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겨울 에세이 - 창포말에서 본문
어제 칠암항에서,
내일도 이 파고가 유지되길 바랬고,
내일은 오랫만에 7번 국도를 타고 최소 창포말까지는 북상을 하리라, 마음을 정했다.
일어나니 12시쯤이었다.
기온은 낮았지만 하늘은 높았다.
세수고 양치고 나발이고 다 생략을 하고,
내가 일어나기를 내심 기다린 엄마와 함께 12시30분쯤 집을 나섰다.
겨울 에세이 - 창포말에서 (2022.12.25)
집채만 한 너울이 밀려오는 동해로 갈 것이다.
승두말에서 남해와 분류가 된 동해는,
부산에서도 울산에서도 경주에서도 포항에서도 접할 수 있지만,
나는 장사해변을 지난 위도에서부터 동해란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하기에 영덕으로 가야만이 동해를 만날 수 있다.
14시40분쯤 강구에 도착을 했고,
나날이 번성중인 식당에서 물가자미찌개를 먹었다.
그리고 호객행위 전국 1등을 자랑하는 강구항 대게거리를 지나 동해로 나갔다.
15시50분쯤 창포말등대가 보이는 해안가에 차를 세웠다.
매운 해풍에 엄마는 차안에서 무심히 바다를 보고,
담배 한 개비를 문 나는 길가 가장자리에 서서 밀려오는 파도를 맞았다.
나는 원래 유순하고 친절한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한 행동들에 스스로 놀랄때가 종종 있다.
특히 연로한 어르신네들을 대할때면 너무도 친절한 내가 되고 있다.
도시에 사는 비둘기와 거리에서 파지 줍는 노인들을 볼썽사나워한 내가..., 말이다.
밀려오는 너울에 또 시림이 배여있다.
그레서 겨울인갑다.
집에 가자!
착해지면 안되는데,
자꾸만 착해지려는 내 꼴이 점점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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