다.
날씨 탓인지? 데크가 한적하다.
소주 한팩 맥주 한캔을 가지고 왔지만,
맥주는 끝내 따지 않았고, 안주로 가져 온 오리불고기가 별로였는지 소주도 남겼다.
수면시간은 꽤 길었지만,
숙면과는 먼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텐트의 지퍼를 여니...,
"아- 역시 간월재!"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아침을 먹는다는 것도, 커피를 마신다는 것도, 하기 싫다.
빨리 집으로 가 샤워를 하고 얼갈이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고 싶다.
미련 없이 등짐을 꾸리고, 주변 정리를 하고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총 산행거리]
복합웰빙센터----------------간월재----------------복합웰빙센터
3.8Km (3.8Km) 3.8Km (7.6Km)
고저차 660m의 조금은 힘든 산행이었는지 자고 일어나니 잇몸이 붓기 시작했다
돌아 오는 주말에는 해파랑길 부산구간 제1코스를 꼭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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