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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38코스 - 유다리사거리에서 솔바람다리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38코스 - 유다리사거리에서 솔바람다리

경기병 2017. 10. 10. 13:30

18Km의 37코스를 반토막 내고도 부족해,

이번에 반토막에 반토막을 낸 38코스에서 들어섰다.

 

 

 

 해파랑길 38코스 - 유다리사거리에서 솔바람다리 (2017.10.08) 

 

 

 

약간은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럴거면 해파랑루트를 선택해 걸을 이유가 없지않은가?

내 마음대로 쳐 걷고 있는데..., 아무리 합리화를 시키려 해도 억지춘향의 심정이다.

 

사람들은 그렇더라~

백지에서는 입을 닫고 있다가 누군가 펜으로 백지를 채우기 시작하면 침묵한 입을 연다.

백지에서는 침묵함을 망각한 조금전의 자신을 잊고...,

난 그런 인간이 제일 싫다.

 

나 역시도 지금, 길을 설정한 이의 각별한 노고와 고뇌는 망각을 한 채...,

 

근데 오독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가면 농악이라도 공연을 하고, 농주라도 한 사발 주나?

해파랑길에 뭔 오독떼기냐? 아마도 그 전에 자리한 굴산사지를 보라는 뜻일테지만...,

 

 

 

[파랑길 38코스 시점 - 강원도 강릉시 청량동]

 

 

 

 

 

소나무숲이 걸작이고,

숲에 어른을 모시고 소풍을 와 점심을 먹는 착한 가족들이 보여 흐믓한 길이다.

 

그렇게 1Km 가량 소나무숲으로 난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오니 남항진해변으로 가는 4차선도로에 길이 붙는다.

 

 

 

 

 

[다시 해파랑은 들판으로 가라 했지만, 나는 그냥 그대로 쭉 내려 간다.]

 

 

 

 

 

 

[다시 해파랑길과 만났다]

 

 

 

한산한 농삿실과 비워진 뚝방길을 번갈아 걸어 온 해파랑과,

먼지 날리는 찻길찻길을 걸어 온 내가 다시 만났다.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데,

조금만 더 걷는다는 심정이었음 나도 저 좋은 길을 걸었을텐데란 후회가 들었다.

 

 

 

[그리고 같이 간다]

 

 

 

 

 

 

 

남항진해변에 도착을 하니 비명소리에 바다가 공포스럽다.

알고보니 아라나비라 불리는 짚라인을 타고 남대천하류를 횡단하는 사람들이 내지러는 기겁이었다.

 

 

 

 

 

[해파랑길 38코스 종점 - 강원도 강릉시 남항진동]

 

 

 

 

 

앱을 측정기록을 보니 4.2Km를 걸었다.

18.4Km의 정코스 거리에 채23%에도 못 미치는 거리였다.

 

늘릴려는 자와 좁히려는 자의 격차가 이렇게 많이 나니, 내가 지금 해파랑이란 타이틀로 걷고나 있는지??

조금의 자괴감도 들었고, 점점 부정확해짐에 찜찜한 마음도 떨칠 수 없었다.

 

이러다 600Km도 안되는 해파랑길을 걷고,

그로부터의 날들에서 누군가들에게 나는 해파랑길을 다 걸었다는 위세를 떨 수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모르겠다.

저 비명소리나 안들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