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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45코스 - 장사항에서 속초해변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45코스 - 장사항에서 속초해변

경기병 2020. 5. 28. 11:51

속초등대에서 내려오니, 곧 어둠이 들겠구나 싶었다.

 

4km 남짓 도심의 해안선만을 따라가면 지난해 7월6일 날이 더워 걷다가 때려치운 속초해변이 나올테고,

그러면 오늘길은 끝이 난다.

 

비록 46코스는 채우지 못했지만, 아쉬움은 없다.

남겨 둔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이고,

남겨 둔 길은 이 아름다운 도시에 다시 올 이유가 되었기에..., 어쩌면 오늘 다 채우지 않음이 다행이다. 

 

 

 

 해파랑길 45코스 - 장사항에서 속초해변 (2020.05.23)  

 

 

세상의 모든 색들이 본연의 색으로 보이는 시간이다.

 

속초에 몇번을 왔지만, 저물녘에 있음은 처음인것 같다.

속초에 살포시 반하고 있었다.

 

 

 

영금정

 

 

 

속초항 부둣길을 지나,

청초호로 들어가는 바닷물이 운하를 이룬 수역에 놓여진 금강대교에 올라섰다.

 

 

 

 

 

아~ 속초 좋네!

 

좋아도 너무 좋다.

갑자기 집에 가기가 싫어질 만큼...,

 

낮에 부산으로 돌아가는 차편 예매를 한 짓이 잠시 후회스러워진다.

이런 저물녘이 될 줄..., 이런 기분이 들 줄..., 그 때는 왜 몰랐을까?

 

 

 

속초운하 (가칭)

 

갯배

 

 

감청색 금강대교를 건너, 이번엔 선홍색 설악대교를 건너게 되었다.

 

날은 저물제,

세상을 만드는 색들은 희석 없는 지 색으로 보이제,

그냥 정하고 그냥 그 곳으로 가는 걸음은 그냥이라서..., 너무도 좋다.

 

미치겠더라~ 

 

 

 

 

 

풍경은 감탄을 유발하지만, 구지 감탄을 공유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

공유된 감탄의 주고받음으로 내가 본 풍경은 그가 본 풍경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길에 물들때는 반드시 혼자여야 한다.

 

 

 

청초호

 

 

바다위 길에서, 바닷가 길로 내려섰다.

 

길을 갈 때, 그 길과 어울리는 시간이 있는 것 같다.

특히, 해파랑길 45코스 속초 도심구간을 저물녘에 지난다면 걷는 자신이 한 없이 좋아진다.

 

 

 

속초해변

 

 

 

19시35분,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오월의 주말밤이 시작되는 속초해변에 닿았다.

 

 

 

 

 

시간상으로는 30시간이지만, 날짜로는 이틀이 지난 24일 04시30분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아니고 도둑이면 우짤라고..., 내다보다 않고 다 자고 있다.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기에 성립이 된다.

 

집으로 돌아오면 뒤풀이를 해야하기에,

모든 액션에서 발생하는 소리들을 최대한 줄이며 참치캔으로 뒤풀이 소주를 마셨다.

 

속초에 또 가고 싶다.

남겨 둔 길 한토막이 있어 푸근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