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겨울에세이 - 영일만에서 본문
오라는 곳도 가야할 곳도 없는 일요일,
머물면 늙기밖에 더 하겠나, 싶어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어제는 주구장창 남해고속도를 탔으니,
오늘은 그 반복을 피하고자 동해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겨울에세이 - 영일만에서 (2023.2.5)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적 내 친구~ ♪
그런 친구가 있음 좋으련만, 내 생은 그런 친구를 두지 못했다.
푸른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그런 아침을 맞고도 싶지만 해는 맨날 떠는 해라서 매날 내일로 미룬다.
영일만이나 돌고 올란다.
지난주 일요일처럼 동경주나들목을 빠져나와 동해로 향했다.
어제는 남녘바다에서,
오늘은 동녘바다에서...,
하루 하루를 그렇게 산다.
하늘빛이 참 좋은 날이다.
밸로 춥지도 않고...,
울산 정자항에서 포항 구룡포항까지 이어진 해안선이 동해안에서는 사실상 갑의 풍경이다.
그 갑의 풍경에는,
곶과 말의 지형에 서서 무심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하얀 등대들이 있다.
간절곶, 울기, 송대말, 양포, 호미곶등대가 그들이다.
골백번은 더 왔을...,
호미곶을 지나 14시20분쯤 호미곶항에 도착을 했다.
근데...,
아~ 시발!!
앞, 옆, 테이블은 중년혼성 떼거지들의 뒤풀이가 한창이었다.
주인장만 친절하지 않았다면,
당장에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었다.
제발!
산을 가던 바다를 가던 인터넷을 매개체로 한 그 딴 줄에는 서지 마라!!
제발!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좀 처돌아 다녀라!!
그 말이 어찌나 하고 싶든지..., 틱을 억제시킨다고 죽는 줄 알았다.
소복하이 앉아 있네...,
호미곶항을 둘러 진짜 호미곶으로 가는 해안길,
해안가 너럭바위에 갈매기들이 엄마의 말처럼 소복히 앉아 가는 일요일 오후를 아쉬워하고 있었다.
일요일 오후의 그 상실감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바다는,
만으로 들어찬 해수면 전체가 온통 석양빛으로 반짝이는 영일만이 아닌가 싶다.
또 오일을 회사를 오가고...,
또 오일을 내가 회사를 안가는 주말이 되기를 기다리고...
세월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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