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자 - DMZ박물관 본문
제진검문소를 통과한 비무장지대 7번국도가에는,
비무장지대와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DMZ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통일전망대를 내려온 16시20분쯤,
세계냉전이 한반도에 남긴 유산 비무장지대를 좀 더 서성이고자 DMZ박물관으로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자 - DMZ박물관 (2023.10.21)
하늘과 바다는 가을을 머금어 더욱 파랗고 푸른날,
북위 38º35'분 대한민국 최북단 비무장지대를 엄마와 함께 서성인다.
그리하다 이리 처된 비극이 만든 역사는 니들의 몫이고,
분단이고 통일이고 나발이고 나는 이 한적한 비무장지대의 평화만을 누릴 것이다.
놀라웠다.
이 안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평화는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라보는 것이 평화라는 것을...,
대한민국 박물관의 꼴불견은 뭐니뭐니해도,
데리고 온 아이들을 상대로 한 어른의 아는척이다.
제발 아는 것에 겸손해지고,
그저 스치듯 바라보다가 든 마음으로 떠나면 된다.
휴전선을 경계로 남과 북 각각 2km 넓이로 한반도를 횡단하는 비무장지대를,
혹자들은 상황에 따라 한반도의 허파 또는 한반도 생태계 최후의 보류라고 지칭한다.
분단이 만든 생태계 최후의 보류?
아니다, 분단이 만든 평화가 머무는 곳이다.
과연 무엇을 위해 저 아이를 굶주리게 한 전쟁을 치뤘고,
과연 무엇을 위해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가...,
이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국가의 모순이다.
전시된 문구와 사진들 속 모든 세월은 엄마가 산 세월이기도 했지만,
일정기간은 내가 산 세월이기도 했다.
파란만장한 격동기,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살아온 기억...,
그 기억이 가을처럼 짙어지는 DMZ박물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자.
아니, 안만날래...,
만나면 한반도는 또 한 차례의 시련이 휘몰아친다.
저들은 저들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이 말을 DMZ에 남기며 17시10분쯤 DMZ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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