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50 - 증도 본문
해남의 우수영을 출발점으로 김포의 대명항까지 이어지는 해안지선을 상대로,
서해안길을 개척중인 여인이 있다.
지금은 연륙교가 놓인 신안군의 아름다운 섬길들을 수 놓고 있다.
목포 북서쪽 33km지점 바다에는,
대한민국 첫번째 슬로시티로 명명이 된 아름다운 소금 섬이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트래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 섬으로 간다.
아리랑길 050 - 증도 (2019.11.16)
2019년11월16일00시55분,
네이비에 '증도대교라 입력을 하니, 차가 기절을 한다.
한반도 남녁의 동서를 잇는 고속도로 4선형을 모아 280여km를 주파해 광주유스퀘어에 도착을 하니 04시15분이었다.
훤하게 불을 밝힌 콩나물국밥집에 서울서 내려 온 다섯명의 사람들이 밥을 퍼고 있었다.
동경126˚09´, 북위35˚00´의 정좌표를 찾아 80여km를 더 서진하니,
그제서야 섬으로 가는 길목에 닿을 수 있었다.
05시55분이었다.
하현의 달이지만, 그 빛은 뻘의 바다를 비추기에 충분했다.
그러니까...,
이순신트레일의 끝, 진도 벽파진에 닿은 6월16일 이후 다섯달만의 재회였다.
당신의 서해안길 개척11트랙을,
당신으로 인해 장거리 트레킹에 미친 나는, 나의 아리랑길 17트랙으로 삼고자 한다.
남들은 증도..., 그래쌋지만...,
나는 섬의 유명세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내 오늘 증도 택함은,
서해안길을 제시하고, 그 길을 주도하는 해미누나를 응원하기 위함일뿐이다.
오랫만에 같이 걷고도 싶었지만,
나는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에 할 일이 있다.
그 일을 행하기 위해, 가급적 오늘중 섬을 다 돌아야 한다.
[증도대교]
증도대교 중간쯤에서 대열을 뒤로하고 앞서 나왔다.
비록 발을 맞춰 걷지는 못해도,
해미누나와의 길이기에 돌아는가도 가로질러 갈 수는 없다.
섬의 최남단 왕바위선착장으로 가는 동부해안 루트는 무조건 해안지선만을 취할 것이다.
[태광염전 부근 지방도805호선
무안의 해제반도에서 지도-송도-사옥도를 잇는 연륙교를 차례로 건너야 입도를 할 수 있는 증도는,
북쪽의 시리섬과 남쪽의 대조도를 연결한 제방이 축조 되면서 하나의 섬이 되었다.
제방 사이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태광염전이 있고,
남부해안에는 E리조트가 있어 다소 유명세를 가진 섬이다.
[어둠을 뚫고 걸어 온 해안지선]
잠시 나타난 해안도로는 소금박물관부근에서 끝이 났고, 다시 뻘의 바다 가장자리로 간다.
간조는 정점이었고, 모처럼 해나옴도 보았다.
뻘에 자생하는 어패류들을 잡아 생활하는 그 곳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미안스러운 말이지만...,
솔직히 물 빠진 뻘의 바다는 볼 품이 없다.
통영 바다 섬들이 내한테는 맞는기라~
나아가는 루트의 지면이 울퉁불퉁이다.
나아가는 선형의 기준이 될 무엇인가가 존재를 않으니 삐뚤삐뚤이다.
40km쯤 되는 증도 일주길을 최소 5.5km/hr의 속도로는 걸어야 14시쯤 다시 증도대교를 건널 수 있는데...,
나름 뛰고 속보를 유지해도 연장과 속도의 비율이 원하는 수치에 근접을 하지 못 한다.
[천사대교]
08시13분, 증도 동부해안지선 절반쯤에 위치한 '신안증도갯벌도립공원에 도착을 했다.
[화도 노두]
말을 탈 때, 밟고 올라서는 돌이 노둣돌인데...,
뻘의 바다에 만들어진 인근의 섬으로 가는 길을,
언놈은 노두길이라 하고, 또 언놈은 노둣길이라 했다.
당췌 언놈의 국어가 쳐맞는지??
나는 아무리 그 곳이 천혜의 경관을 가졌다고 해도...,
시부적한 년,놈들 수다 떨다 간, 사연 많은 주인공의 여행지로 비춰진, 그런 곳들은 가기가 싫다.
픽션과 픽션보다 못한 논픽션에 나왔기에, 그 곳을 찾는 사람들과 그 곳에서 어울리기는 더 싫다.
지가 가진 자태보다는 드라마 촬영지였음을 더 부각시킨 화도,
뻘의 바다 한가운데로 난 그 길을 걸어 그 섬으로 가고도 싶었지만, 그래서 화도로 들어가지 않았다.
[대초마을 부근]
디딜때의 딱딱함이 그리운 길들을 걸어 디디니 딱딱한 길에 들어섰다.
울퉁불퉁 해안지선과 콘크리트 방조제로 이어진 섬의 동부해안길이 실실 지겨워진다.
