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32코스 - 덕산해변에서 추암해변 본문
17시35분, 32코스가 시작되는 덕산해변입구 덕봉대교 남단에 그냥 우두커니 앉아만 있다.
해가 남아 있을 때, 부지런히 걸어야 하는데...,
이미 27Km를 걸은 다리는 "나 몰라라" 길가에 퍼져 버린다.
해파랑길 32코스 - 덕산해변에서 삼척교 (2017.09.16)
달래고, 얼래고, 주물러고...,
담배 피고, 남은 물 다 마시고...,
겨우 걷기 시작하는 다리의 눈치를 보며 저 푸른 해원을 향해 나아갔다.
[해파랑길 32코스 시점 -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
맹방해변으로 나오니 일몰이 시작되는 시간이라 그런지 색들이 짙다.
곧 닥쳐 올 어둠,
그에 반해 이제 시작인 죽서루까지의 11Km, 될대로 되겠지 싶었다.
상맹방해변까지 3.5Km의 해변데크길이 너무도 길고 지루하다.
이렇게 돈을 해변에 쳐 발라 놓았으니,
해파랑을 걷는 이들이라도 걷게 할 요량으로,
종합게시판의 위치를 그렇게 생뚱맞게 해 놓은건 아닌지?
[방향안내판, 너~엇 오랫만이야~~]
방향안내판를 바보로 만들지 않기 위해, 끝까지 가 보려 했던 데크길을 벗어나 구.국도로 나왔다.
내가 소지한 카메라의 줌 기능을 있는대로 다 땡겨도,
고갯마루가 보이지 않는 한재로 올라가는 길이 아득하게 보인다.
[낮에도 아스팔트길을 걸었는데, 밤에도 아스팔트길을 걷는다.]
[한재로 올라가는 길, 절반도 못 간 지점에서 돌아 본 맹방해변]
1시간 채, 한재로 가는 오르막을 어둠속에서 홀로 걷고 있다.
하루종일 먹은 것이라고는 소보로빵 2개, 물1리터, 롱스1개가 전부다.
다행스럽게 오름의 경사는 급하지 않았지만,
어둠은 짙어졋고 나아가는 속도는 자꾸만 늦춰진다.
[19시08분. 한재]
[19시43분. 삼척교]
한재를 내려오는 중간쯤 펜션들과 커피점들이 있었고,
드디어 오늘 걸음이 끝나는 기대치에 걸어 온 기분이 한층 좋아진다.
부산으로, 아니 포항까지라도...,
남으로 가는 버스는 모조리 다 끊겼다.
죽서루까지 간 다음 소주 한 병과 맥주 한 병을 사 들고 근처의 모텔로 들어 가,
교촌을 시키고 닭이 올 동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야지! 분명 한재를 내려 올 때까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다짐을 했다.
삼척교에서 오십천에 반영된 집들의 불빛을 보는데, 이런~ 갑자기 집에 가고 싶어 진다.
급검색을 하니, 동해공용버스터미널에서 부산으로 가는 심야버스가 11시50분부터 3대나 있다.
[삼척항으로 가는 지점에서 기록 종료]
21시20분, 절대 택시는 타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택시를 타고 동해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23시50분 부산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었다.
터미널 주변에 있는 감자탕집에서,
빈속에 소주 한잔을 들이키니 위벽을 타고 내려가는 차가움이 휑 하다.
허나, 나는 곧 집으로 갈 것임에 행복했다.
[휑한 알딸딸..., 그런 기분이었지~]
해파랑길 32코스 - 삼척교에서 추암해변 (2017.09.23)
지난 9월16일 20시경 트랙을 종료한 그 곳을 향해,
09시13분 부산동부터미널을 출발해 삼척으로 가는 시외버스에 올랐다.
한 숨 자고 일어나니, 버스는 휴게소에 정차를 해 있었다.
차창밖을 보니 이젠 기억이 된 풍경 하나가 보인다.
그리고 두시간이 지난 13시25분, 삼척터미널에 내렸다.
정코스를 준수할려면,
터미널에서 삼척교까지 갔다가 죽서루를 거쳐 다시 삼척교로 가야한다.
관동팔경의 으뜸이라는 보물 제213호를 외면을 하고,
오십천변에 피어난 장미군락지를 따라 삼척교로 곧장 내려갔다.
[석탄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한참 탈바꿈중인 삼척시의 관문, 그래도 삼척은 삼척이다.]
[지난번 트랙을 종료한 지점]
여름동안 게을리한 해파랑이기에,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역시도 나름 최대한의 누적거리를 올려야 한다.
저물녁이고, 짙어진 어둠이고, 그래서 집으로 가고 싶어지는 그런 반동의 심정은 없애야 한다.
오늘,
32코스의 잔여구간인 삼척교에서 추암해변까지 10Km에 이어,
33코스 추암해변에서 묵호역입구까기 13.3Km와,
34코스 묵호역입구에서 1박의 장소로 택한 망상해변까지 7.6Km,
도합 30.9Km를 닥치고 걷는다.
내일,
34코스의 잔여구간인 망상해변에서 옥계시장까지 11.3Km와
35코스 옥계시장에서 정동진역까지 13.8Km, 도합 25.1Km를 걸을 것이다.
[삼척에도 마츄피츄가...,]
[삼척항]
삼척항을 빠져나오니,
해안을 따라 잘 만들어진 해파랑길이 이어졌다.
동해안자전거길은, 나름 국가정책에 반영이 되어 그런지 제법 그 윤곽이 확실한 길로 자리해 있지,
해파랑길은, 해당 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길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으로 추측이 된다.
해파랑길에도 주홍색의 라인마킹이 칠해지고,
코스의 분기점에 설치되는 종합게시판도 당당하게 서 있음 좋겠다.
[삼척해변]
삼척해변에 도착을 하니,
쏠비치 삼척도 보였지만 곰치국(탕)을 주종으로 하는 식당들이 시야를 사로잡는다.
10여년전 엄마와 이 곳 식당에서 곰치국을 먹었다.
김치국에 물메기를 넣은 단순한 선상식 그대로 끓인 국이었다.
둘 다 서너번 숟가락질후 밥뚜껑을 닫아 버렸다.
미나리, 콩나물, 무우, 대파 등을 넣고 맑은국(지리)으로 담백하게 끓이면 참 맛있는데...,
아직도 그 따위로 끓여 내는지 사뭇 궁금했지만, 확인을 못 했다.
[쏠비치 뒤로 난 오르막 길]
[그리고 이내 그림 같은 풍경이 보인다]
해파랑길에 걸쳐 있는 여덟번째(북진기준) 도시, 동해시에 들어섰다.
아직 강릉, 양양, 속초, 고성이 남았기에,
드디어 동해시가 아닌 이제 동해시에가 되었다.
[해파랑길 32코스 종점 -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
13시30분, 촛대바위와 추암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야트막한 산기슭에서,
죽서루를 제척했기에 당초 예상보다 1.3Km가 단축된 32코스 두 번째 걸음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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