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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40코스 - 사천진해변에서 주문진해변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40코스 - 사천진해변에서 주문진해변

경기병 2017. 10. 16. 13:33

07시가 되기전,

식전 댓바람부터 한코스나 마찬가지인 39코스를 끝내고 나름 운 좋게 해돋이도 봤다.

 

당당하게 40코스에 들어서려는데,

허기가 느껴졌고 보이는 식당에서는 한무리의 선원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내가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모두는 숟가락질을 잠시 멈추고 나를 쳐볼것임에..., 굶기로 하고  40코스에 들어섰다.

 

 

 

 해파랑길 40코스 - 사천진해변에서 주문진해변 (2017.10.14) 

 

 

 

숱하게 바다로 갔지만, 오늘처럼 뚜렷한 해돋이의 기억은 없었다.

왜냐? 나는 맨날 쳐뜨는 해를 그리 중요시 않는다.

다만, 해가 있는 바다가 없는 바다보다 좋다.

 

흔히들 인생을 해의 하루에 견준다.

그 견줌에 있어 어느 때가 가장 아름다운지? 소중한지? 그런 것들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해파랑길이 끝이나면 알아질까?

 

그냥 닥치고 걷자!

맨날 나오는 해, 꼴랑 한 번 쳐봤다고 심오해지기는...,

 

 

 

[해파랑길 40코스 시점 -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당기니 주문진항이 나온다]

 

 

 

 

 

사천진해변을 돌아나오니,

이내 솔향기 가득한 강릉의 해안숲길을 걸을 수 있었다.

 

걸음에 운치도 묻고, 걷는 기분도 편안해지고..., 그렇더라~

 

 

 

 

 

 

 

 

길 하나를 두고 여럿 이름들이 명명되고 있다.

내가 길이라면 돌아버릴 만큼이나...,

 

7번국도, 동해안자전거길, 강릉바우길, 낭만가도, 해파랑길 등등,

그렇게 설정된 하나의 길에는 그 길을 나타내는 각종 표식들이 어지럽게 나부낀다.

 

당장 다 쳐뜯어내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 참았다.

 

 

 

 

 

[겨울, 눈덮인 설경이 최고인 선자령이 보인다] 

 

 

 

 

 

곧장 가면 주문진시내로 가는데, 해파랑은 또 일 없이 길을 늘려 놓았다.

지도를 보니 이렇다 할 풍경도 문화재도 명소도 없는데...,

도통 이해불가의 선형이다.

 

 

 

 

 

 

 

 

주문진항이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배가 너무 고파서 길가 난간에 처질러 앉아 빵을 먹었다.

근처의 펜션에서 묵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다가, 그런 나를 스치고 난 뒤 힐끔힐끔 뒤돌아 본다.

 

그대들도 꼭두새벽부터 쫄쫄 쳐굶은 채 15Km를 걸어봐라!

이래된다.

 

 

 

 

 

 

 

 

도깨비 어디 갔어?

 

 

 

[저 다리만 건너면 이제 주문진이다]

 

 

[이 봐라! 배가 고프면 저래 처량한기라~]

 

 

[주문진시내]

 

 

 

번잡해지기전의 주문진시내ㅇ[서 낭만가도 종합안내판을 본다.

강원도가 차지한 해안지선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주문진등대공원의 해안을 돌아나오니,

해안을 따라 난 길의 우측이 모두가 바다인 풍경과 마주했다.

 

강릉으로 오는 버스에 오르기 직전,

갈까? 말까? 그 고심의 답이 바다에 있었다.

 

 

 

 

 

 

 

 

걷는 내 자신이 좋아지는 길이다.

울진구간 이후에 오랫만에 바닷길을 걷는 사람의 기분이다.

 

돈을 쳐발라 본래의 풍광을 망치고,

테레비에 나오면 무조건 채워지는 바다들에서,

모처럼 내가 보고 싶은 바다를 만난 기쁨이 인다.

 

그리고, 이 길을 호젓하게 걸을 수 있어 너무도 좋다.

 

 

 

 

 

 

 

 

 

 

[해파랑길 40코스 종점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리]

 

 

 

 

 

 

 

09시05분, 40코스 종점인 주문진해변에 닿았다.

당당히 서 있어야 할 종합안내판 대신 다른게 서 있어도 내가 여기에 왔음은 팩트다.

 

여기가 주문진인데도...,

해파랑길은 아직도 10선형이 남았다.

아~ 사람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