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길 079 - 반월도

17시42분,

박지도 탐방을 끝내고 곧장 반월도로 넘어가는 '박지-반월도간 퍼플교에 올라섰다.

 

 

 

 아리랑길 079 - 반월도 (2020.08.03)  

박지도에서 본 반월도와 퍼플교

 

 

꾸역꾸역 해는 지고,

집으로 돌아 갈 수 없는 바다에서 혼자 맞이하는 저물녘이 시렵다.

 

그래서, 조금은 서글퍼졌다.

 

 

 

 

 

박지도는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그로해서 반월도는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박시반반의 법칙은 이런거다.

 

 

 

 

 

박지도 역시도 보라색 투성이다.

 

발굴할 컨텐츠가 없었던 섬에 색 하나를 입히니 사람들은 들락이기 시작했다.

색은 섬에 활력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부디 이 보라색이 더는 섬을 외롭게하지 않기를 바라며, 해 지는 섬마을을 돈다.

 

 

 

 

 

지금 내 삶의 활력은,

아로나민골드가 아닌  한반도 해안지선 잇기와 대한민국령 섬들의 탐방이다.

 

근데, 문제는 이 지랄을 할라면 이제 무조건 서해안으로 와야 함이다.

더 문제는 서해안으로 옴에 있어 광주를 경유하는 대중교통으로는 1박을 하지 않는 한 트레킹은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미친놈도 아니고 달에 한두번 차를 몰고 올 수도 없는 일이고...,

 

 

 

바다 건너 옥도

 

 

사람들은 유명세에 가려진 풍경은 모른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섬의 한적한 뒤안길을 걷는 것은 분명 호사다.

것도 저물녁에...,

 

 

 

 

 

잠시 앉았다 갈까?

 

오늘 집에는 안간다.

막차가 떠나도 상관이 없다.

 

보이는 풍경에 나를 맡기면 쓸쓸하지 않은데..., 쓸쓸해질것 같아서 지나쳐 버렸다.

 

 

 

안좌초등학교 반월분교장 터

 

 

반월마을 안길을 지난다.

사람들이 나를 소 닭 보듯 본다.

 

내가 어디를 싸돌아다니는지..., 아무도 모른다.

떠도는데 있어 정처를 갖고 있다는 것은 떠돎이 아니다.

 

섬을 나가면,

서글퍼지면 집으로 갈 것이고, 떠돌 마음이 지속되면 진도로 가야지~

 

 

 

 

 

18시55분, 반월도 일주를 끝내고 박지도로 돌아가는 퍼플교 초입으로 왔다.

 

한번뿐인 생에 한번만 오면..., 그게 섬이다.

그래서 돌아나가기가 아쉽더라~

 

 

 

반월도에서 본 박지도와 퍼플교

 

 

 

제 아무리 어두워져도 잠시 처자빠져야 했다.

 

뻘의 바닷길 벤치에 반듯하게 누워 비워진 뇌로 어두워질려는 하늘을 본다.

빌빌 싸돌아다니느니 그냥 집으로 가까?

어디로 가면 잘 갔다하겠노?

 

모르겠다.

그냥 이 자세로 하늘이나 실컷 볼란다~

 

 

 

 

 

해안과 섬이 일상의 어둠에 파묻히는 시간, 비워진 두리해안으로 돌아왔다.

 

떠나면 그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