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제주올레 6코스 - 쇠소깍~서귀포 본문
하류에 쇠소깍을 만든 효돈천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갔다.
눈은 풍경 보다는 그럴싸한 식당을 찾고 있었다.
형님과 오랫만에 것도, 제주도에서 조우를 했기에 한라산17과 테라를 말고 싶었다.
제주올레 6코스 - 쇠소깍~서귀포 (2020.09.26)
그 시절, 모두의 신혼여행지는 선택의 여지조차 없이 무조건 제주도였다.
쇠소깍에서 카누를 타는 관광객들을 물끄럼히 보고 있는,
집 나온지 5일이 된 형님들의 눈에 그 시절이 들어 차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물었다.
구지 돌아 갈 이유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나도 오늘 집에 가지마까??
쇠소깍해안을 지나니 하효항이 나왔고, 그 초입에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횟집이 있었다.
앗따! 물회 참 잘 하더라~
죽기전에 반드시 먹어야 할 맛이라서, 할 수 없이 열라게 퍼마셨다.
다음주가 추석인데, 제주도는 아직 여름의 끝을 붙잡고 있었다.
거믄여해변부근을 지나는데 그럴싸한 주막이 보였다.
부산産 주모에게 (막걸리+파전)돼냐? 하니 된다고 했다.
풍경에 저물녘이 조금 썩이는 시각,
서귀포바다를 탁자앞에 두고 마시는 막걸리 맛이 진하다.
월요일 제주로 내려와,
제주원도심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섬을 돌고 있는 형님들은 하루 20km 가량을 걷는다고 했다.
떡을 치며 걸었나? 싶었지만, 유랑의 트레킹은 그런것이라서 그 5일이 부럽기만 했다.
오늘 이미 20km를 넘어섰기에, 잘 됐다 싶어 2병에서 1병을 더 시켰다.
주막의 분위기 너무 좋아 1시간을 퍼질러 앉아 있었다.
오늘 집에 안갈란다~
이후로의 기억은 희미해졌다.
잠은 쏟아졌고, 한 쪽 눈알을 교대로 감은 채, 형님들을 따라만 갔다.
잠이 와 미치겠더라~
18시20분쯤 외돌개해변에 도착을 했다.
어둠은 짙어졌고, 초승달 뜬 서귀포 밤바다는 집에 가지 않기로 한 인간의 선택이 옳았다고 했다.
어두워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머물렀다.
좋아도 너무 좋더라~
서귀포여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나오는 밤 길, 그 조차도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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