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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영남알프스(사자봉) 본문

지루한길 - 산에가는길

영남알프스(사자봉)

경기병 2016. 8. 25. 13:57


심심한 휴일이면 혼자서도 거림낌 없이 산에 가게 된다.


내 사는 곳 가까이에 영남알프스라 불리우는 유명세를 가진 산군이 있다.

행정구역상 울산(울주), 경북(경주, 청도), 경남(밀양, 양산) 3도, 5개 시˙군에 걸쳐 있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해발1,000m 이상 8개 고봉들이 포진되어 있다.


고속철도 울산역의 개통과 더불어 최근 백패킹이란 어원불명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증가,

그들이 간월재를 3대 성지로 포함을 시키며, 요즘 영남알프스는 나날이 찾는 이의 수가 급증을 하고 있다.


오늘 산행은 배내고개에서 능동산을 거쳐 천황산에 이르는 서남종주길이고

산 잠을 자고 다음날 내려 오는 비박 산행이다.



영남알프스-사자봉 (2016.8.20~21)



[구글어스 위성사진]





산행요약  


1) 제 1일차


○ 이동(서창→배내고개)

    13:35 서창(자차) → 14:25 배내고개


○ 산행(배내고개→천황산)

    14:25 배내고개 → 15:05 능동산 → 15:37 임도시점 → 16:36 샘물상회 → 17:30 천황산


2) 제 2일차


○ 산행(천황산→배내고개)

    07:35 천황산 → 08:09 샘물상회 → 09:05 임도시점 → 09:35 배내고개


○ 이동(서창→배내고개)

    09:40 배내고개(자차) → 10:15 서창








즐겨 찾는 가지산온천 회전교차로에 차를 세우고,

오늘 오를 서남능선(우측)에 우뚝 서 있는 능동산을 본다.




[배내고개 산행시점]






지리산 성대종주를 갔다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지 능동산으로 오르는 계단갈을 나름 가뿐하게 올랐다.

7년전 그 때의 기억으로는 꽤 힘든 길이었는데...,

부근에 샘이 있다고 했는데, 보이지도 않고 찾기도 싫어 걸음을 이어 나갔다.







조망이 트이고 건너편 동부능선이 보인다.


능동산을 지나 나타난 갈림길에서,

산악회 리본에 현혹되어 쇠점골로 내려가다 뭔가 이상해 내려 간 거리 만큼 올라와야 했다. 









얼음골에서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능선으로 올라 오는 케이블카의 상부역사가 보일때쯤

여름날 오후의 강력한 땡볕은 작렬을 하고 있다.






[사자평 개선문]


[좌-재약산(수미봉), 우-천황산(사자봉), 중-샘물상회]




동부능선에 비해 서부능선의 산행 난이도는 상당히 낮다.


능동산까지의 1.7Km를 제외하고, 임도4.1Km와 천황산 오름길1.8Km는 전혀 부담이 없다.

단지, 한여름의 땡볕을 받으며 걷는 임도는 어쩔 수 없다.








억산과 가지산 아래에 형성된 사람의 집들은 밀양시 산내면이다.


조망을 보며 땀도 식히고,

넋도 좀 나갔다 와야 하지만, 길의 연장선상이 유혹을 하니 걸음을 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천상의 화원으로 가듯 천황산으로 오른다.






[천황산 (사자봉)]



[고사리분교 터]


[올라 온 길 뒤로, 억산과 가지산이 보인다]


[이정푯말 뒤로 뭔산이 보이는데 모르겠다]


[그리고, 데크길 아래 천황재와 재약산(수미봉)이 보인다]




심심한 토요일 오후,

꾸려져 있는 박배낭을 매고 두시간여의 산길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 엄청난 만족감이 든다.


국토의 7할이 산이지만,

국립, 도립, 시˙군립, 공원으로 지정된 산에서의 취사와 비박은 현행 산지관리법상 금지 행위이다.

 

과도한 술판 보다는, 산잠을 목적으로 한 흔적 없는 비박을 하고,

산객들이 올라 오기전 철수를 하면 좋을텐데...,

현실은 전혀 그렇치 않다.


우리네 특유의 동행 문화는 떼를 지어야 하고, 떼가 된 그들은 절대 조용하지 않다.

7할의 산을 가진 법률이 어느 정도 묵인을 하려 해도, 도저하 할 수가 없다.


비박의 운치 보다는 비박의 분위기만을 찾아,

무리지어 산으로 오르는 사람들에게서 비박의 매너는 안중에도 없다.


밀가루 봉지 뒷면에 밀가루로 할 수 있는 레시피가 인쇄 되어 있는 것 처럼,

비박 장비에도 비박의 매너를 인쇄 해 팔았음 한다.


각설하고,

당초 천황재 데크에서 비박을 하려 했는데, 아래의 사진을 보니 그럴수는 없다.










다소 평평한 바위에 텐트 설치를 하고 나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건조된 것들로 저녁을 먹고, 누웠다.

잠이 올 기미가 스며들면 그대로 자야지 했는데, 진짜 금새 잠이 들었다. 

 

몇시일까?

동 뜰 무렵은 아니어도 새벽은 되었음 좋겠다는 바램으로 포커의 패를 보듯 시계를 보니 01시20분이었다.


텐트의 지퍼를 여니,

노란 달빛에 물든 노란 산을, 하얀 구름들이 엄청난 속도로 넘어가고 있다.

무서웠다.

얼른 지퍼를 닫고, 침낭속에 숨었다.


무서운 밤이었다.

두번 다시 텐트의 지퍼를 열 엄두도 내지 못한채, 다시 잠이 들때까지 한동안 꼼짝도 하지 못했다.

닭이라도 한마리 데리고 올껄...,







06시40분, 잠이 깬 기분이 들자 바로 일어났다.


재약산을 거쳐 죽전으로 내려갈까도 싶었지만,

식수 구하기도 그렇고, 배내고개까지의 이동도 그렇고, 미련 없이 어제의 왔던 길을 따라 산을 내려왔다.







[총 산행거리]


배내고개----------------천황산----------------배내고개

                       8.5Km          (8.5Km)         8.5Km          (17.0Km) 



집으로 와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쇼파에 누워 전국노래자랑을 보다가 한 숨 자고 일어나니 어제 집을 나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