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41코스 - 주문진해변에서 죽도정 본문
해파랑의 코스앞에는 구간이란 큰 정렬의 구분이 있다.
해파랑이 지나는 지역명으로 표기되고 거느린 코스들의 상위 분류이다.
이제 양양속초구간이다.
삼척동해처럼 두 지역이 하나의 구간으로 표기된 비교적 짧은 해안지선을 가진 시군이기도 하다.
해파랑길 41코스 - 주문진해변에서 죽도정 (2017.10.14)
09시15분 그 간의 내가 맞는지는 몰라도...,
벌써 두 코스를 끝내고 세번째 코스인 41코스에 들어섰다.
이 추세라면 목표로한 낙산사를 넘어 속초시내까지 가능할 것 같다.
[해파랑길 41코스 시점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리]
또 어떤 바닷길이 보여질지...,
뒤에 숨겨놓은 길을 가진 모퉁이가 보일때 마다 사뭇 궁금하다.
더하여 어느 시점에서 짠하고 양양의 바다가 보일지도 엄청 궁금하다.
궁금함을 풀기 위해서는 걸을 수 밖에는 없다.
주문진해변을 나오니 실개천 하나가 길을 막는다.
그 넘어의 바다는 또 철책에 가둬진 채, 연신 유혹의 너울만을 보여주고 있다.
다리로 집입하기 전, 잠시 발길을 멈췄다.
좌측으로 가라 한다.
향호란 아담한 호수를 돌고가란다.
표식에 제발이란 간절함을 써 놓았다면, 어쩌면 갈 수도 있었겠지만..., 난 해파랑에 빌붙은 것들이 싫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향호를 외면하고 다리를 건넜다.
물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김남조의 시 구절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고,
다리를 건너니 그 시에 나올듯한 바다가 사람을 미치게한다.
[정말 소스라치게 그리운 바다가 철책 넘어에 있었다]
그리고, 해파랑의 10번째(북진기준) 도시, 남설악을 가진 양양군에 들어왔다.
태희형이 68사에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에,
대학입시를 끝낸 나는 혼자 양양에 처음 왔었다.
허름한 갈비집에서 둘이 술이 떡이 되어갔고, 그 이후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몇 년전 가족들과의 강원도 여행에서 남설악에 위치한 오색온천으로 갔다.
물의 색이 다섯번 변한다길래...,
그 양양에 세 번째 왔다.
걸어서...,
배낭에 맥주 캔이라도 하나 있음 좋겠더라~
구.국도를 활용한 자전거길이 참 잘 만들어져 있다.
물론 해파랑의 길이기도 하고...,
라이딩하는 사람들도 달리는 차들도 별로 없는 휴전선은 가깝지만 평화로운 길이다.
남항이 나타날 것 같았지만, 남애3리란다.
그럼 2리가 있을테고 아마도 1리에 남애항이 있는 모양이다.
[남애3리]
[남애2리]
[남애항]
드디어 발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곧 물집이 생길거라는..., 그래서 그런지 걸음도 조금은 지쳤다.
보이는 버스정류장에 잠시 앉았다.
일어날려는데, 해파랑의 빨간 표식이 보인다.
직진은 여기까지고 내려가란다.
그래서 내려가니 이런~ 다시 올라 가란다.
공사로 인해 길이 막히고,
그 때마다 표식을 가지고 걷는 사람들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싶다.
근데, 지가 좀 멍청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자제를 해 주길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기존의 길을 돌릴려면 기존 길에 있는거는 떼고 붙히라고요)
잘 가던 길을 무다이 내려갔다가 올라와,
다시 자전거길과 동일한 안전이 보장된 편안한 해파랑길을 걷는데, 어랏 이번에 산으로 올라가라 한다.
믿어도 될까? 싶었지만...,
죽도정으로 가는 길일수도 있겠다 싶었고, 보이는 표식에도 믿음이 갔다.
[아놔! 뭐를 보여주겠다고, 남의 선산까지 빌려 길을 내 놨는지]
높지도 않은 산등성이에 오르니, 이번에 다시 그 넘어로 내려가라 한다.
아무것도 안나오면 생지랄을 뜬 후기를 갈겨,
해파랑사이트 후기란에 올리겠다는 심정으로 표식을 따라 내려 갔다.
내려가니 큰 황금종이 있는 웅장한 정자가 나왔고,
엄청난 크기의 해수관음상이 우뚝 서 있었다.
[휴휴암에서 바라 본 죽도정]
[휴휴암]
악어와 악어새, 소와 똥파리, 남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는 새, 연가시...,
혹자들은 공생의 관계라 시부려쌋지만, 남의 등을 쳐 사는 것들이다.
나는 딱 짤라 말 해,
해파랑에 빌 붙어 있는 것들이 너무도 싫다.
해파랑이 부러 붙혀 놓았다 해도 정말 싫다.
알면 안가면 되지만, 모르게 해 놓고 가도록 한 위와 같은 표식에는 부화가 치민다.
득분에 구경은 잘 했지만...,
휴휴암 강제 순례를 마치고 다시 해파랑길로 나왔다.
이리로도 해파랑 저리로도 해파랑, 표식들이 길에 넘쳐난다.
나는 왜 하필이면 골라도 막다른 길을 골랐는지...,
인구해변으로 내려간다고 내 딴에 찾아 내려 간 길이 막혀 있다.
알고보니 마을안길을 관통하는 사람들의 성가심에 길을 막아 놓았다.
마을주민의 묵언의 손가락질 안내를 받아 인구해변에 도착을 하니 서핑하는 인구들로 바다는 성업중이다.
나도 당장 해파랑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 치우고,
보이는 샾에서 장비들을 랜탈해 바다로 뛰어 들고 싶더라~
향호 둘레길도 짤랐는데, 죽도정둘레길 마저 짤랐다.
내라도 짤라야지 누가 짜겠냐 싶어 그대로 직진을 해 버렸다.
죽도해변에 도착하기도 전에, 엄청난 음향의 진행멘트가 작렬을 하고 있다.
서핑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나는 왜 가는 날마다 장날인지!
11시46분 서핑대회에 참여한 사람들과 그들이 타고 온 차들로 난장판이 된,
41코스 종점 죽도정입구를 죽도정을 지나 도착을 했다.
[해파랑길 41코스 종점 -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시변리]
앞서 간 선답자들의 후기들을 볼때마다,
종합안내판앞에 걸쳐진 현수막에 짜증과 함께 빨리 치워지기를 기다렸다.
도착한 41코스 종점부,
종합안내판도 있었지만 현수막 역시도 여전히 종합안내판에 걸쳐져있다.
해파랑을 걷는 이들에게는 터닝포인트의 상징이 되는 안내표식인데...,
묶여진 줄을 풀고자 했지만 어찌나 단단히 묶어 놓았는지 손톱이 빠질것 같았다.
코스 하나를 끝냈으니 한 대를 태우고..., 난장판의 바다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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