비록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깔린 길이었지만, 사량도와 욕지도에서는 지겹지 않았는데...,
[개직선-1]
[개직선-2]
[개직선-3]
09시08분 15km를 걸어 불치선착장이 보이는,
간척사업으로 증도와 붙어진 갈마섬 해안바위에 주저 앉았다.
모닝홉을 홀짝이며,
뒤따라 오는 종주대가 화도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자 했지만, 뭐를 우째 걷기에 도통 나타나질 않는다.
폐가 터질 속도로 걸어왔기에, 한 이십여분을 쉬었다.
걸어온 만큼만 더 가면 섬의 최남단 왕바위선착장이다.
혼자 걷기에는 너무도 심심한 길이다.
기다릴까?도 싶었지만, 증도는 아리랑길이라서 혼자 걸어야 한다.
[불치선착장]
해파랑길의 동해는 장쾌함이 시원한 바다였다.
이순신길의 남해는 만과 곶의 유순한 해안선이 정겨운 바다였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뻘의 바다 서해는 나 처럼 지겨움을 빨리 느끼는 사람에게는 맞지가 않는기라~
그렇게 혼자 시부리며 걷다보니...,
엥?? 입자가 너무도 고운 모래해변을 걷고 있었고, 저만치에 섬의 최남단이 눈에 들어왔다.
[누고?]
10시18분, 18km 섬의 동부해안지선 가장자리만을 걸어 섬의 최남단에 닿았다.
섬에서도 섬으로 가는 배를 타는 곳,
약산도 당목항에서 든 기분과 같은 기분이었다.
[왕바위선착장 방파제]
이제 805번 지방도를 이용 설레미(우전)마을로 간 다음,
서부해안을 따라 우전해변과 짱뚱어해변을 지나 섬의 북부권역으로 간다.
[증도~자은도간 배시간]
[설레미마을 가는 길]
새벽부터 비포장길을 과속으로 질주를 했더니,
이지는 아스팔트포장길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꼴이다.
[우전해변]
우전해변에서 짱뚱어해변까지 이어진 고운 모래사장을 병풍처럼 둘러친 해송숲에는,
좁다란 오솔길이 나 있었다.
일부 사유지구간을 제외하고는 참 걷기가 좋은 길이구나 싶었는데...,
막상 걸어보니 바람이 길에 쌓아놓은 모래 득분에 걷기가 다소 힘들었다.
왕바위선착장까지 모래가 썩인 자갈밭 해안지선만을 걷다시피 했기에 걸음도 무겁다.
그 와중에 잠은 쏟아지고, 허기마저 느껴진다.
철학이고 망각이고간에 조금이라도 자고 싶다.
보이는 벤치로 가 그대로 뻗었다.
잘수록 점점 추워졌다.
일어나 시계를 보니 1시간10분이나 쳐자빠져 자 버린걸 알았다.
1시간10분이면 6km인데...,
난 40km쯤 추정되는 증도 일주길을 14시까지는 다 돌아야 하는데...,
에라이~ 빵이나 뭇자!
목구멍이 말라 빵도 먹다가 땔챠뿌고..., 다시 신발을 신었다.
[짱뚱어해변 가는 길]
[짱뚱어해변]
정신을 수습해 다시 걷기 시작한지 10여분, 갯벌의 만을 횡단하는 짱뚱어다리입구에 도착이 되었다.
걷지 않으면 오소소해지는 바람은 불어 왔지만,
하늘은 구름마저 예쁘게 보였고, 비워진 길과 바다는 여기가 증도임을 알리고 있었다.
[짱뚱어다리]
12시51분 짱뚱어다리를 건넜다.
이어가야 할 섬의 부북권역으로 돌아가는 길을 보는데, 심히 괴로운 갈등이 마음에 인다.
걸음은 이미 너덜너덜해졌고...,
자 버렸기에 시간은 빠듯해졌고...,
조금 늦더라도 돌까? 아니면 면사무소를 지나 증도대교로 가는 길로 가 버릴까?
일단 두 길이 나뉘는 지점까지 가면서 결정을 하기로 했다.
[이리로 가면 섬을 다 도는데...]
[저리로 가면 바로 증도대교로 가는데...]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분명 이 지점에서 빈약한 의지는 증도대교를 향 할 것임을...,
[증도면사무소]
[증도대교 가는 길]
이제, 새벽에 지났던 증도대교만을 건너면 된다.
[증도대교]
14시03분, 내 사는 곳에서 너무 떨어져 '여가 우리나라 맞나?' 싶었던 증도 일주가 끝났다.
비록 섬의 부북권역은 제척을 했지만,
아리랑길 50의 섬 길로 형성된 트랙에 만족을 하고 나발이고는 이제 뒷전이다.
멍청하게도 커넥션을 챙기지 않고 전기요만 가지고 왔다.
좀전에 자보니 잠들면 더럽게 춥더라~
지도읍으로 나가 전기요를 사고,
빨리 설레미캠핑장에 안착을 해 베이스캠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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