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35코스 - 옥계시장에서 정동진역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35코스 - 옥계시장에서 정동진역

경기병 2017. 9. 25. 17:42

08시 정각, 오일장으로 야단법석중인 옥계시장을 빠져나와,

35코스의 종점인 정동진역을 향해 약간의 물집이 형성되기 시작한 발바닥으로 길을 나섰다.

 

 

 

 해파랑길 35코스 - 옥계시장에서 정동진역 (2017.09.24) 

 

 

 

정동진에는 몇 번을 갔고,

얼마전에 조성된 바다부채길에 기대를 가지며 조금은 밋밋한 기분으로 걷는다.

 

 

 

[해파랑길 35코스 시점 -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현내리]

 

 

 

 

 

 

 

 

 

가용이 중지된 7번국도변 과적검문소 그늘에 앉아,

마지막 남은 빵과, 역시 마지막 남은 두유로 아침을 먹었다.

 

공복인 상태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유산소운동을 하면, 체중이 많게는 1Kg은 준다고 했다.

오늘 아침 모텔방을 나서기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병 마셨고 두 시간을 걸었어니...,

아마도 ㅋㅋ

 

풍경도 쉼의 환경도 없는 국도변 한평짜리 그늘에서,

그렇게 한참을 퍼질러 앉아 있었다.

 

35코스 1Km 이상을 걸어 왔으니 이제 남은 거리도 13Km쯤이지 않을까...,

열차가 출발하는 13시35분까지 5시간이나 남아있다.

 

너무 걷는데만 치중한 걸음이었기에,

35코스는 바다부채길도 있고, 쉬엄쉬엄 풍경을 보며 걸어야지~

 

 

 

[구.국도를 벗어나니 정감 있는 농삿길이 나왔다]  

 

 

 

 

 

 

 

농로의 끝은 옥계해변이었다.

애써 해변으로 가기도 싫고 해송숲에 놓인 벤치에 배낭을 배개 삼아 누웠다.

 

엄마,아빠를를 따라 캠핑을 온 아이들에게 배낭속 남아있는 주전부리들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나는 바다부채길을 향해 북진의 나팔(함숨)을 불며(내쉬며) 나아갔다.

 

 

 

 

 

 

 

 

옥계해뱐에서 금진해변까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약간 힘에 붙히는 고단함이 느껴진다.

또 한참을 들어 누워 햇살에 일렁이는 바다를 보며 살며시 집을 그리워 했다.

 

 

 

 

 

 

 

 

 

 

금진항에 접어들자 발바닥 물집도 그렇고 걷는게 많이 지친다.

보이는 항구의 소공원에 놓여진 벤치에 이번엔 양말까지 벗고 제대로 드러누었다.

솔향을 머금은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고 좋턴지, 또 한참을 그렇게 미동도 없이 뻗어있었다.

 

옆의 텐트에서 자매로 보이는 새댁 둘이 성난 목소리로 싸우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들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한 숨 퍼질러 잤을텐데....,

 

더 있다가는 내가 말려야 할 것 같았다.

거부하는 발을 신발에 억지로 넣고,

불 힘도 없는 나팔을 분 다음, 발바닥 물집이 피부내에서 터지는 느낌의 걸음을 이어나갔다.

 

 

 

 

 

 

 

 

금진항을 벗어나 심곡항으로 가는 길은 절경이었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어떻게 이런 말들을 만들어 냈는지?

 

심곡항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의 내가 그렇다.

열매의 단 맛을 위해 인내를 겪느니..., 차라리 열매를 먹지 않겠다.

정동진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면, 열매고 지랄이고 당장 그 버스를 타고 싶다.

 

해파랑 후기들을 보면, 이틀을 강행군으로 걷는 분들이 꽤 있다.

비로서, 이제서야 그 분들의 의지와 근력에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처음은 아니지만,

어제 30Km여를 걷고 오늘 20Km여를 걸어보니, 내 걸음은 하루짜리에 최적화 되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10시15분 강릉시의 야심작 바다부채길에 근접했다]

 

 

 

 

 

 

 

 

 

 

 

 

 

경남 고성군 하이면에 가면 상족암탐방로가 있다.

강릉시에 비해 재정자립도나 예산 등이 현저히 떨어지는 군단위 기초자치단체이지만,

상족암 탐방에는 지갑을 열지 않아도 된다.

 

민간자본의 투자가 아니라면 세외수입 창출이 엄청 날 것 같은 바다부채길,

입장료가 부당하거나 아깝다는 생각은 없다.

 

단지, 돈을 내고 걷는다는 것이 좀 그랬다.

마지막, 정동주차장으로 올라가는 목재계단에서는 죽을맛이었다.

 

 

 

 

 

 

썬크루즈주차장에서 바로 내려갈라다가, 저 사람들은 왜 저리로 오지? 하면서 사람들을 따라 내려갔다.

정동진해변과는 반대로 멀어진 대형버스주차장 나왔다.

이런 니이미~

 

쉬다걷다를 반복하며 정동진해변으로 내려 오니, 1인 칠천원하는 한식뷔페가 보였다.

혼자라서, 어쩌구, 저쩌구 다 때려치우고..., 바로 입장을 해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고 허겁지겁 먹었다.

그러고 나니 조금은 살 것 같았다.

 

 

 

 

 

 

 

 

[해파랑길 35코스 종점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그 간 살아오면서 정동진에 서너번은 온 것 같았다.

올 때 마다 모래시계를 샀는데, 오늘은 살 이유가 없었다.

 

 

 

[다음 회차에서 촬영]

 

 



 

지난 9월 16일,

29코스 임원항에서 32코스 삼척교까지 38Km를 걷고 심야버스를 타고 낙향을 했다.

 

이번 주말 양일간에 걸쳐,

32코스 삼척교에서 35코스 정동진역까지 49Km를 걷고 토마스를 타고 낙향을 한다.

 

 

 

 

 

 

 

 

토마스는 우째 그렇게 들릴때가 많은지??

연착해서 미안하다는 토마스는 7시간을 쳐달려 20시30분 태화강역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