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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대운산(서장횡주) 본문

지루한길 - 산에가는길

대운산(서장횡주)

경기병 2017. 4. 3. 08:12


집 뒤에,

부산근교에서는 제법 유명세를 가진 대운산이 있다.


이미 서너번 정상에 올랐지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은 채, 그냥 심심해서 오른 산으로 치부했다.


오늘, 조금은 특별한 등로를 걸어보고자 한다.

산 넘어에 있는 장안사까지 가는 이름하여 서(창)~장(안사)횡주!




대운산-서장횡주 (2017.4.4)



[구글어스]





부제 - 진달래 엔딩


산행거리 및 시간 :  12.2Km / 4시간20분


10:40 산행시작  →  12:40 대운산2봉  →  13:15 불광산  →  14:30 장안사  →  15:00 상장안 마을버스정류장




[산행시점]




기초대사량이 부족한 체질에, 잦은 술자리..., 

몇달째 산에도 가지 않았기에 산을 오르는 근력도 많이 저하가 되었을테고...,


이래 저래 산에 가야 하는 쯤이다.




[워밍업구간의 끝지점]



[앞 천성, 뒤 대운에 틀어 박힌 양산시 서창동]




오르기전 생각한 코스는 대추봉을 거쳐 대운산2봉으로 가는거였지만,

이미 두번 오른 대추봉이었고, 700미터 연속된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임도를 택했다.


화려해 보이지만, 수줍게 핀 진달래가 올해 역시도 철쭉을 앞질러 만개를 해 있다. 





[두번째 된비알의 끝]


[저 멀리 고당봉과 청룡동이 보인다]



[임도 시작]



[대운산, 서창, 용당(대운산자연휴양림)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2010년 대운산자연휴양림에서 처음 숲잠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주말이면 어김 없이 휴양림을 찾았고,

심지어 여름이면 휴양림에서 기거?를 하면서 출퇴근도 했다.


휴양림이 유명세를 타면서,

휴양림에서의 숲잠이 더 이상 곤란한 여건이 되었을 때, 나는 휴양림이 싫어졌다.




[대운산길의 최고 절경]






대운산2봉 정상에 도착을 했다.


근간의 주말에 산은 북새통이다.

인터넷, 전화기를 매개체로 하여 모인 이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혼자 걷는 산길의 호젓함 보다는 어울려 가는 미묘한 소풍에 초점을 둔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다.


힘들게 정상에 올랐는데,

떼로 온 사람들이 정상석을 장악하고 있다면 아주 신경질이 난다.

주위의 시선 따위는 생무시를 하고 원샷에 투샷에..., 단체샷을 찍고도 부족했는지 또 원샷~

아놔~ 정말 꼴보기가 싫다.







정상석만 찍고, 불광산으로 간다.


그 길가 평지에서 이번엔 또 다른 무리의 남녀들이 모여, 호색의 웃음소리를 내며 점심을 먹고 있다.

빠른 걸음으로 빨리 그 소리들에서 벗어나고 싶다.







불광산을 거쳐 장안사로 내려 가는 길.


중년의 아주머니 두분이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호젓하게 걷고 있다.

앞서 본 그런 분류의 산행과는 너무도 상반되는 아름다운 뒷모습이다.


물론,

산이 내 것도 아니고, 남들이 어떤 형식으로 오던 관여할 바는 절대 아니지만...,


3040, 4050, 싱글, 그런 글귀들이 쓰여진 현수막을 펼치는 있는,

포털을 기반으로 하는 산악회 무리들과 마주칠때 마다 나는 왜 산에서 저러는지 이해가 안된다.

꼭 그런 형식으로 산에 와야 하는지..., 



  



[산의 길은 다 내려 왔고, 이제 사람의 길로 접어 들었다] 




[휴일을 맞은 장안사]






상장안 마을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하니 3시였고, 버스의 출발시간은 3시30분.

지루하게 버스를 기다리는데, 산행을 마친 이들이 속속 정류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불특정 다수의 중년 떼거지 산행팀도 가세를 한다.


혼자서는 산에 못가는 사람들과, 혼자서는 절대 산에 안가는 사람들과 같이 탄 버스안은,

금새 시덥지 않은 대화들로 소란스러워 진다.

아- 오늘 진짜!!


다행히 10분뒤,

그들은 스스로 대놓고 밝힌 모처로 가지 위해 좌천삼거리에서 내렸다.

하마터면 언잖아질뻔한 기분도 사그라들었다.



진달래가 말했다

'내가 저 미친년,놈들 유희의 소품이 되려고 핀 줄 아냐?


내가 말했다

'벚꽃은 그 꼴 보기 싫어 엔딩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